전체3500 연애, 만인의 무정부주의 ① : 뉴욕과 엠마 골드만 연애, 만인의 무정부주의 ① : 뉴욕과 엠마 골드만 연애 초기에 차이나타운에 있는 모텔에 자주 갔었다. 남자친구나 나나 룸메이트와 집을 쪼개 쓰는 처지였다. 단 둘이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하지만 호텔을 가기에는 또 돈이 없었다.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은 맨해튼에서 제일 값싼 모텔이 모여 있는 동네, 차이나타운뿐이었다. 그 비좁고 퀴퀴한 방에서 불을 끄고 누워 있으면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이곳 로어 이스트 사이드는 맨해튼에서도 옛날부터 돈 없는 사람들이 모여 살았던 전통적인 빈민촌이라는데, 우리가 영락없이 그들의 후예였다. 그래도 좋았다. 체온은 따뜻했고 마음은 평온했다. 아무리 돈이 없다지만 뉴욕에서 연애를 안 하면 뭘 한단 말인가? 대부분의 개척자는 뉴욕에 홀로 오는데, 홀로 살기엔 이 .. 2017. 2. 24. 책은 세계' 혹은 '세계에 대한 색인표' 책은 세계' 혹은 '세계에 대한 색인표' 요즘 오며가며 보르헤스의 『픽션들』을 읽고 있다. 책상에 앉아서 읽거나, 소파에 누워 읽는 편이 더 좋겠다 싶을 만큼 난해하지만, 괜찮다. 한번 읽을 것도 아니고, 두번 읽을 것도 아니니까. 이미 '전집' 번역으로 한번 읽은 것을 새번역(민음사 세계문학전집판)으로 다시 읽는 중이어서 그래도, 처음보다는 수월하게 읽힌다. 이런 저런 자료를 보니 새 번역이 '더 수월하게' 읽히는 편이라고도 하고……. 그래서 오늘의 이야기는 『픽션들』에 관한 것이냐 하면,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그 책에 관해 리뷰를 쓸 자신이 없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러 종류의 번역판본들을 읽는 일에 관한 것이다. 번역된 책들을 여러 가지 다른 번역으로 읽는 일은, 의미 있는 일이기.. 2017. 2. 23. 열심히 공부하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열심히 공부하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물론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보면 선생님의 말씀이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황도 있으니까 너무 자신을 몰아쳐서는 안 됩니다. 못하고 있는 것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편안하게 생각하십시오. 몸과 마음이 따라주는 만큼 천천히 해가면 됩니다. 그렇게 한참을 하다 보면 뭔가가 쌓입니다. 뭔가 쌓이다 보면 어느 날 신체가 새로운 접속통로를 만듭니다. 접속장치가 변화가 왔을 때 기존의 관점들과 다른 관점이 생기게 됩니다. 관점의 이동이 일어난 것이지요. 공부는 그때부터 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은 기존의 접속장치와 새로 만들어 가는 접속장치가 서로 충돌하고 있으니 힘이 들 것입니다. 아직은 새롭게 공부하는 접속 장치가 자신의 신체에 자리잡힌 상태가 아니기.. 2017. 2. 22. [문장보감] 글쓰기, 나의 운명 나의 전투 문장보감 - 글쓰기, 나의 운명 나의 전투 글쓰기는 나의 운명(왜 써야 하는가) ‘글쓰기’는 말만 들어도 힘들고 괴롭다. 무엇을 써야 할지,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하고 두려워서 머리가 하얘지는 경험들을 누구든 한 번 쯤 해봤을 것이다. 이처럼 어려운 글을 왜 써야 하는 것일까? 당나라 정치가이자 문장가인 한유(韓愈 768~824)는 글쓰기는 피할 수 없는 운명같은 것이라고, 도무지 어쩔 수가 없어서 쓸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운명이라니? 무슨 말인가? 만물은 평정을 얻지 못하면 소리내 운다.(大凡物不得其平則鳴) 초목은 본디 소리가 없으나 바람이 흔들면 소리내 울고, 물은 본디 소리가 없으나 바람이 치면 소리내 운다. 솟구치는 것은 무언가가 그것을 쳤기 때문이고 내달리는 것은 무언가가 그것을 막았기 때문이며.. 2017. 2. 21. 이전 1 ··· 512 513 514 515 516 517 518 ··· 8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