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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내부를 말하다 몸, 내부를 말하다 “난학(蘭學)이란 요컨대 어떤 어려움에도 끄덕하지 않고 사물을 여는 것이, ... 사물을 엶으로써 ‘내부’를 보고, ‘내부’에 있는 것에 대처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하는 지적인 주장 외에 아무것도 아니었다. 난학의 감각으로는 무엇이든 제대로 이해하려면 내부를 열어 보이지 않으면 안 되었다. 닫힌 채로는 어떠한 것도 지식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타이먼 스크리치, 『에도의 문을 열다』, 11쪽 개체와 개체적인 것 이제 본격적으로 근대 시기에 어떻게 우리가 집합체, 정치체로서의 몸을 생각하게 되었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이른바 ‘근대’라는 시기에 대해 다양하게 정의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정치체(바디폴리틱)를 구성하는 논리에서도 이 시기가 하나의 변곡점이 됨은 분명하다. 즉 전통적인 .. 2017. 8. 10.
커트 보니것, 『제5도살장』 - 경험하는 것, 살아내는 것 커트 보니것, 『제5도살장』 - 경험하는 것, 살아내는 것 빌리 필그림은 가난한 이발사의 외아들이었다. 키가 크고 허약했으며 코카콜라 병과 같은 체형을 타고 났다. 한 마디로 그는 웃기게 생긴 아이였고, 자라나서는 역시 웃기게 생긴 청년이 되었다. 그는 검안학교에 다니던 중 징집되어 제2차세계대전에 참전했고, 철모와 전투화를 지급받기도 전에 독일군의 포로가 되었다. 종전 후 돌아와 검안학교 설립자의 초고도비만 딸과 결혼했고, 슬하에 1남1녀를 두었다. 장인과 마찬가지로 검안사가 되었고, 사업이 잘 되어 부자가 되었다. 여기까진 비교적 평탄한 삶이었다. 남들 눈에 빌리 필그림 인생의 분기점은 마흔여섯 살에 당한 비행기 사고였을 것이다. 이 사고로 그는 머리에 큰 부상을 입었지만, 다른 승객들이 모두 목숨을.. 2017. 8. 9.
데이비드 그레이버 『가능성들』 새로운 물신, 혁명의 순간 데이비드 그레이버 『가능성들』새로운 물신, 혁명의 순간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마지막 "나귀의 축제" 장면은 볼수록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어딘지 아주 장엄하다. 신이 죽었다는 것을 이미 알고서도 우중(愚衆)들은 나귀를 대상으로 다시 경건하게 신앙을 찾아 나선다. 특히 지체 높은 경배자들이 연도를 하자 그때마다 나귀가 마치 신의 목소리인양 “이-아” 하고 화답하는 장면은 교회 미사와 오버랩되어 무척이나 현대적이며 영화적이다. 이 장면은 제 발로 거렁뱅이가 된 자, 그리고 차라투스트라와 그림자가 쫒고 쫒기는 장면과 함께 이 책에서 가장 연극적이고 영화적인 장면이라고 말하고 싶다. 모두 다 자기 이외의 것, 자기 자신을 구속하고 마는 것에 자기를 의탁하는 피로한 자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보여주.. 2017. 8. 8.
『전습록, 앎은 삶이다』 크로스 퍼즐! 8월! 덮은 책도 다시 보자 캠페인'지행합일'의 바이블, 『전습록, 앎은 삶이다』 크로스 퍼즐!이벤트가 아닙니다, 재미로 풀어보셔요! 8월의 크로스 퍼즐은 『전습록, 앎은 삶이다』입니다. 유학에도 참 다양한 학파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우리가 보통 '고루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학파가 '주자학'이고요. 그러한 주자학과 라이벌 관계를 맺고 있는 양명학의 메인 텍스트가 바로 『전습록』입니다. 그러한 내력 그대로 생동감이 넘치고, 행위와 실천에 대해 끊임없이 강조하지요. 크로스퍼즐을 풀면서 살짝쿵 전습록의 세계로 들어가 보심이 어떨런지요? ^^ 전습록 앎은 삶이다 크로스 퍼즐_PDF 2017.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