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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일상의 애니미즘] 라퓨타 : 사랑하는 사람만이 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만이 날 수 있다 작은 비행기의 큰 꿈 미야자키의 탈것 사랑은 유명하다. 작품마다 독특한 탈것이 등장해서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그중 《라퓨타》를 고려해 비행기 종류만 몇 개 떠올려보자.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에서는 일 년 내내 바람이 그치지 않는 덕분에 주민들 전부가 작은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데, 그 이름이 독일어로 갈매기라는 뜻인 ‘메베’이다. 메베는 이륙과 가속에는 소형 제트엔진이 필요하지만 일단 날기 시작하면 바람에만 의지하게 된다. 메베는 언제든지 날아오를 수 있도록 평소 바람을 잘 관찰할 수 있는 ‘풍향탑’에 주차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일인용인데 둘까지는 탈 수 있어서 나우시카는 페지테의 왕자 아스벨을 태웠었다. 이 작고 매끈한 선체는 나중에 《바람이 분다》의 도입부에 지로의 꿈.. 2023. 10. 10.
[이여민의 진료실인문학] 두통, 자기 탐구의 기회 두통, 자기 탐구의 기회 여름휴가를 이용하여 7일 동안 명상센터 봉사를 다녀왔다. 수련생 70명의 식사 준비를 하는 부엌 봉사 팀에서 일했다. 부엌 팀 6명의 봉사자 중에서 키가 크고 다부진 체격을 가진 28살 청년이 밥과 죽을 담당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일을 끝내면 누구나 힘들어하는 설거지를 말없이 와서 도와주곤 해서 팀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말수가 없던 그가 5일째 아침에 갑자기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유는 ‘특발성 국소 두통’의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청년은 두통이 심해서 1년 전 대학병원에서 종합검사를 했다고 한다. 뇌 CT도 이상이 없었고 정신과에서도 특별한 소견이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그는 원인도 모르는 심한 두통에 시달리며 고통을 받았고 진통제를 먹어도 효과가 없었.. 2023. 10. 6.
[내인생의주역시즌2] 무망(无妄)과 공부 무망(无妄)과 공부 天雷 无妄(천뢰무망) 无妄, 元亨, 利貞, 其匪正, 有眚, 不利有攸往. 무망괘는 크게 형통하고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 그 올바름이 아니면 화를 자초하고, 가는 바를 두면 이롭지 않다. 初九, 无妄, 往吉. 초구효, 망령되지 않음이니, 그대로 죽 나아가면 길하다. 六二, 不耕, 穫, 不菑, 畬, 則利有攸往. 육이효, 밭을 갈지 않고서도 수확하며 1년 된 밭을 만들지 않고서도 3년 된 밭이 되니, 나아갈 바를 두는 것이 이롭다. 六三, 无妄之災, 或繫之牛, 行人之得, 邑人之災. 육삼효, 망령되지 않음의 재앙이다. 혹 소를 매어 놓았더라도 길 가던 이가 얻으니 마을 사람들에게는 재앙이 된다. 九四, 可貞, 无咎. 구사효, 올바름을 지킬 수 있으니, 허물이 없다. 九五, 无妄之疾, 勿藥, 有.. 2023. 10. 5.
[월간 이수영] 신적 폭력이란 무엇인가? 신적 폭력이란 무엇인가? 월간 이수영 2022년 11월호 벤야민은 ‘신화적 폭력’과 비교하며, ‘신적 폭력’을 이야기합니다. 신화적 폭력은 법을 보존하게 하며, 피를 흘리게 하는 폭력입니다. 하지만 신적 폭력은 법을 파괴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피를 흘리지 않고 목숨을 앗아간다’고 합니다. 피를 흘리지 않게 하는 폭력은 도대체 어떤 폭력일까요? ‘무조건적’ 성격의 윤리적 주체 칸트의 윤리적 주체는 물질과 쾌락을 욕망하다가, 좀 더 고상한 상위의 대상으로 욕망을 옮겨간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조금씩 자신을 변화시키면서 될 수도 없습니다. 칸트의 윤리는 우리가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삶에서 완전히 결별하는 순간에 생깁니다. 칸트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삶을 정념적이라고 합니다. 이 정념적 세계.. 2023.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