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 동물의 섹스, 그리고 돌봄
- 하마노 지히로, 『성스러운 동물성애자』, 연립서가
경덕(문탁 네트워크)
도나 해러웨이는 「반려종 선언」에서 그녀의 여성 반려견 미즈 카옌 페퍼와의 교감 장면을 다음과 같이 쓴다.
“미즈 카옌 페퍼가 내 세포를 몽땅 식민화하고 있다. 이는 생물학자 린 마굴리스가 말하는 공생발생의 분명한 사례다. DNA 검사를 해보면 우리 둘 사이에 감염이 이루어졌다는 유력한 증거가 나올 것이라고 장담한다. 카옌의 침에는 당연히 바이러스 벡터가 있었을 것이다. 카옌이 거침 없이 들이미는 혓바닥은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달콤했다. (...) 우리는 서로를 살 속에 만들어 넣는다. 서로 너무 다르면서도 그렇기에 소중한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지저분한 발달성 감염을 살로 표현한다. 이 사랑은 역사적 일탈이자 자연문화의 유산이다.”[1]
개와 인간의 끈적한 만남을 '공생발생', '감염', '사랑', '역사적 일탈', '자연문화의 유산'으로 보는 해러웨이의 시선은 종의 경계를 교란하고, 그 범주를 되묻는다. 그럼 이건 어떨까. "서로를 살 속에 밀어 넣고, '달콤한' 체액을 교환하는 행위"를 일종의 "선 넘는 섹스"로 본다면? "동물성애", 또는 "개과 인간의 레즈비언 섹스"라고 말한다면? 그때 우리는 어떤 곤란함, 또는 "금기"와 마주할까?
인류학자가 만난 동물성애자
문화인류학자 하마노 지히로는 '동물성애'를 연구하기 위해 '금기의 현장'에 머물렀다. 그리고 『성스러운 동물성애자』를 썼다. 그녀는 프롤로그에서 자신의 성폭력 경험을 먼저 고백한다. 연인으로부터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10년 가까이 받았고, 관계를 끝낸 후에도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사랑과 섹스를 경멸했다. 성폭력, 가정폭력과 관련된 책을 닥치는 대로 읽고, 가정폭력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가했다. 그러다 대학원에 진학하여 '섹슈얼리티' 연구를 시작했다. 지도 교수가 "수간"을 연구 주제로 권유했을 때,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주제라 망설였다. 그러면서도 이런 ‘극단적 행위’ 속에서 인간의 성적 욕망이 지닌 이해하기 힘든 측면을 엿볼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지히로는 '수간', 'bestiality'라고 검색하며 자료를 찾다가 '주필리아zoophilia'라는 단어를 알게 된다. 동물성애를 뜻하는 주필리아는 "인간이 동물에게 감정적인 애착을 가지고 때로는 성적인 욕망을 품는 성애의 양상"을 말한다. 현재 동물성애에 대한 관점은 "성도착증으로 보는 정신의학적 견해와, 동성애와 마찬가지로 성적 지향의 하나로 파악하는 성과학, 심리학적 견해"로 나뉘어 있다고 한다. 지히로는 조사를 이어가던 중 세계 유일의 동물성애자 단체 제타ZETA(Zoophilia Engagement fur Toleranz und Aufklarung)를 알게 된다.
제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단체에서 올린 자료들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인간이 이성 또는 동성(또는 양성 모두)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로, 동물(또는 하나 이상의 특정 종)에게 성적으로 끌릴 수 있다고 말한다. 제타의 회원들은 동물과의 심리적 애착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파트너와 섹스를 하지 않는 동물성애자들도 있다. 섹스를 하든, 하지 않든 그들은 동물을 동반자, 혹은 파트너로 대한다. 제타의 활동 목적은 동물성애에 관한 이해를 촉구하고 동물학대를 방지한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홈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원칙이 명시되어 있다
“당신이 대접받고 싶은 만큼 동물을 존중하십시오. 동물 파트너의 행복을 당신의 행복만큼 중요하게 생각하십시오. 성적 만족에 대한 욕구보다 동물의 안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동물성애를 궁금해하는 사람에게 조언하되 동물성애를 장려하지 마십시오. “성적인 스릴”만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동물과 성관계를 갖지 말라고 조언하십시오. 금전적 이익을 위해 동물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행위에 맞서 싸우십시오. 동물을 성적 학대하는 행위에 가담하거나 다른 사람이 그렇게 하도록 선동하는 사람들에 맞서 싸우십시오.”[2]
동물 보호와 동물 성애
동물성애자들은 스스로를 ‘주Zoo’라고 부른다. (책에서는 그들을 ‘주파일Zoophile’이라고 표기한다.) 주파일은 섹스만을 목적으로 하는 비스티(수간 애호가)나, 동물을 괴롭히는 것 자체를 즐기는 주파일 새디스트와 엄격히 거리를 둔다. 그들은 동물성애를 동물 강간과 동일시하여 동물성애자 전체를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주파일은 결코 동물을 상처 입히지 않아요. 하지만 세상 사람들에게는 주파일도, 비스티도, 주파일 새디스트도 다를 바 없겠죠."(122쪽)
제타 회원들은 동물학대를 막기 위해 동물보호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013년 추가된 독일의 동물보호법 제3조 제13항은 주파일에게 문제가 되었다. "동물을 인간의 개인적인 성행위에 이용하는 것, 타인의 성행위를 위해 훈련하는 것, 소유 동물을 타인이 이용하는 것을 허가하여 동물에게 부적절한 태도를 강요하는 일을 금지한다."라는 조항이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에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강요에 의한 섹스가 아니라면 해당 법 조항이 동물성애자들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저해하지 않는다”라고 판단했다.
특정 동물보호법 조항이 아니더라도 고대부터 이어져온 터부와 종교적 계율, 규범 등의 영향으로 많은 사람들이 동물성애를 죄악시한다. 지히로는 동물성애를 연구하는 것만으로도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 연구 내용을 듣자마자 조롱하고 저속한 농담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주파일을 '비정상인 놈들'이나 '변태'라며 욕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내가 거듭해서 들었던 이런 말은 인간이 동물과의 경계를 당연하게 설정하고 동물에 관한 다양한 이미지를 제멋대로 정하면서도 그 의미를 묻지 않은 채 방치하는 상태를 보여주는 듯하다. (...) 인간은 동물과의 사이에 경계를 긋고 난 후 '사람'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인간과 동물의 섹스는 그 경계를 교란한다. 그러므로 주파일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섹스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만이 아니라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기도 하다.”(188쪽)
지히로는 주파일이라는 말이 '동물과 섹스하는 존재'와 동의어가 아니라고, “내가 만나온 주파일은 동물의 삶을, 성의 측면까지 포함하여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정의할 수 있는 사람들”(240쪽)이라고 주장한다.
동물의 성을 무시해도 좋은가?
주파일은 동물을 ‘보호해야 하는 대상, 자립할 수 없는 생명체, 아이와 같은 존재’로 여기지 않는다. 또는 반대로 ‘인간과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자립한 생명체’로 여기지도 않는다. 주파일은 동물을 '인간과 대등하며 섹스의 욕망 역시 가진 생명체'라고 말한다. 지히로는 동물을 대하는 주파일의 태도를 옹호하며 ‘함께 생활하는 동물의 성을 무시해도 좋은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나는 얼마 전 T선생님이 들려준 목격담이 떠올랐다. 반려견 놀이터에서 어떤 개가 다른 개를 마운팅하자 보호자들이 달려들어 “생 난리를 피우며” 개들을 떼어 놓았다고 한다. 선생님은 개들이 서로 좋아서 그럴 수도 있는데 왜 주인들이 먼저 난리냐고 의아해했다. 지히로는 동물의 성이 무시되는 이유를 반려동물을 아이로 보는 문화에서 찾는다. "아이 같은 개에게 성적 자각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유아로 바꿔 생각해보면 이해가 된다. 다섯 살 아이가 돌연 성욕을 드러낸다면 어른들은 낭패스러울 테니까."(105쪽) 또 동물의 성을 의학적으로 규율하는 ‘중성화’ 수술에 대해서는 이렇게 쓴다. "중성화의 찬반에 대해서는 더 논의할 필요가 있겠지만, 개의 성을 무시하고 거세하는 일이 일반적이게 된 배경에는 '개를 아이로 보는 시각'도 자리하는 것은 아닐까? (...) 중성화하면 개의 '아동화'는 한층 더 진행된다. 아이가 성욕을 드러낸다는 공포에서 '어른' 주인은 해방된다. (...) 개를 향한 주파일의 시선은 일반적인 '개의 아동화'와 정확히 반대 지점에 위치한다. 그들은 성견을 '성숙한 존재'로 바라본다. 그들에게 파트너인 개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대등하게 성숙하다는 가장 좋은 증거는 개에게 성욕이 있다는 것일지도 모른다."(107쪽)
동물을 연구하는 칼라 암브루스터는 개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이렇게 쓴다. "우리는 개의 섹슈얼리티와 생식을 통해 개가 표현할 수 있는 야생성을 억누르고 비가시화하면서 많은 것이 사라졌다. 개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행위 능력과 본능을 발휘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가 부정되었고, 그들이 번영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당했다.”[4] 암브루스터는 문화적 규범에 도전하는 동물들의 타자성과 야생성에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록 그들이 우리를 놀라게 하고, 우리를 불쾌하게 만들더라도 말이다.
문화적 규범 너머의 퀴어한 섹슈얼리티를 탐구하는 스테이시 얼라이모는 비인간 동물의 성적 다양성을 포착했다. 숫양은 다른 숫양에게 마운팅을 하고, 암컷 고슴도치는 다른 암컷 고슴도치와 구강 섹스를 한다. 또 바누아투의 남태평양 제도에 사는 돼지들은 일곱가지 젠더로 자신들의 간성intersex을 표현한다. 심지어 영장류인 보닛 마카크 암컷은 스스로자위 기구를 만들어 성적 유희를 즐긴다. “그녀는 관목으로부터 유칼립투스의 마른 이파리를 손가락이나 이빨로 벗겨내고 약 1인치가 채 안 되는 짧은 길이로 가운데를 잘라서 한 조각을 만든다. 그녀는 마른 아카시아 이파리를 반으로 잘라내고 긴 쪽을 잘라 몇 개의 조각으로 만들거나 나뭇가지 부분은 잘라내어 짤막한 막대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질 안으로 삽입하기 전에 손가락이나 손바닥으로 그것들을 열심히 문질렀다. 잔가지, 이파리, 풀잎을 변형하지 않은 채 종종 사용하기도 했다.”[5]
얼라이모는 퀴어 동물들이 자연과 문화, 몸과 마음의 이분법에 국한되지 않는 쾌락과 물질성을 드러낸다고 주장한다. "퀴어 동물들은 쉽게 포착되지 않지만 스스로 행위 주체로써 드러나고 있는데, 이들은 인식론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경이로움을 자아내며, 동물의 쾌락을 신물질론적으로 이해하도록 만들 것이고, 동물의 쾌락을 그저 유전적 결정론이나 본능적 충동, 때로 사회적 음모로 여기는 편협한 근대적 사유로부터 벗어나게 만든다."[6]
퀴어 동물의 섹슈얼리티를 자연-문화의 존재 양식으로 본다면, 동물 성애 또한 퀴어 동물의 섹슈얼리티로 볼 수 있을까? "동물의 삶을, 성의 측면까지 포함하여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주파일의 태도를 자연-문화에서의 퀴어 윤리로 재해석할 수 있을까?
섹스와 돌봄
지히로는 "동물과의 섹스는 말을 통한 합의가 불가능하므로 전부 성적 학대"라는 비판에 “주파일은 자신과는 다른 존재와 대등”해지기 위해 ”언어로 전해지지 않는 동물의 부름”(245쪽)에 응한다고 쓴다. 그리고 주파일과 함께 생활하고 대화하며 목격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내가 에드바르트와 처음 만난 것은 함께 알고 지내던 주파일의 집에서 열린 작은 파티에서였다. 에드바르트는 그날 버디라는 이름의 파트너와 함께 왔다. 버디는 두 살배기 래브라도리트리버 수컷이다.
버디와 섹스를 하느냐고 묻자, 에드바르트는 "그와는 해본 적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몇 번인가 시도했지만 잘되지 않았다고 했다.
"버디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잘 알고 있지만, 너무 흥분해서인지 제대로 된 곳에 삽입하지 못했어요."
‘제대로 된 곳’이라는 말은 에드바르트의 항문을 뜻한다. 유도하거나 가르쳐주거나 하지는 않았냐고 내가 묻자 그는 "설마요."라고 부정했다.
"충분히 가르쳐서 섹스를 하게끔 만든다는 뜻이에요? 그런 식으로 개를 트레이닝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해요. 개는 어떻게 하면 섹스할 수 있는지 처음부터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성적인 행위를 위해 동물을 훈련한다는 것 자체가 주파일답지 않아요. 그건 동물을 도구로 취급하는 거죠."
내가 만났던 모든 주파일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생각이다. 그들은 "섹스를 위한 성적인 트레이닝은 결코 해서는 안 된다."라는 윤리관에 가까운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95-96쪽)
섹스를 유도하지 않고, 섹스를 하지 않아도 괜찮은 성애적 관계. 이런 윤리관에 입각해 있다면 성애적 관계와 비성애적 관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도 있지 않을까?
레즈비언 여성인 론야는 동물보호시설에서 입양한 아누크와 파트너로 지낸다. 휠체어를 타는 론야는 아누크와 지내면서 자신의 장애를 새롭게 바라본다. 론야는 직장이 없어 장애인 연금으로 살아가지만, 장애가 있어 아누크와 온전히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말한다. “개를 사랑하는 인간에게는 특권이자 복이 아닐까요? 건강하다면, 예를 들어 직장에 있는 동안에는 개를 쓸쓸하게 내버려둘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나는 달라요. 이런 사실을 깨닫게 되자, 장애에 관해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되었어요.”(203쪽) 지히로는 ‘론야, 휠체어, 아누크’가 이종 혼교적으로 뒤얽힌 상호의존적 관계라고 쓴다. 론야가 걸을 때 아누크도 걷는다. 아누크가 걸을 때 론야도 걷는다. 그리고 휠체어가 그 둘을 보조하고 이어준다.
론야는 아누크가 어려서 아직 섹스 경험이 없지만 조금씩 그런 욕구를 보일 때가 있다고 한다. 론야가 자고 있을 때 아누크는 평소와 다른 눈빛과 표정으로 다가와 침대 속으로 파고든다. 그녀는 아누크가 보내는 사인에 언어가 아닌 몸으로 응답하며 주파일이 '되어' 간다. 주파일은 선천적인 성적 지향이기도 하지만,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삶을 선택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런 과정을 거쳐 주파일과 파트너는 론야와 아누크처럼 서로를 돌보는 관계에 가까워지기도 한다.
책에는 에드바르트가 파트너 버디의 성욕을 케어하는 장면도 나온다. “버디가 안절부절 못하네요. 어제부터 암컷과 같은 공간에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98쪽) 그는 버디의 마스터베이션을 돕는다. 개의 성도 돌봄의 대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장면을 목격한 지히로는 이렇게 쓴다. “에드바르트가 버디의 사정을 도와주는 것은 파트너가 '안절부절못하는' 것을 깨닫고 공감하기 때문이며 (...) 에르바르트가 버디를 성적으로 대등한 존재로 보기 때문이다.”(101쪽)
돼지의 성
『성스러운 동물성애자』에는 강상중 교수의 추천의 글이 실려 있다. 그는 섹스나 섹슈얼리티를 둘러싼 다양한 터부와 규범이 '문화'에 포함되는 작위적 소산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돼지'를 언급한다. "인간은 "천사가 되려고 하다가 돼지가 된다." 그렇게 아이러니한 존재이며 그 존재 자체에 '결함'을 안고 있다. (...) 그런데 '성스러운 동물성애자' 중에 돼지를 '파트너'로 삼는 이는 없었을까? 그렇다면 돼지가 정말 가엾다."(14쪽)
돼지를 가여워 하는 그에게 새벽이생추어리를 소개하고 싶다. 그곳에는 천사가 되려고 하지 않는 인간들과, 가엾지만은 않은 두 명의 돼지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동물을 대량으로 착취하고 학살하는 사회에서 돌봄과 생존으로 투쟁한다. 돼지를 멸시하는 사회에서 돼지의 욕구에 주목하고, 돼지다운 삶을 고민한다.
"(...) 돼지는 누군가를 멸시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욕이 되었습니다. 어떤 존재 자체가 멸칭이 된다는 것. 당장 어떤 정치 기사를 눌러도, '국민이 개돼지'냐 라는 말을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정상' 체중을 초과하거나, 음식을 많이 먹는 이를 돼지라 표현합니다. 뚱뚱하고, 탐욕스럽고, 게걸스럽고, 더럽고, 멍청하고, 게으른 존재. 그것이 돼지라는 존재에 대해 사회가 내린 정의입니다. 우리는 이 사회가 돼지를 정의한 방식. 그것을 뜯어 고치려 합니다. (..) 돌봄을 하며 느꼈던 것들을 생각해 봅니다. 돼지는 어떤 욕구를 가지는가?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가? 어떤 권리가 존중되어야 하는가?"[9]
그런데 돼지의 삶을 "성의 측면까지 포함하여" 존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태어나자마자 강제로 거세된 돼지의 성을 우리는 어떻게 돌볼 수 있을까? ‘식용’으로 태어나 구조된 돼지의 퀴어한 욕구를 우리는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
[1] 도나 해러웨이, 황희선 옮김, 「반려종 선언」, 『해러웨이 선언문』, 책세상, 115-117쪽.
[2] https://www.zeta-verein.de/zoophilie/zeta-prinzipien/
[3]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Zoophilia
[4] 스테이시 얼라이모, 김명주·김정숙·이연숙·지명훈 옮김, 『노출』, 충남대학교출판문화원, 102쪽.
[5] 위의 책, 90쪽.
[6] 위의 책. 73쪽.
[7]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Zoophilia
[8]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Zoophilia
[9] "돼지에게 새로운 정의를", 새벽이생추어리 멸칭 해방 캠페인. (https://www.instagram.com/p/C7gD3HcJVGc/?utm_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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