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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씨앗문장256

조선왕조실록―무궁무진한 인정세태 보고서 조선왕조실록―무궁무진한 인정세태 보고서 임금이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요즈음 의원들은 약방서(藥方書)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않다. 양홍달과 조청 같은 내의원들도 그러하다. 궁중에서 열 살쯤 되는 아이가 병이 났었다. 조청에게 약을 지으라고 명했더니 어른이 복용하는 것과 똑같이 지어 왔다. 의심스러워 사람을 시켜 물으니 대답하기를 ‘약방서에 소아는 5,6세를 가리킵니다’라고 말하였다.그가 상고한 것에 빠뜨린 것은 없는지 염려스러워 내가 직접 약방서를 열람해 보았다. 『천금방』을 보니 ‘2,3세는 영아(嬰兒)라 하고, 10세 이하는 소아(小兒)라 하고, 15세 이하를 소아(少兒)라 한다’고 쓰여 있었다. 이것을 조청에게 보여 주자 부끄러워하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러니 어찌 사람이 상하지 않겠.. 2017. 11. 6.
『낭송 세종실록』 - 한글 창제와 가치들의 대립 『낭송 세종실록』 - 한글 창제와 가치들의 대립 이조판서 허조가 아뢰었다.“신은 그에 따른 폐단이 두렵습니다. 만일 간악한 백성이 율문을 알게 되면, 형벌을 피하는 요령만을 터득하여 거리낌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법을 농단하는 무리들이 생겨날지도 모릅니다.” 임금이 말하였다.“그렇다면 백성들을 무지한 상태로 두어서 죄를 짓게 하는 것이 옳겠는가? 백성들에게 법을 알지 못하게 하고 그것에 의거해 죄를 준다면 조삼모사의 술책에 가깝지 않겠는가? 더욱이 태종께서 이두로 법문을 번역하게 하신 것은 모든 사람들이 법을 알 수 있도록 하신 것이다. 경들은 고사를 상고해서 올리도록 하라.”- 홍세미 풀어읽음, 『낭송 세종실록』, 125~126쪽 예나 지금이나 한가지 비슷한 것은 보통 사람이 ‘법’의 오묘한 조.. 2017. 11. 2.
『친절한 강의 중용』 - 어떻게 살 것인가? 『친절한 강의 중용』 - 어떻게 살 것인가? 맹자』를 보면 ‘왕척이직심’(枉尺而直尋)이란 말이 나옵니다. ‘한 자를 굽혀 여덟 자를 펴겠다’면서 무도한 세상에 벼슬하러 나간다는 겁니다. 큰 뜻을 이루기 위해 약간의 편법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하지만 맹자는 말도 안 된다고 일갈합니다. 자신을 굽히고서 세상을 바로잡을 사람은 없다는 거죠. 자신과 세상을 기만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 문제가 참 민감하긴 합니다. 선조 때 율곡 선생은 그래도 한번 해볼 만한 세상이라고 봤고, 퇴계 선생은 이건 안 될 세상이다 해서 안동으로 내려간 거잖아요. 이렇게 판단이 엇갈릴 때가 있습니다. 시대에 대한 상황인식과 나아가고 물러나는 ‘진퇴’의 문제는 항상 논란이 있어요. 숙종 때도 다른 사람들은 무도한.. 2017. 10. 19.
커트 보니것,『그래, 이 맛에 사는거지』 - 읽다가 중간에 권할만큼 훌륭한 책 커트 보니것,『그래, 이 맛에 사는거지』 - 읽다가 중간에 권할만큼 훌륭한 책 가급적이면 막 나온 책에 관해서는 뭐라 말하고 싶지 않은, 음, 뭐 그런 마음이 늘 있는데, 도저히 묵힐 수가 없는 책들이 있다. 가끔씩. 조금 늦게 되면 어쩐지 화르륵 타오르는 이 기분이 사그라들지 않을까 싶은 뭐, 그런 책 말이다. 커트 보니것의 대부분의 책들이 그러한데, 이 책 정말 너무 웃기고, 유익하다. 농담은 어떻게 작동할까요? 모든 좋은 농담의 도입부는 여러분을 생각하도록 만듭니다. 우리 인간은 참으로 정직한 동물입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크림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여러분은 크림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여러분은 제대로 된 답변을 하려고 진심으로 노력했습니다. 왜 닭이 도로를 건널까요? 왜 소방관은 붉은.. 2017.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