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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씨앗문장256

이오네스코 『외로운 남자』 인생에 필요한 것은 약간의 용기 이오네스코 『외로운 남자』 인생에 필요한 것은 약간의 용기 나이 서른다섯이면 인생 경주에서 물러나야 한다. 인생이 경주라면 말이다. 직장 일이라면 나는 신물이 났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였으니 이른 편도 아니었다. 예기치 못했던 유산을 물려받지 않았더라면 난 권태와 우울증으로 죽고야 말았으리라.- 외젠 이오네스코 지음, 이재룡 옮김 『외로운 남자』, 7쪽 이른바 평균수명 100세 시대다.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무의식적인 착각 중 하나가 있는데 평균수명이 늘어난 만큼 '성숙한 인간'으로 사는 시기도 그만큼 길어질 것이라는 착각이 그것이다. 이를테면 20살이 되면 성인이 되고, 24~25살이면 앞가림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며, 제 앞가림을 하면서 무려 70여년을 더 살게 된다는 식이다. 그런데 (자기 .. 2017. 6. 19.
『루쉰, 길 없는 대지』 - 집착 없이 오늘을 산다 『루쉰, 길 없는 대지』 - 집착 없이 오늘을 산다 “루쉰에게 ‘무덤’은 길을 걷는 자가 도달하게 될 필연적 종착점이다. 그러나 그 종착점은 백합과 장미가 피어나는 또 다른 출발점이기도 하다. 무덤은 언젠가 평지가 되고, 평지 위로 또다시 무덤이 솟아날 것이며, 그 무덤 위로 꽃이 피어나리라. 이것이 시간이 우리에게 선사한 운명이다. 슬퍼할 것도 그렇다고 딱히 기뻐할 것도 없는 운명.” - 채운, 「계몽에 반(反)하는 계몽 : 루쉰의 『무덤』」, 고미숙 외, 『루쉰, 길 없는 대지』, 북드라망, 2017, 222~223쪽 시간이 주는 가장 큰 축복은 망각과 무의미다. 세상에 일어난 모든 일들이, 그것이 기쁜 일이건 슬픈 일이건 간에 그대로 남아 있다면, 지옥이 어디 따로 있을까. 거기가 바로 지옥이다. .. 2017. 6. 12.
『낭송 경기도의 옛이야기』 생은 길섶에 이야기를 숨겨둔다 『낭송 경기도의 옛이야기』 생은 길섶에 이야기를 숨겨둔다 용인으로 이사 오기 전에 살았던 집 뒤로 북한산이 있었다. 아파트 쪽문이 북한산 둘레길로 연결된다는 것이 그 집의 여러 장점 중 하나였다(가장 큰 장점은 탑층! 그립다ㅜㅜ). 산에 가는 걸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집 뒤에 있으니 한 번씩 가 보게는 되었다. 어떤 날은 화계사까지 갔다 오기도 하고, 어떤 날은 국민대 쪽으로 빠지기도 했다. 국민대 쪽엘 처음 갔다왔던 다음 날인가는 삭신이 쑤셔서 연차를 내기도 했지만 ‘또 가나 봐라’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다음에 또 어디선가 살게 되더라도 산 근처에 가서 살자고 다짐(?)하기까지 했다. 생각보단 그 다짐이 꽤 간절했나? 우주의 기운이 도왔는가 봉가;; 아무 생각 없이 이사 온 동네.. 2017. 6. 7.
『루쉰, 길 없는 대지』 - 우리가 사는 곳이 인간 세상임을 기억하라 『루쉰, 길 없는 대지』 - 우리가 사는 곳이 인간 세상임을 기억하라 많은 스승들이 ‘균형 잡힌 시각’을 강조해왔고, 그 어구가 이미 상투어가 되어버릴 정도가 되었다. 말하자면, 이제 ‘균형 잡힌 시각’은 아무런 의심 없이 갖춰야할 덕목 중에 하나가 된 셈이다. 그런데 그렇게 일반화된 것과는 별개로, 여전히 그걸 갖는 것은 어렵다. 그러니까 어떤 사태, 인물, 현상 등을 두고, ‘하나’로 말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훨씬 쉽고, 더 선호된다. 그렇게 한번 정리를 하고 나면, 그 ‘하나’ 안에 들어오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는 가뿐하게 넘어가버리거나, 의식하고 있기는 하지만 마음 속 어딘가에 묻어버리고 만다. 루쉰을 떠올려보자면, 그의 생은 내내 어떤 ‘균형’ 속에 있었다. 그것은 적과 나를 구분한 후에 평균값을 .. 2017. 5.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