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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이야기 ▽/북드라망의 책들

학교 밖에서 배우고, 직장 밖에서 돈 벌고, 가족 밖에서 늙어가는 공동체 이야기―『나는 공동체로 출근한다』가 출간되었습니다!

by 북드라망 2022. 11. 25.

학교 밖에서 배우고, 직장 밖에서 돈 벌고, 가족 밖에서 늙어가는 공동체 이야기―『나는 공동체로 출근한다』가 출간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북드라망 독자님들!
저희 북드라망과 연결된 공동체 네트워크―감이당, 문탁네트워크, 규문, 사이재 등등에 접속해 보셨거나 접속하고 싶은 바람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이런 궁금함을 가져 보셨을 듯합니다. “(공부)공동체에서 활동하는 분들은 어떻게 살까?”


네, 그 궁금함에 대한 응답이자, 대한민국에서 중년의 미혼 여성이 살아가는 새로운 삶의 길이 귀여운 유머와 함께 펼쳐지는 책, 『나는 공동체로 출근한다』가 나왔습니다! 짝짝짝

『나는 공동체로 출근한다』는, 용인 수지에 있는 문탁네트워크에서 10년째 공부-활동을 하고 계신 나은영 선생님(문탁넷 닉네임: 구 게으르니, 현 기린)의 ‘현실공동체’-에세이입니다. 문탁넷과 첫 만남을 가진 이후 어떻게 공동체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답답하기만’ 한 자신을 변화시키고 싶어 찾아간 문탁넷에서 실제 그녀가 변화한 건 무엇인지, 공동체에서만의 활동으로 월 백만 원을 벌어 먹고살겠다는 다짐은 어떻게 시작되었고 이루어졌는지 등등이 담겨 있어, 실제 공동체 생활을 꿈꾸는 분들에게 ‘현실적’ 가이드가 되어 줄 팁들이 가득합니다.

 

 나는 시골에 홀로 사시는 어머니에게 가장 큰 걱정거리이다. 나이는 오십이 넘었는데 시집도 못 갔지 안정된 일을 하는 것 같지도 않다. 내가 문탁네트워크에서 학생들과 수업도 한다는 얘기로 미루어 예전에 다녔던 학원 같은 데이겠거니 생각하신다.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졌을 때 어머니는 학원에서 월급은 주냐고 걱정하는 전화를 하셨다. 학원이 아니라 공동체라고 아무리 말해도 어머니는 ‘뭐래니’라는 표정이다. 어머니뿐만이 아니다. 내가 어떤 곳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가족은 물론 주변 친구들에게도 설명하기가 참 애매하다.(나은영, 『나는 공동체로 출근한다』, 15쪽)


그렇습니다. 많이 변화한 것 같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삶의 모습이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의 가짓수 정도만 있는 느낌입니다. ‘공동체’에서 산다고 하면 언뜻 ‘종교공동체’ 같은 것이 떠오르거나 아니면 무엇인지 잘 감을 잡기도 힘듭니다. 그만큼 우리 주변에서 자주는 아니더라도 ‘아, 그런 게 있었지’ 정도의 느낌으로 접할 기회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은영 샘은 시골의 어머니께도 형제들에게도 심지어 친구들에게도 자신의 삶을 설명하기가 참 ‘애매’합니다. 

또 인문학공동체에서 산다는 것이 늘 평온하고 지적인 것은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거리가 멀 수도 있습니다. 내 욕망을 수시로 마주하고, 친구와 수시로 설전을 벌일 일이 생기고,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책을 꾸역꾸역이라도 읽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먹고사는 문제도 있습니다.
  

공동체에서 보내는 시간이 쌓여 갈수록 어떻게 먹고살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약국을 열자고 했을 때, 이 고민을 해결하고 싶다는 바람이 가장 컸다. 그런데 막상 일을 벌여 놓고 나니 그 바람은 사라지고 없었다. 같이 일해 보자는 말은 위계를 세우는 걸로 들리고, 공간 운영의 묘수를 찾기보다는 영역 확보부터 해야 한다고 우기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오고 가는 말들에 휘둘리고 있는 내가 예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공동체에 와서 공부하고 밥도 벌어 보면서 내가 조금은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르게 살아 볼 수도 있으리라 믿었는데 나는 왜 여전히 흔들릴까? 나는 진심으로 공동체에서 밥을 버는 삶을 원했던 것일까? 이런 의구심이 끊이질 않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정념에 휩싸여 몸도 마음도 계속 복닥거렸다.(나은영, 『나는 공동체로 출근한다』, 137쪽)


이 책은 공동체가 유일한 출구라거나 평화로운 공동체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닙니다. 공동체도 치열한 삶의 현장이며, 사람과 사람이 만나 갈등하고 번민하는 곳이며, 먹고사는 문제부터 공부가 나아가지 않는 문제까지 문제가 산적한 곳입니다. 하지만 물론 공동체는 그럼에도 갈등도 함께 공부하는 ‘동학’이 있는 곳이며, 기댈 수 있는 친구가 있는 곳이고, 우리가 함께 먹고사는 것에 대해 말하고 실천할 수 있는 곳입니다. 

나은영 샘의 『나는 공동체로 출근한다』를 통해 인문학공동체·공부공동체의 풍경을, 공부하는 삶의 모습을, 공부로 다져진 우정의 면목을 실감하시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책은, 서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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