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만 까딱해도 부모에겐 태풍이 분다
'쟤들은 어쩜 그렇게 천사 같은지. 우리 딸은 잘 때만 천사 같은데...'
동네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빠는 그런 생각을 했다. 물론 이건 진실이 아니다. 어느 집이나 애를 키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애도 다른 사람들 앞에만 가면 그렇게 얌전하고, 착하고, 예쁘고... 말하자면 천사 같다. 사실을 따져보자면 진짜로 착하고 얌전해서 그런게 아니라 요즘들어 부쩍 느끼게 된 수줍음에 대한 감각 때문에 그런 것이다. 여하간, 아기가, 솔직히 요즘은 덩치도 너무 커져서 '아기'라는 표현이 합당한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아기가 손가락 한번 까딱해서 뭐라도 쏟으면 엄마, 아빠의 체력전선엔 태풍이 분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힘들다. 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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