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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아기가왔다 : 포토에세이

[아기가 왔다] 표면탐구생활

by 북드라망 2019. 6. 28.

탐구생활




우리 딸은, 언젠가부터 새로운 바닥, 말이 이상하지만 처음 보는 표면을 보면 일단 주저앉는다. 앉아서 쓸어보고, 기어보고, 두드려보고 온갖 체험(?)을 해보려고 한다. 산책 나간 공원에서는 새똥과 함께 구른 적도 있다.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모른다. 아직 어려서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게 부럽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마흔 가까이 된 아빠도 여전히 모르는 것 천지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모르는 것에 별 관심이 없어졌다. 이게 점점 심해지면 아마 사는 게 재미없어질 텐데, 그런 걸 생각하면 딸이 있다는 게 참 다행인 것 같다. 세상사에 무덤덤해져 버린 이 시점에 '짜잔' 하고 등장한 새 배터리 같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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