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114 [리뷰대회 당선작] 나눔을 모으는 공부 나눔을 모으는 공부 (리뷰도서: 『내 인생의 주역』) 2등 한은경 사주가 궁금해 남산을 기웃거린 후, 직장을 다니며 남산강학원에서 공부한 지 여러 해가 흘렀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까지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얻고, 좋은 성적을 받아 한 단계씩 과정을 밟아가는 시험공부를 열심히 해왔다. 경쟁을 하고, 노력한 끝에 성과를 맛보는 공부에 익숙해 있던 나에게 강학원에서의 읽고 쓰는 공부는 완전 새 세상이었다. 당장의 이익이나 효용에 아등바등하지 않고, 비로소 삶을 가꾸는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했다. 그러면서도 오래 가지고 있던 습성 탓인지, 이 공부의 장에서도 잘해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주기적으로 올라왔다. 세미나에서 멋진 의견을 내놓고, 에세이 발표 때 자신의 한계를 넘어 한 단계씩 나아가는 .. 2023. 5. 26. 무용한, 그러나 고귀하고도 즐거운 공부하기 무용한, 그러나 고귀하고도 즐거운 공부하기 예술은 무용하다. 무용하니까 예술이다. 사회적으로 강제되는 쓰임에서 풀려나 스스로 고귀해지려는 활동에 전념하는 일이야말로 '주권적 삶'에 걸맞지 아니한가. 단언컨대, 그런 삶이야말로 고유한 색과 향기를 발하는 그림이요, 시요, 멜로디다. 인간에게는 노동과 사회적 가치의 생산 말고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많은 일들이 있다. 공부도 그 중 하나다. 공부는 사회적 코드의 재생산에 복무하지 않는다. 그런 공부라면 그건 노동과 다름없다.(...) 공부든 예술이든 사회와 자본의 획일적 리듬을 벗어날 때만, 또 사회적 가치생산이라는 강박에서 자유로워질 때만 힘을 발휘한다. 다수적(지배적) 가치에서 비껴나 다르게 질문하고,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욕망하는 것이 공부요, 예술.. 2023. 4. 18. “어쩌면 나도 착해질지 몰라”— 인문학 입문 강의 ‘WHY & HOW 인류학’ 후기 “어쩌면 나도 착해질지 몰라” — 인문학 입문 강의 ‘WHY & HOW 인류학’ 후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인문학 입문 강의 그 두번째 시간, 오선민 선생님의 ‘인류학, 왜 공부해야 하나요?’와 ‘인류학,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요?’ 강의 후기를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지난번 서양철학 강의 이후 저희 인문학 입문 강의의 입소문이 널리널리 퍼져서 요즘 제일 핫한 신인류(?) 신도시의 서준맘까지 강의를 들으러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으로(!) 오늘은 서준맘으로 빙의해 보겠습니다. 뿅! 짜라란~. (두 팔 앞으로 뻗고 주먹 쥐었다 폈다 하면서) 안녕, 안녕! 나 서준맘이야. 자기들, 내가 맨날 공구만 하는 줄 알았지? 나 진짜 속상해. 아무도 몰라. 민정이 언니 서정이 언니도 몰라. 내가 ‘공구’도 하지.. 2023. 4. 17. [공동체, 지금만나러갑니다] <사이재>: 중고신입*들의 꽃도 보고 길도 잃기 : 중고신입*들의 꽃도 보고 길도 잃기 * 중고신입: 요즘 경력직이 새 회사에 신입으로 들어갈 때 ‘경력직 신입’ 대신 사용되는 단어다. 밈(meme)으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그럴 땐 새로운 일을 하는데 이미 해본 것처럼 노련하게 일을 잘 해쳐가는 사람을 의미한다. 은 친구들이 낯익고 은 공간이 낯익었다면, 는 사람도 공간도 모두 낯설었다. 는 충무로에 있는 인문학 공간으로 지산씨가 큰 선생님으로 계시고, 그곳에서 공부하는 내 또래로 다영, 소담, 보겸이 있다. 이번 인터뷰의 인터뷰이인 청년 셋과 나는 에서 열렸던 공장식 축산업에 관련된 세미나와 에서 얼굴을 한두 번 본 적이 있었지만, 가까이에서 대화를 나눠보는 건 처음이었다. 공간에 가본 건 아예 처음이었는데 이전에 방문한 두 곳보다 규모는 작지만, .. 2023. 4. 14.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2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