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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퍼거는귀여워3

[아스퍼거는 귀여워] 촌철살인 감자 촌철살인 감자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 에피소드를 먼저 말해볼까 한다. 몇 년 전 진지하게 감자의 대안학교를 알아보러 다니던 때가 있었다. 초등학교 생활을 코로나로 시작해 무려 3년을 제대로 된 상호작용을 하지 못하고 학년이 올라가 버린 감자는, 또래 관계와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나는 고기동에 있는 수지꿈학교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입학설명회를 신청하고 온 가족이 방문했었다. 학교도 둘러보고, 같이 사는(?) 야생 닭도 구경하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나는 이만하면 보내도 되지 않으냐는 생각이 들었고, 전학을 가는 게 어떨지 감자에게 넌지시 물어봤다. 감자 왈. “꿈학교를 가도 그렇게 재미있을 거 같지 않고, 손곡초를 그대로 다녀도 재미없을 거 같은데, 그럴 거면 가까운 데로 가는 게 .. 2025. 1. 14.
[아스퍼거는 귀여워] 감자의 똥 연대기 감자의 똥 연대기  감자는 정말, 정말정말정말 오줌, 똥을 못 가렸다. 만 3살이 지나, 한국 나이로 5살이 되었는데도, 기저귀를 못 뗐으니 말 다 했지. (네이버에 쳐보니 ‘기저귀를 떼는 시기는 18개월에서 24개월이 적당하다.’라고 쓰여있다) 발육이 남다른 감자에게 맞는 기저귀 사이즈가 더 이상 없어서, 더 큰 기저귀를 찾으려면 성인용으로 가야 할 판이였다. 이걸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 어린이집을 가게 되었다. 사람들이 말하길 일단 벗기고 팬티를 입혀 놓으면 자신도 축축한 것을 알게 되어서 자연스럽게 떼게 된다나? 그 말을 믿고 덜컥 어린이집 적응과 배변 훈련을 동시에 해버리자는 안일한 생각을 해버렸다. 어린이집 적응도 힘든 마당에 배변 훈련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혼돈의 카오스. 나도 울고, 감.. 2024. 10. 16.
[아스퍼거는 귀여워] 아이가 태어나던 날 아이가 태어나던 날  아이는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진통이 시작된 건 토요일. 39주 차인 만삭의 임산부가 절물휴양림으로 산책을 나갈 참이었다. 그 당시 젤 좋아했던 양념 돼지고기를 구워 먹고, 휴양림 주차장에 주차하는 순간 딱 느낌이 왔다. ‘오늘이다! 오늘 나온다!’ 뭔가 세상 처음 느껴보는 진통인데도 오늘인 거 같다는 느낌이 빡 드는 순간이었다. 다니던 산부인과에 전화해 진통 정도를 이야기하자, “그 정도로 아파서는 아이가 나오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좀 더 기다려보고 진통이 규칙적으로 오기 시작하면 병원에 들르란다. 나랑 남편은 그 길로 차를 돌려서 집으로 향했다. 어디서 주워들은 것은 있어서 아기를 낳으면 한동안은 차가운 것은 못 먹는다는 말이 생각났다. 평소에는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나는 빠.. 2024.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