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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이야기 ▽/북드라망의 책들

『니체는 이렇게 물었다 당신의 삶은 괜찮으세요』 저자 서면 인터뷰

by 북드라망 2020. 10. 7.

『니체는 이렇게 물었다 당신의 삶은 괜찮으세요』

저자 서면 인터뷰


1. 이 책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스님께서 풀어 쓰신 것인데요, 스님이 니체 저작을 다루신다는 것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니체 철학을 어떻게 만나셨고 어떤 점에 매료되셔서 책까지 쓰시게 되셨는지요?


아는 분으로부터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백석현 옮김, 도서출판 야그, 2007)를 선물 받고, 반쯤은 의무감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곧 내용도 내용이지만 글의 리듬감이 좋아서 여러 번 읽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니체의 책 한 권을 다 읽게 됐고, 그 리듬에 따라 저의 생각을 써 내려가다 보니 한 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꿈이 묻히자 

젊은 시절이 한꺼번에 사라지고 말았고, 사랑하는 벗들의 노래도 더이상 듣기 어려웠지.

스스로 자신의 꿈을 묻는 일에 바빠지도록 내몰린 

나의 청춘

나의 친구

함께 꿈을 꾸면서 

피어나는 향기처럼 서로를 위로했기에 

그나마 버틸 수 있었는데

나의 꿈이었고 향기였던 

꿈을 죽인 사랑하는 친구들

그대들이 주는 향기가 있었기에

가끔씩 부자가 된 느낌도 들었지만

이젠 꿈조차 묻었어

남는 것 고독 

꿈을 느끼지 않았어야 했는데

꿈의 향기를 회상하니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처지

아! 가슴 미어지는 그리움!

(본문 33. 꿈을 깨어나게 하는 향기 중에서)


회복하고 처음으로 맞이한 밤

밤의 신비를 만끽했지

의도하지 않아도 어느 틈엔가 깨어있는 정신이 일을 했거든

땅의 왕국이 주는 평안함과 

존재에 대한 경탄이 밤의 신비를 더하고 있었지

속마음을 감출 이유도 없었어

회복하고 보니 인생이야말로 살 만한 일

땅이 주는 의미가 인생의 의미니

땅을 딛고 있는 일이 어찌 가볍겠어

땅을 사랑하는 가르침이 축제를 통해 한껏 드러났으니

같은 사람이 다른 사람이 되고 말았지 뭐야

포도주에 취한 기쁨이 삶에 취한 기쁨만 할까!

당나귀가 춤을 췄던 것보다 더 기이한 일이 축제를 통해서 일어났었던 것이 틀림없어

(본문 79. 오늘을 비우고 내일을 꿈꾸는 자정 중에서)



2. 스님께서 생각하시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어떤 책인가요?


‘길들여진 생각길을 내려놓고 그대 자신으로 사세요’라는 주문과 같은 글로 느꼈습니다. 초인이 되는 주문입니다.


봄 햇살을 안은 나비처럼

자신의 길을 걷는 이는

존재의 가벼움이 웃음으로 드러나

걷는 것이 저절로 춤이 되지

변해 가는 존재의 위대함은 동상이나 석상으론 드러낼 수 없다는 것이야


존재 자체가 

늪에도 빠지지 않을 만큼 경쾌한 춤이 되는 춤꾼은

물구나무를 선 모습조차

바로 선 자기가 되니

잊지 마!

인생의 길은 온갖 곳으로 열려 있다는 것을

(본문 73. 봄 햇살을 안은 나비처럼 살기를 중에서)



3. 오늘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 속의 짜라두짜가 가장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2번의 답과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오직 내부의 감각만이 활동하는 것을 경험하게 되면 영혼이 제 스스로 춤을 출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게 되고, 비로소 생명 하나하나가 세상의 주인임을 자각할 수 있게 되지. 


고요한 가운데 퍼지는 은은한 즐거움과 

달빛조차 우릴 취하게 할 수 없는 신비가 

무덤 같은 정신을 깨어나게 하니 

보고 듣는 세상이 깊기는 해도 

내부에서 퍼지는 감정의 울림만큼, 고요함만큼, 즐거움만큼깊지는 못해

(본문 79. 오늘을 비우고 내일을 꿈꾸는 자정 중에서)



이 책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생각날 때 아무 페이지나 펴서 읽었으면 합니다.


이미지만 걷고 나면

수수께끼 같은 웃음이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심연의 고요함

그 속에서 진리가 샘솟듯 하니

진리의 쪼가리들이 없는데도

진리의 향기로 가득하지

진리의 쪼가리에서는 결코 맡을 수 없는 향기

아! 나는 나의 진리


나의 향기에 취해 다니다 보면 가끔

자신의 향기를 찾아

진리의 쪼가리들과 맞서는 사냥꾼을 만나기도 하는데

그들에게는 맹수의 기개가 있는 듯 하지만

넘어선 고요함이 없어

날선 영혼에

자칫 자신이 베이고 말지

(본문 35. 넘어선 춤을 출 수 있는 사람 중에서)


밤이구나!

나의 영혼이 들려주는 넋두리를 들을 시간이지

샘솟는 물소리가 커지는 밤은

영혼도 샘물처럼 샘솟아

별빛과 사랑의 노래를 부르지

사랑하는 노래만이

적막을 깨울 수 있으므로

(본문 31. 영혼도 샘물처럼 샘 솟는 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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