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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스트로스와함께하는신화탐구] 먹-텔링(eat-storytelling)의 기원을 찾아서 먹-텔링(eat-storytelling)의 기원을 찾아서 먹는 이야기의 뿌리는 어디에? 아침을 먹는 와중에도 점심을 상상하고, 점심을 먹는 와중에도 간식을 고민합니다. 냉장고에 계란이며 두부며 잔뜩인데도 어쩐지 먹을 것이 없는 느낌적인 느낌입니다. 어쩌면 저는 하루의 대부분을 먹는 생각으로 채우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저만 그렇지는 않나 봐요. 빨래 개며 티비나 좀 볼까 하고 리모콘을 켰더니 온통 먹는 이야기입니다. 깊은 시골에 들어가서 먹는 이야기(《나는 자연인이다》, 《삼시 세끼》), 회사원이 먹는 이야기(《고독한 미식가》), 먹을 것 놓고 게임하는 이야기(《지구오락실》) 등. 그런데 생각해보니, 요즘만이 아닙니다. 「헨젤과 그레텔」도 숲에서 간식 먹는 이야기고요, 백설공주도 사과 먹는 이.. 2022. 11. 7.
[요요와 불교산책] 무엇이 비린 것인가? 무엇이 비린 것인가 세상의 살아있는 생명을 수호하지 못하고, 남의 것을 빼앗으면서 그들을 해치려 하고, 계행을 지키지 않고, 잔인하고, 거칠고, 무례한 것, 이것이야말로 비린 것이지 육식이 비린 것이 아닙니다.(『숫타니파타』 『아마간다의 경』) 훔친 돼지만이 살아남았다 『훔친 돼지만이 살아남았다』를 읽었다. 새벽이라는 돼지가 있다. 새벽이는 직접행동DxE(Direct Action Everywhere) 활동가들이 화성에 있는 한 종돈장에서 훔쳐온 돼지이다. 이들은 왜 돼지를 훔치는 절도의 범죄를 저질렀을까? 디엑스이 활동가들은 2019년 4월부터 자발적 참여자들과 함께 매주 도살장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들은 온몸으로 도살장으로 들어가는 차를 막았다. 도살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었다. 마지막으.. 2022. 11. 4.
[복희씨가들려주는동의보감이야기] “바보야, 문제는 리듬이었어!” “바보야, 문제는 리듬이었어!” 몸은 ‘오랫동안’을 싫어한다 양성의 도는 오랫동안 걷지도 말고, 오랫동안 서 있지도 말고, 오랫동안 앉아 있지도 말고, 오랫동안 누워 있지도 말고, 오랫동안 보지도 말고, 오랫동안 듣지도 말아야 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모두 수명을 단축시키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허준, 『동의보감』, 동의문헌연구실 옮김, 법인문화사, 2012, 215-216쪽) 이 글을 읽자마자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다. “좀 일어나서 움직이세요. 그러다 진이 다 빠질 것 같아요.” 연구실 공부방에서 함께 지내던 학인에게 자주 했던 말이다. 그분은 한 번 책상 앞에 앉으면 보통 한두 시간은 앉아 있다. 처음에는 집중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왠지 저런 자세로 오래 있으면 안 될 것 .. 2022. 11. 3.
[청년루크레티우스를만나다] 자족(自足)이라는 이름의 풍요 자족(自足)이라는 이름의 풍요 스톱, 피터팬 코스프레 돈에 대한 생각은 사람 수만큼이나 다양하겠지만, 진지함의 정도로 따져보면 나는 돈을 우습게 여기는 편이다. 타고나길 저렴한 취향 때문인지 공동체 환경에서 자라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돈의 위력을 잘 몰랐고, 돈 쓰는 것을 버는 것만큼이나 내켜하지 않는다. 물론 한창 학교 다닐 때, 특히 알바를 할 때는 넉넉히 용돈 받는 애들이 부러웠지만 그때뿐이었다. 돈이 뭐 대수인가? 조금 벌어 조금 쓰면서도 잘 살 수 있다는 게 내 신조였다. 그래서 내게 낯설고 거북했던 것은 모든 가치가 일단 쉽게 많이 버는 데 있는 것처럼 구는 분위기였다. 입시-학점-취업-승진의 코스는 꼭 그 목적을 위해 짜인 것 같았다. 치솟는 서울살이 비용이 그 코스를 정당화해주는 듯했.. 2022.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