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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바다, 정치사상가 한비자 읽기 (13) : 정치사상가로서의 탁월성 ② 칼과 바다, 정치사상가 한비자 읽기 (13) : 정치사상가로서의 탁월성 ② 유가와 법가에 대하여 유가와 법가의 관계에 대한 세간의 흔한 오해는 유가의 인(仁)과 한비의 법이 배치된다는 생각이다. 인과 법은 상반된다고 하면서 늘 증거로 인용하는 『논어』의 구절이 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정령(政令)으로 백성을 인도하고 형벌로 백성을 똑같도록 하면 백성은 형벌을 피하기만 하려 들고 부끄러워함이 없을 것이다. 덕으로 인도하고 예로 똑같도록 하면 부끄러워 할 줄 알고 선(善)에 도달할 것이다.’”[子曰:“(1)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2)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위정爲政」] 공자가 인을 강조한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법을 부정적으로 보았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공자의 말은 교묘한 수.. 2022. 12. 22.
[내인생의주역시즌2] 계산기 대신 출사표를 계산기 대신 출사표를 火地晉(화지진) ䷢ 晉, 康侯用錫馬蕃庶, 晝日三接. 진괘는 나라를 안정시키는 제후에게 말을 많이 하사하고, 하루에 세 번 접견하는 것이다. 初六, 晉如摧如, 貞吉, 罔孚, 裕无咎. 초육효, 나아가거나 물러남에 올바르면 길하다. 주변에서 믿어 주지 않더라도 여유로우면 허물이 없다. 六二, 晉如愁如, 貞吉, 受玆介福于其王母. 육이효, 나아가려다 근심하는 것이지만 올바름을 지키면 길하니 왕모(육오)에게서 큰 복을 받는다. 六三, 衆允, 悔亡. 육삼효, 무리가 믿고 따르니 후회가 없어진다. 九四, 晉如鼫鼠, 貞厲. 구사효, 나아가는 것이 다람쥐와 같으니 계속 고수하면 위태롭다. 六五, 悔亡, 失得勿恤, 往吉, 无不利. 육오효, 후회가 없게 된다. 득실을 근심하지 말아야 하니 나아가면 길하여.. 2022. 12. 21.
[불교가 좋다] 찰나의 마음 찰나의 마음 질문자1: 죽음의 순간에 어떤 생각을 해야 하나요? 뜬금없는 질문이긴 한데, 요즘 사고도 많고 그러면 저도 이제 사고를 직면할 수도 있고 해서 죽음의 순간에 좋은 생각을 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저는 그런 사고의 순간이 있었을 때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고요. 그냥 죽나보다 했는데 죽진 않았어요. 그런 때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감사한 생각을 해야 하는지, 뭔가를 해야 하나요? 될까요? 정화스님: 미래에 무슨 일을 어떻게 대처할까 하는 것을 지금 미리 생각해봐도 아무 필요 없어요.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가가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요. 지금 즐거우면 바로 1초 뒤가 즐거울 확률이 높아요. 내가 지금 마음이 기쁘면 기쁜 마음이 상속되어서 다음 찰나가 기쁘기 쉬워요. 이것이 쌓이면 미래가 되는 .. 2022. 12. 20.
[레비스트로스와함께하는신화탐구] 청소하기의 신화학 청소하기의 신화학 청소의 어려움과 두려움 청소는 무서운 일입니다. 치우고 돌아서면 또 치울 것이 나오고 어제 치웠어도 오늘 치워야 합니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고, 심지어 한도 없습니다. 멈추면 죽는구나, 하는 절박감을 주는 활동 중에 청소만한 것이 또 있을까요? 그런데 누구나 해야 하고, 죽기 직전까지 멈출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상 속에서 또 제일 부정되는 일이 청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반 일리치가 비판하듯 근대의 청소가 임금 노동의 보완물인 그림자 노동으로 되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내일 또 어질러져 있을 텐데 오늘 안할 수도 없고 아무리 해도 그 자체로는 어떤 의미도 가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청소는 무용과 허무라고 하는 무시무시한 어둠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직시하기가 두렵습니다. 청소.. 2022. 1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