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591 커트 보니것,『제5도살장』 - 어떤 소설들의 원조격 커트 보니것,『제5도살장』 - 어떤 소설들의 원조격 ‘무엇을 쓰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결국엔 문장만 남게 됩니다’라거나, ‘역시 내용보다는 형식이 훨씬 중요하다’라거나, 어쨌거나 나는 저 말들에 거의 전적으로 동의한다. 무엇보다 새로운 것은 내용이 아니라 ‘형식’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내용은 언제나 ‘반복’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천 년 전에 살았던 인간들이나, 지금의 인간들이나, 먹고 마시고 질투하고 싸우는 일을 멈췄던 적이 없다. 그 ‘내용’들이란 그 자체로 보면 대개 식상하게 마련이다. 쉽게 말해 또 듣고 싶지가 않다.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아니면 음악을 만들든 ‘작가’란, 아니 작가들이 만들려고 하는 것은 결국엔 ‘형식’이 아닐까? 예를 들어 그 위대하다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 2016. 12. 27. 내가 빠져든 올해의 책 북드라망(사람들)이 뽑은 내가 빠져든 올해의 책 *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친절한 강의 중용』 (우응순 강의, 북드라망, 2016) 동양고전은 원문이 같이 실려 있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한자 설명 따로, 내용 설명 따로 되어 있어서 그 맛을 함께 느끼며 읽고 싶은 개인적 욕심에는 아쉬움이 컸다. 그런데 친절한 한문선생님 우응순 샘과 함께하는 고전 강의는 그런 아쉬움을 100% 메워 준다. 원문이 지닌 미묘한 의미와 더불어 고전의 내용을 익히니, 그 맛이 배가 된다고 할까. 읽는 순간, 우응순 샘의 마법 같은 목소리가 들리며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책! 『하루키 씨를 조심하세요』 (우치다 타츠루 지음, 김경원 옮김, 바다출판사, 2016) "편애하는 마음과 인문학적.. 2016. 12. 26. 뉴요커, 우주의 ‘그로테스크한’ 농담 : 스티븐 제이 굴드와 뉴욕 뉴요커, 우주의 ‘그로테스크한’ 농담: 스티븐 제이 굴드와 뉴욕 수소와 헬륨의 농담 지난달이었다. 천문학과 전용 랩(lab) 구석에 숨어서, 최순실 비선사태를 터뜨리는 네이버 기사면에 정신을 팔고 있었다. 갑자기 로즈 교수의 목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렸다. “우주의 98%는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다.” 헉, 딴 짓 하던 걸 들켰나? 얼른 스마트폰 화면을 껐다. 다행히 로즈 교수는 나를 지나치면서 말을 계속 이었다. “수소와 헬륨은 만물의 부모다. 빅뱅 이후 처음 만들어진 게 뭔지 아나? 수소와 헬륨이야. 수소와 헬륨은 서로 융합하면서 우주의 모든 물질을 만들어냈지. 지구를 먹여 살리는 태양도 결국 수소덩어리가 헬륨덩어리로 변신하면서 생기는 에너지다. 우주가 궁금한가? 네 몸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수.. 2016. 12. 23. 휴식이 병이 되는 이유 휴식이 병이 되는 이유 학교를 졸업하고 간간히 알바를 할 때, 내 몸은 나른하거나 밤샘에 찌들어 있거나 둘 중 하나였다. 일하지 않을 때는 대부분 잠을 자거나 깨어 있어도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런데 잠을 아무리 자도 늘 기운이 없었으며 힘든 일도 하지 않았는데 피곤하단 말을 달고 살았다. 그러다가 갑작스럽게 일이 생기면 무조건 일을 했다. 늦은 밤 일이 끝나야 겨우 김밥천국에서 해장국으로 배를 채우는 등 식생활이 불규칙했다. 잘 먹고 푹 자는데 몸은 늘 무겁고 피곤했다. 왜 그런 걸까? 딱히 몸에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오랫동안 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러다 『동의보감』을 보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한가해도 병이 생긴다 구선이 말했다. “사람에게 나른해지는 병이 까닭 .. 2016. 12. 22. 이전 1 ··· 545 546 547 548 549 550 551 ··· 89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