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617 < 『카프카 : 소수적 문학을 위하여』 읽기> 강의의 후기 이 글은 문탁네트워크에서 진행 중인 강의의 후기로 작성된 글입니다. (강의소개바로가기) 들뢰즈/가타리, 카프카 읽기'벌써 말 목덜미도 말머리도 없이' '문탁'에, 강의에 이르기까지 비가 많이 온 날이었다. 아침부터 비가 쏟아지는 창 밖을 보며, 기대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기원했다고 말하는 게 맞다. 무엇을? 휴강을! 우리집에서 문탁네트워크까지, 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타고 간다면 무려 75km인데, 이 빗속에 가려고 한다면 갈 수야 있겠지만, 나는 뭐라고 해야할까... 내가 문탁에 '강의'를 들으러 갈 때마다 느꼈던, 그 꿀맛 같던 '여유'를 원했다. 거리는 문제가 아니었다. 더 멀어도 상관없었다. 멀어진 만큼 내 여유의 길이도 길어질 테니까. 어린집 등원 시간에 쫓기고 하원 시간에 쫓기고, 낮잠 시간에 쫓.. 2020. 8. 11. [둥글레의인문약방] 바이러스 폭풍시대의 윤리 바이러스 폭풍시대의 윤리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되고 별별 장면들이 우리 사회뿐 아니라 각국에서 펼쳐지고 있다. 대중들의 심리를 손쉽게 파고드는 공포, 감염병의 유행과 직결되는 정치적 논쟁, 높은 인식 수준을 자랑했던 선진국들의 봉쇄 정책 등 매일매일이 놀람의 연속이다. 약국에서 마스크를 팔면서 느낀 점도 많다. 다들 약국에 오면 한 마디씩 한다. 중국에 마스크를 퍼줘서 마스크가 부족하다, 중국이 공산국가라서 벌을 받았다 등등. 진의 여부나 정부 비난은 차치하고 중국에 대한 혐오감은 듣기 좀 불편했다. 이념적 편 가르기를 하면서도 마스크 판매를 국가가 통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의 이율배반에 한숨이 나왔다. 마스크 사재기를 비난하지만 마스크를 많이 사려고 하는 사람들, 마스크가 없다고 화내고, 마스크를 겨.. 2020. 8. 10. Damien Rice, 『O』 - 그립지만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 시절에 대하여 Damien Rice, 『O』 - 그립지만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 시절에 대하여 때는, 2000년대 중반, 나는 엉겁결에 취직을 했고, 회사에 적응을 못했다. 그러다가 대충 밥값은 할 수 있겠다 싶을 때쯤에는 연애에 실패했다. 회사에서 집까지는 너무 멀었다. 결국 자취를 하기로 하고, 방을 구하기는 했는데 역삼동의 월세는 너무 비싸서 룸메이트도 함께 구해야 했다. 어쨌든, 룸메이트도 방도 구하기는 구했다. 회사일이 손에 좀 붙었다고는 하지만, 재미도 없고 보람도 없고 별로 배우고 싶지 않은 것들을 계속 배워야 하는 삼중고는 끝나지 않았다. 와중에 당시 사귄 지 1년 좀 넘은 여자친구는 '안녕' 하고는 훌쩍 외국으로 떠나버렸고, 엄마나 대학시절의 선후배들과 통화라도 하고 나면 도무지 해소되지 않는 부채의식 .. 2020. 8. 7. [연암을만나다] 사사롭지 않게 삶을 수행하기 사사롭지 않게 삶을 수행하기 나이 56세(1792년), 연암은 안의현의 고을 수령(안의현감)으로 일하게 된다. 연암의 관직 생활은 그가 수령으로 있을 때 쓴 온갖 편지와 아들 박종채가 쓴 과정록 『나의 아버지 박지원』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사람들을 처벌하는 대신, 그 마음을 헤아려줌으로써 사람들 스스로가 자신의 행동을 고치도록 해주고, 일 하나를 할 때에도 백성들에게 가장 좋은 방식을 고민하며 조금의 사사로움도 얹지 않았다. 그래서 연암의 ‘공무 수행’은 일체의 번잡함 없이 투명하고 깔끔하다. 그에 관한 일화는 차고 넘친다! 안의현감으로 부임하기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무신년(1788) 6월, 연암은 ‘선공감 감역’이라는 벼슬을 하고 있었고 임기를 6일정도 남겨놓고 있었다. 조선에서는 매해 6월과.. 2020. 8. 6. 이전 1 ··· 327 328 329 330 331 332 333 ··· 90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