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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만나러 갑니다18

[돼지만나러갑니다] 퀴어 동물의 섹스, 그리고 돌봄 퀴어 동물의 섹스, 그리고 돌봄- 하마노 지히로, 『성스러운 동물성애자』, 연립서가       경덕(문탁 네트워크)도나 해러웨이는 「반려종 선언」에서 그녀의 여성 반려견 미즈 카옌 페퍼와의 교감 장면을 다음과 같이 쓴다.  “미즈 카옌 페퍼가 내 세포를 몽땅 식민화하고 있다. 이는 생물학자 린 마굴리스가 말하는 공생발생의 분명한 사례다. DNA 검사를 해보면 우리 둘 사이에 감염이 이루어졌다는 유력한 증거가 나올 것이라고 장담한다. 카옌의 침에는 당연히 바이러스 벡터가 있었을 것이다. 카옌이 거침 없이 들이미는 혓바닥은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달콤했다. (...) 우리는 서로를 살 속에 만들어 넣는다. 서로 너무 다르면서도 그렇기에 소중한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지저분한 발달성 감염을 살로 표현한다. .. 2025. 4. 9.
[동물을 만나러 갑니다] 재개발 구역의 고양이들 3편 - 동물 부고(訃告) 재개발 구역의 고양이들 3편 - 동물 부고(訃告)  글_경덕새벽이생추어리 보듬이(2022~2023).새벽이생추어리 비질 활동가.문탁네트워크 공부방, 인문약방 킨사이다 멤버.오래 머무르고 많이 이동하는 일상을 실험합니다.  예동동님이 올린 게시글을 설마 하는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다.  2018년부터 내 하루를 채워 준 동동. 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 동동이는 올해 9살이다. 길고양이로 보면 오래 살았다 싶겠지만 그래도 아직 9살이다. 지치고 피곤한 하루 중 동동이를 만나는 건 행복이었다. 나는 동동이를 만나면 행복했는데 동동이는 어땠을까. 동동~~ 부르면 애오오옹~~~ 대답하며 달려와주던 동동. 너의 빈자리를 언니가 버틸 수 있을까? [1]나는 봉봉오리님의 『지구에 살 자격』 표지 그림에서 동동이를 처음 보.. 2025. 3. 19.
[동물을 만나러 갑니다] 재개발 구역의 고양이들 2편 - 초코의 수술 재개발 구역의 고양이들 2편 - 초코의 수술  글_경덕새벽이생추어리 보듬이(2022~2023).새벽이생추어리 비질 활동가.문탁네트워크 공부방, 인문약방 킨사이다 멤버.오래 머무르고 많이 이동하는 일상을 실험합니다. 동물의 의례 초코는 지붕 위에 앉아 있었다. 불러도 가까이 오지 않고 햇볕을 쬐다 일어나더니 한쪽 다리를 절룩이며 걸었다. 왼쪽 뒷다리는 굽어 있었고 굽은 다리로 바닥을 간신히 딛고 걸었다. 몇 걸음 걷다가는 다친 다리를 허공에 들고 걸었다.   초코는 골절된 다리로도 높은 곳을 오르내리고 다른 고양이들과 잘 어울렸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좀처럼 다가오지 않았다. 돌보미들은 초코를 치료하기 위해 포획틀을 설치했지만, 초코 대신 엉뚱한 고양이가 들어왔다. 봉봉오리님은 포획틀에 갇힌 초코의 단짝 고.. 2025. 2. 12.
[돼지 만나러 갑니다] 재개발 구역의 고양이들 1편 - 지구에 살 자격 재개발 구역의 고양이들 1편 - 지구에 살 자격  글_경덕  새벽이생추어리 보듬이(2022~2023). 새벽이생추어리 비보질 활동가. 문탁네트워크 공부방, 인문약방 킨사이다 멤버. 오래 머무르고 많이 이동하는 일상을 실험합니다. 코에 흙을 잔뜩 묻힌 돼지가 보인다.  돼지는 큰 귀를 곧게 세우고 어딘가를 응시한다.  뒤쪽엔 보다 작은 돼지가 보인다.  돼지는 코를 땅에 대고 냄새를 맡고 있다.  루팅을 하려는 건지도 모르겠다.  돼지들 위로 두 명의 고양이가 나란히 앉아 있다.  한 명은 그릇에 얼굴을 묻고 무언가를 먹는다.  그 옆에 있는 고양이는 허리를 세우고 정면을 본다.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뭘 쳐다보냐는 눈빛으로. 봉봉오리님의 『지구에 살 자격』의 표지에는 돼지와 고양이 그림이 있다. .. 2025.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