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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씨앗문장

달을 만나자, 봄의 생기에 참여하자!

by 북드라망 2014. 2. 17.


'달 월(月)'은 달의 모습을 그린 글자다. 달이 일정한 주기로 차고 기우는 것을 보고 글자에 반달의 모습을 그렸다. '월' 또한 중간에 들어간 가운데의 두 획이 특징이다. 이를 일러 달 표면의 음영이라고도 하고 중국 신화에서 달이 산다는 두꺼비의 상징이라고도 하지만 『역』의 입장에서 보면 '월' 안의 두 획은 달이 하늘의 음이라는 것을 나타낸 부호(--)다.


―『갑자서당』, 31쪽




정월대보름에는 달이 유난히 커 보인다. 달이 타원형으로 돌기 때문에, 정월대보름과 추석쯤이 가장 크게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대'자가 붙는다. (한가위의 '한'도 크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렇게 달이 크게 뜨면 달을 보고 소원을 빌곤 한다. 태양빛 쬐는 것을 썬탠(suntan)이라고 하는데, 달빛을 쬐는 것은 문탠(moontan)이라 할 수 있겠다. 
 

인체의 내장 기관을 총칭하는 '오장육부'(五臟六腑)라는 글자만 보더라도, '장(臟)'과 '부(腑)'자에는 공통적으로 달[月]이 들어가 있다. 심장(心臟), 간장(肝臟), 위장(胃臟) 등등이 모두 달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인간의 오장육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옛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보름을 전후한 3일 동안이 달의 에너지가 가장 강하다. 달의 에너지는 가슴 부위, 즉 중단전이 막혀 있는 증상에 효과가 크다고 전해진다. 화병, 상기증, 우울증, 좌절감 등으로 인해 한이 맺힌 사람들은 보름달을 많이 보면 좋다.


―『조용헌의 동양학 강의 2』, 102~103쪽


소원을 빈다는 것은 뭘까. 어쩌면 발심(發心)을 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도록 만드는 어떤 계기, 그 촉발하는 힘을 '소원을 빈다'라는 행위에 담았던 게 아닐까. 소원은 달님이 대신 이루어주는 게 아니다. 그러니 정월의 큰 달을 보면서 지난 해에 미처 못 했던 것들, 미련이 남은 것들을 툭툭 털어버리자.


직접 농사를 짓지는 않지만 우리에게도 아직 농부의 마음이 남아 있다. 새해를 대비해 다이어리 하나씩은 사서 올해의 목표를 세우곤 하지 않는가. … 근 한 달 동안 가닥을 잡았다면, 구체적으로 출발점을 마련하는 때가 바로 양력 2월 입춘이다. 종자를 골랐다는 것은 1년을 이미 결정한 거나 다름없다. 그래서 입춘이 되면 농부는 올가을에 무엇을 수확할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종자의 종류에 따라 파종 시기와 수확 시기를 명확하게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 역시 입춘엔 꼼꼼히 디자인한 계획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마음을 펼치기[發心] 시작해야 한다. 그 계획이 눈앞에 그려지고 손안에 잡힐 수 있을 것처럼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것이 멋진 글 한 편이 될지, 시험 합격이 될지, 마음 한 뼘 넓어지는 일이 될지는 각자의 몫이다. 겉모양은 제각각이지만 밟는 스텝은 같다. 그 씨앗이 잘 발아하게 될 조건들을 구성하는 것! 바로 이것이 봄의 생기에 참여하는 우리들의 자세다.


―『절기서당』, 22~23쪽




절기서당 - 10점
김동철.송혜경 지음/북드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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