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과 시작
안녕하세요. 편집자 시성입니다. 갑자기 추워졌는데 어떻게 일주일을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겨울이 그냥 쉽게 물러가지 않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추워도 이건 너무 추워요. 사실 저는 원래 몸이 좀 뜨거운 편입니다. 핫-보이~!^^ 하여 여름엔 거의 땅바닥에 붙어서 사는 개처럼 늘어져 있습니다. 대신 겨울엔 어느 정도 중화된 탓인지 몸에 힘이 붙어서 이것저것을 시작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좀 다른 거 같습니다. 차가운 약들을 너무 많이 먹은 탓인지 음인(陰人)이 되어버리고야 말았습니다. 몸도 아주 차졌습니다. 여자분들이 많이 앓는 수족냉증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올겨울엔 유독 손끝과 발끝이 찹니다. 왜 이러는 걸까요? 늙은 걸까요?^^ 진정 젊음의 상징인 열기가 물러가고 있는 걸까요?
한의학에서는 운기(運氣)상 대한(大寒)을 봄의 시작으로 본다고 합니다. 대한부터 하늘에는 봄이 시작되고 겨울이 마무리되기 시작한다는 것이죠. 그래서일까요. 왠지 모르게 1월 말이 되면 뭔가 좀 뒤숭숭해집니다. 1년 동안 어떻게 살아왔나 되돌아보게 되고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심정으로 여러 계획을 세우기도 합니다. 겨울의 마무리와 봄의 시작. 이것이 중첩되어 있는 시간. 여러분들은 이 추운 겨울의 끝자락을, 새로운 봄의 첫머리를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돌이켜보니 북드라망 블로그 편집을 한 것도 1년이 넘었습니다. 1년 동안 저의 원고재촉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많은 분들. 복 받으실 거예요.^^ 1년 동안 재밌는 글을 가장 먼저 읽게 되는 기쁨을 누리게 해준 많은 필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블로그와 편집에 대해서는 눈곱만큼도 모르는 무지랭이들을 데리고 블로그를 운영하느라 마음고생이 심했을 북블매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__) 또한 저의 컨츄리한 편집 스타일을 참고 견디며 필자들의 글을 읽고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에게도 감사드립니다.(무슨 수상소감 같네요.^^ 아름다운 밤이에요~^^)
북드라망 블로그가 인연이 돼서 저는 내년부터는 감이당 홈페이지를, 붕어는 청년대중지성 블로그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백수는 뭐든 배워야 한다는 말. 실감합니다.^^ 편집일을 시작하면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책과 글이라는 유형이 만들어지기까지 숱한 무형의 질료들이 필요하다는 거. 그 무형의 흐름들을 읽고 모으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는 거. 필자뿐만 아니라 편집자들도 그런 흐름을 볼 수 있어야 하고 만들 수도 있어야 한다는 거. 요런 걸 살짝 맛만 봤다는 거?^^ 그런 점에서 힘도 들었지만 나름 한 세계를 조금은 경험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주 쬐~~끔. 이 훌륭한 경험을 하게 해준 북드라망 출판사도 번창하기를 기원해봅니다.^^
바람이 찹니다. 감기 조심하시구요. 그럼 다음에 다른 곳에서 또 뵙겠습니다~!
위클리 만세력
다음 주 월요일이면 입춘(立春)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이때부터 계사(癸巳)년이 시작됩니다. 계사년을 여는 첫 달은 갑인(甲寅)월입니다. 甲과 寅 둘 다 木의 기운들입니다. 하여 이 둘이 붙으면 굉장히 센 木의 기운을 내뿜습니다. 이 강한 木의 기운이 당연히 사람들 마음에도 작용하겠죠? 뭔가 일을 벌이려고 하고 굉장한 속도로 목표에 다가가려고도 하고 그러다가 일이 틀어지면 분노하기도 하고. 이런 게 木의 기운이 강할 때 사람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일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다음 주면 이런 木의 기운장 안으로 들어가기에 우리 마음도 木의 리듬을 타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작이 어려우신 분들, 마음만 있으신 분들, 목표를 세우지 못하시는 분들.(대출 광고 멘트 같네요^^) 이런 분들은 이 木의 힘을 빌어서 그동안 펼치지 못했던 일들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럼 이번 일주일을 좀 볼까요?
月 |
火 |
水 |
木 |
金 |
土 |
日 |
甲 |
乙 |
丙 |
丁 |
戊 |
己 |
庚 |
午 |
未 |
申 |
酉 |
戌 |
亥 |
子 |
이번 주의 천간은 木-火-土-金, 지지는 火-金-水으로 이어집니다. 욕망의 흐름이자 정신적인 것, 무형적인 것에 해당하는 천간은 木火土金의 순서로 배치되어 있네요. 월요일에 일주일의 계획을 세워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건 어떨까요? 일주일 동안 지킬 수 있는 목표를 정확히 잡고 실천 방법들을 세세하게 만든다면 좋을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반면 현실적이면서 구체적인 일상, 유형적인 것을 의미하는 지는 火金水의 순서입니다. 한여름-가을-겨울을 머릿속에 떠올리시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여름의 기운, 수목금은 가을, 토일은 겨울. 이렇게 보면 이번 주에 구체적인 일상에서는 여름의 한껏 키운 작물들을 가을에 수확해서 겨울을 나기 위해 저장해야 하는 리듬과 비슷한 일들이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각각의 사주구성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전체적인 판세를 이렇다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그러니까 주초는 활동력이 왕성했다가 주중은 일거리가 많은 시절이고 주말은 좀 쉬면서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맞을지는 장담 못합니다.^^)
甲木, 乙木 - 어퍼컷 주의와 걷기
목사람들에게 이번 주는 좀 고달픈 한 주가 될 전망입니다. 계속해서 힘을 빼는 일들이 생길 가능성이 크고 그 일들은 주말에 가서야 좀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초에 木의 기운이 들어와서 힘을 받기는 하겠지만 火의 기운으로 써야 할 일들이 생겨서 그쪽으로 기운이 빠지게 될 거고 주중엔 계속해서 木의 기운을 빼는 火의 기운과 木을 치는 金의 기운이 들어와서 힘이 빠지는 와중에 어퍼컷을 맞을 위험도 있습니다. 그리고 금요일에는 일이 한꺼번에 몰아닥쳐서 몸과 마음을 힘들 게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이렇게 버티면 주말엔 목사람들을 충전해주는 水의 기운이 들어오기에 그렇게 나쁜 일주일의 흐름일 거 같지는 않습니다. 대신 水기운이 들어오는 주말엔 집에서 뒹구는 것보다는 등산을 간다든지 산책을 오랫동안 한다든지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여요.
丙火, 丁火 – 분주한 일주일, 불 조절하기
화사람들에게는 아주 분주한 일주일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주중에 지지에 들어와 있는 가을의 기운이 화사람들에게는 재성, 즉 일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반면 주초에 해당하는 월요일, 화요일에는 내 스스로가 가진 힘이 늘어나는 시절이라 이때는 자칫 잘못하면 사고수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화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양의 기운이 센데 그걸 북돋는 여름의 기운이 펼쳐지니까 뻗치는 양기 때문에 사고를 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조심조심.^^ 차라리 주초에는 전략으로 좀 쉬거나 충전을 하면서 주중에 올 일들을 대비하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을걷이를 하려면 그만한 힘이 필요하니까요. 화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주말에 관계 때문에 힘든 일이 펼쳐질지도 모릅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내 기운을 좀 누그러뜨리는 전략을 펼치는 게 어떨까요?^^
戊土, 己土 - 힘쓰는 일주일, 변화를 도모하기
토사람들에게 일주일은 내가 기운을 많이 내야 하는 시절이 될 전망입니다. 주중의 가을 기운, 즉 식상을 써야 하기 때문에 말을 많이 하거나 구체적으로 일을 시작하고 만들어가야 하는 일들이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게 주말에 가서 결과물에 돌아올 가능성이 크고요. 대신 주초에는 토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인성의 기운이 들어와서 힘을 비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금요일이 토사람들에게는 좋은 하루가 될 거 같은데 천간과 지지가 모두 나에게 힘을 주는 土기운이 왕성한 하루이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土의 성질들, 매개하고 조화롭게 하는 힘들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또 이때 자신에게 변화의 리듬을 주는 것도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머리를 자른다든지 여태까지는 해보지 않은 일들에 자기를 맡겨본다든지. 아마도 이날만큼은 그런 일들을 해도 마음도 몸도 고달프지 않은 하루가 될 겁니다.
庚金, 辛金 - 으쌰으쌰 일주일, 존재를 가볍게 하기
금사람들에게는 주초만 잘 보내면 주중과 주말엔 내게 힘이 되는 상황들이 많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초엔 관성, 즉 사회적인 관계들에서 시련이 생길 수 있지만 그것만 지나고 나면 金의 기운들이 들어와서 금사람들에게 힘을 보태줄 전망입니다. 대신 조심해야 하는 건 금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이 더욱 늘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고집을 부린다든지 자기주장을 너무 강하게 해서 상대방을 다치게 하는 일들이 벌어지는 일입니다. 金의 날카로운 기운들이 늘어나는 때이니만큼 그것들만 조심한다면 좋은 일주일이 될 전망입니다. 금사람들이 가을을 만나는 때이기에 좋은 배치인 셈이죠. 하지만 주말엔 그 힘들을 흘러나갈 통로가 생길 겁니다. 식상의 기운으로 바위를 물처럼 흘러가게 한다는 생각으로 주말에 임하면 좋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壬水, 癸水 - 도움의 손길들, 흘러가기
수사람들에게 일주일은 어느 때보다도 도움의 손길이 많은 시절이 될 전망입니다. 주중과 주말에 金水기운이 수사람들을 살찌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물의 지혜를 발휘해서 이것들이 자꾸 고이지 않도록 흘러가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은 쉽게 흘러가지만 동시에 쉽게 고이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이렇게 나에게 힘이 붙는 시절엔 특히 한곳에 이 기운들이 머물지 않도록 하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이 넘치니 자꾸 퍼주는 형국이 좋다고나 할까요. 반면 주초에는 힘이 좀 빠지기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관성과 식상의 기운이 있어서 그것들이 내 힘을 빼놓는다고 할까요. 이런 것들만 유념하면 수사람들에게 이번 일주일은 힘이 나는 일주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드라망 기상도
월요일 : 위클리 만세력
편집자 시성과 붕어의 마지막 위클리. 그동안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화요일 : 약선생의 철학관
이번 주에는 겨울 특집(응?)으로 약선생이 권하는 책 여덟 권을 만날 예정! 어떤 책일지 궁금하다면 화요일을 기대하시라~! (철학관 구경 가기)
수요일: 몸과 정치 ⑤
매주 원고독촉에 시달리며 밤늦게까지 글을 쓰는 필자의 모습에서 괴로움이 느껴진다.^^ 몸과 글 그리고 정치는 어떻게 만날 수 있는 것일까. 이 물음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몸과 정치 보러가기)
목요일: 서당데이 – 혈자리서당, 본초서당
베개를 잘못 베고 자서 생긴 목의 통증엔 바로 이 혈(穴)이 최고다! ‘전곡’(前谷)이라는 혈자리가 여러분을 찾아간다!(혈자리서당 보러 가기)
물-스토리의 마지막? 물 많은 팔자의 필자가 들려주는 물-이야기. 그 마지막 편이 시작된다.(약빨이 궁금하시다면!)
금요일: 편집자들의 소개코너
점점 말라가며 얼굴에서 붕어의 자태를 잃어가고 있는 편집자 붕어의 음악소개! 이번을 마지막으로 블로그 편집일을 떠나는 그녀의 고별무대. 어떤 bgm들이 깔릴 것인가.(편집자의 소개코너 보러 가기)
토요일 : 간지데이
간지 나는 간지-이야기의 마지막, 계수-스토리가 찾아간다. 앞으로는 지지-이야기가 시작되려나?^^(간지나고 싶으신 분들은 클릭클릭)
다음 주 월요일 : 절기서당 특집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절기서당 멤버들의 공식(?) 뒷담화! 24절기를 쓰면서 생긴 에피소드들과 1년간 절기원고를 진력생산하기 위해 그들이 쏟은 피땀에 관해 들어본다. 절기서당 특집,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커밍 순~!(절기서당 글 보러 가기)
이번 주도 북드라망 블로그와 알찬 일주일 보내시고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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