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새로운 시작
안녕하세요. 편집자 시성입니다. 편집자 붕어가 만사를 다 팽개치고(?) 따뜻한 나라(태국)로 여행을 떠난 현재, 서울엔 눈이 펑펑 내립니다. 어떻게 지붕을 내려앉지 않으셨는지, 별 탈은 없으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있는 남산 밑은 빙판천국입니다. 산 밑이라 칼바람이 휘몰아 치더니 땅이 꽁꽁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아침엔 옆집 할머니와 나란히 눈을 치우면서 안면을 트기도 했습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사실 어제(29일) 제가 있던 공간이 이사를 했답니다. 원래 있던 곳에서 무척이나 가까운 곳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이사하는 날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와서 책을 나르고 가구를 옮기고 하더니 반나절 만에 뚝딱 이사가 완료됐습니다. 역시 인해전술이 짱!^^ 그런데 새로운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마음이 편안한지. 이사를 다 하고 뜨끈한 방바닥에 등을 지지면서 한숨 잤다는. 그리고 일어났더니 이사를 했다는 사실도 까마득하게 느껴졌다는. 왜 이러는 걸까요?^^ 아무튼 손수 차를 몰고 오셔서 이삿짐 나르는 것을 도와주시고 청소와 정리를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비로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넙죽!
생각해보니 이번 주가 2012년의 마지막 주이기도 합니다. “벌써?” 물론 절기력으로 따지자면 다음 해인 계사(癸巳)년은 입춘이 지나야 시작되지만 그래도 1년이라는 마디가 끝나고 새로 시작된다는 느낌이 팍팍 듭니다. 더구나 지난 주 목요일에 1년 총 회계를 하고 났더니 진짜 뭔가 한 마디가 마무리됐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1년 총 회계’ ‘망년회’ ‘결산’ 이런 것들을 하는 걸까요? 그런데 재밌는 건 연초에 있었던 일들이 정말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놈의 기억력이 이러나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웃기기도 했습니다. 시간의 힘이 이렇게도 세구나. 돌아보면 1년 동안 어떻게 지내왔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지내왔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바쁘게 산 거, 그게 그리 나쁜 것만도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그 힘으로 지나갈 것들은 지나간다!^^ 올 해의 마지막이자 다음 해의 시작이 같이 있는 이번 한 주 동안 무엇을 하실 생각이신가요? 전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일들을 처리하면서 보내게 될 거 같습니다. 새로운 공간에서 낮잠을 쿨쿨 자면서 말이죠.
아무튼 다들 2012년, 고생하셨습니다.^^
위클리 만세력
사실 이번 주가 절기력으로는 2012년의 마지막 달이 시작되는 일주일입니다. 1월 5일 토요일 소한(小寒)이 되면 계축(癸丑)월이 찾아오고 그로부터 약 1달 뒤인 2월 4일 입춘이 되면서 계사(癸巳)년이 시작됩니다. 요 한 달 동안 절기상으로는 가장 추운 소한-대한이 찾아옵니다. 겨울이 가장 춥게 느껴지는 달. 癸丑월. 그래서 오늘은 癸丑일주에 대해서 좀 알아볼까 합니다. 뜬금없이.^^
은근한 고집과 끈기가 있으며 추진력과 용기가 있다. 사람을 가려 사귀는 타입으로 좋은 사람과 싫은 사람의 구분이 명확하다. 믿음직스럽고 조용한 성격으로 남들로부터 칭찬받으며 선량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남들에게 뒤처지는 것을 싫어하고 끝까지 일을 완벽하게 해낸다.
ㅡ김동완, 『사주명리학 완전정복』, 동학사, p.310
사주명리를 좀 공부하신 분들은 벌써 눈치 채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나와 있는 내용들은 대부분 丑土의 성질이 많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소처럼 묵묵하게 일하는 것과 끈기. 믿음직스럽고 조용한 성격. 선한 성품. 요런 것들이 소를 생각하면서 우리가 떠올리는 이미지들입니다. 그런데 왜 사람을 가려 사귀는 타입이라고 한 것일까요. 아마도 이건 丑土가 가지고 있는 계절적인 성향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丑土는 음력 12월의 땅을 의미합니다. 이 언 땅의 마음이 癸丑일주에도 그대로 담겨 있는 것이지요. 겨울의 언 땅은 뭐든지 받아주는 땅의 포용력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꽉 닫혀 있는 마음이라고 할까요. 이런 것들이 사람을 냉철하게 분별하고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하려는 마음으로 드러난다고 본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겉으로는 굉장히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 바로 癸丑일주이기도 합니다. 물론 주변의 다른 글자들도 같이 봐야하겠지만 기본적으로 癸丑일주는 언 땅 위에서 조용히 흐르고 있는 시냇물로 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손을 담그기만 해도 깜짝 놀랄 만큼 차가운 물! 주변에 癸丑일주를 가지고 계신 분이 없어서 임상사례를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이미지만으로는 지금처럼 눈이 펑펑 오는 한 겨울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 물이 녹아서 흐르면 본격적으로 생명의 약동이 시작되는 봄이 찾아옵니다. 봄은 얼었던 물이 풀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즉, 그 물이 봄의 생명을 깨우는 생명수이기도 하다는 말이죠. 주변에 癸丑일주를 가진 분들이 계시면 관찰해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언 땅인지 생명수인지.^^
그럼 2013년 첫 번째 일주일이 어떤지 좀 살펴볼까요?
月 |
火 |
水 |
木 |
金 |
土 |
日 |
丙 |
丁 |
戊 |
己 |
庚 |
辛 |
壬 |
寅 |
卯 |
辰 |
巳 |
午 |
未 |
申 |
이번 주 천간은 火-土-金-水로, 지지는 木-火-金으로 흘러갑니다. 구체적인 일상을 의미하는 지지에는 봄(木)과 여름(火)의 기운이 가득합니다. 반면 우리들의 정신적인 흐름을 의미하는 천간은 여름(火)에서 가을(金)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습니다. 천간의 이러한 변화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건 발산의 벡터에서 수렴의 벡터로 전환되는 여름과 가을처럼 마음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절묘한 타이밍이지 않습니까?^^ 2013년이 시작되는 시기에 찾아오는 마음의 변화. 새로운 시작을 알리듯이 木火의 기운이 찾아오는 시기. 자, 이때 뭔가 새롭게 마음을 먹으라는 천지의 계시처럼 보이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이번 주 많은 사람들이 또 원대한 계획들을 시작하고 3일도 되지 못해서 과거의 자신으로 되돌아온 것을 발견하면서 괴로워하게 될 겁니다. 다들 아시리라 믿어요.^^ 하지만 그게 마음의 본래적인 성질이기도 합니다. 생생불식(生生不息)하는 것. 생명이 있는 한 쉬지 않고 생겨나고 생겨나는 것. 그게 마음의 행로라고 합니다. 그러니 마음이 3일이라도 한결 같은 리듬을 갖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신기한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정화스님은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3일 뒤에 또 마음먹으면 되지 않습니까?’^^
甲木, 乙木 - 한잔 빨고 하자!
목사람들에게 지지(구체적인 현실)로 들어오는 것은 비겁과 식상의 기운입니다. 이때는 친구들과 어울려 소주 한잔 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더구나 식상의 먹을 복도 들어오니 딱이지 않습니까?^^ 먹고 수다 떨고. 특히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이런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수요일 戊辰일엔 화요일(1월 1일)에 놓아둔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올 수도 있습니다. 일주일의 후반부로 갈수록 정신적으로 극을 당하는 상황들이 펼쳐지기도 할 겁니다. 그러나 이번 달이 壬子-癸丑월이라는 점을 기억해두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목사람들에게는 인성이 두둑하게 들어오는 계절이기도 하니까요. 이 인성의 기간 동안 나는 어떤 나무로 1년을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면 좋은 답을 구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丙火, 丁火 – 일단 받고 보자!
화사람들에게 지지는 인성과 비겁의 리듬이 펼쳐집니다. 실제로 31일 월요일에 엄마가 반찬을 싸들고 온다는 통보를 받은 저로서는 이 리듬을 믿지 않을 수가 없네요.^^ 화사람들에게 초반엔 이런 도움의 손길이 다가올 것으로 보입니다. 후반에 들어오는 비겁은 목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친구들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저도 오랫동안 못 본 친구들이 이때쯤 만나자고 성화이니 이것 또한 저의 리듬이기도 하네요.^^ 정신적으로는 나를 표현하려고 하는 리듬, 뭔가를 마무리하고 싶다거나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싶은 마음들이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천간으로 들어오는 식상과 재성의 기운이 그런 마음들을 불러일으킬 겁니다. 이럴 때 공간배치를 새롭게 해보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단, 화사람들에게 겨울은 관성의 기운, 극을 당할 수 있는 기운장이 펼쳐지는 계절이라는 점을 유념해두세요. 사람들과의 관계를 좀더 유연하게~ 가져 갈 지혜를 짜내보아요.^^
戊土, 己土 - 중재는 나의 힘!
토사람들에겐 관성과 인성의 기운이 지지로 들어옵니다. 현실에서 극을 당하는 상황이 펼쳐지는 초반과 지원군이 등장하는 후반. 아니면 극을 당하는 상황이 절묘하게 나를 탐구하는 인성으로 작용하게 되는 사건들로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원수가 나를 살게 한다!^^ 사실 토사람들에게 겨울은 무척이나 바쁜 계절이기도 합니다. 재성이 빵빵하게 들어오는 절기이기 때문이죠. 겨울의 땅이 봄을 준비하듯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 토사람들에게 癸丑월도 그런 바쁜 움직임으로 다가올 전망입니다. 이럴 때는 토가 가지고 있는 중재의 힘을 발휘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도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것이라 그것들을 어떻게 매개하고 조정하느냐에 따라 강도가 달라지니까요. 그런 점에서 겨울이야말로 土의 지혜를 발휘해야 하는 계절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庚金, 辛金 - 몸을 보존하라!
금사람들에게 지지는 재성과 관성입니다. 여러 차례 이야기한 것 같지만 재성에서 관성으로 넘어가는 것이 가장 힘이 많이 드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내가 내는 힘의 결과물(재성)과 나를 극하면서 다가오는 관계들(관성). 유형에서 무형의 힘으로 전환되는 라인. 이게 재성과 관성이 전환되는 국면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일주일의 초반은 힘을 많이 써야 하는 일들이, 후반에는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에 고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힘이 좀 빠지는 소식을 전해드리자면 겨울에 금사람들이 병을 앓기가 쉽다고 하네요. 金에서 水로 기운이 빠져나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쉽게 지치게 되고 설사를 동반한 질병들을 앓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일주일의 흐름 또한 만만치 않으니 금사람들은 일단 몸을 보존한다는 생각을 먼저 품어야 할 거 같습니다.
壬水, 癸水 - 고임 금지!
수사람들에게 식상과 재성의 기운이 지지에 펼쳐집니다. 구체적으로 현금이 손 안에 들어올 팔자라고나 할까요?^^ 식상은 먹을 복이기도 하지만 현금유통력이라고도 합니다. 대신 재성은 축적된 잉여에 해당되는 것이기도 하죠. 이번 일주일은 바로 이런 식상과 재성의 흐름이니 돈과 관련된 일이 펼쳐질 가능성이 큽니다. 천간의 흐름은 재성-관성-인성의 흐름으로 여기에도 돈이 있네요.^^ 대신 戊辰일에는 뿌리가 단단하게 박힌 土, 즉 관성이 세게 들어오기 때문이 이날은 좀 몸을 사리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이날만 넘기면 인성에 대한 욕망으로 생전 펼쳐보지도 않은 책을 들추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한 가지 기억해야 될 것은 癸丑월도 물기가 많은 달이다보니 몸이나 생각이 물처럼 고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흘러가지 않고 정체되는 것. 요걸 어떻게 흘려보낼까가 수사람들이 이 겨울에 발휘해야하는 지혜가 아닐까 싶네요.^^
북드라망 기상도
월요일 : 위클리 만세력
2013년 첫 주가 시작되는 시점에 찾아가는 위클리 만세력! 1년의 계획을 위클리 만세력과 함께 하리라는 다짐 같은 것을 해도 좋을 듯! 소박한 아니 탐욕스러운 편집자의 욕망이다.^^
화요일 : 휴재 (1월 1일 신정)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수요일: 몸과 정치
필자가 낸 『대동서』의 한 구절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던 지난 주. 그는 어떤 정치 이야기를 들려줄까. 그의 안티 팬(?)들은 다시 그의 글을 습격할 것인가. 기대된다.^^(몸과 정치 보러가기)
목요일: 서당데이 – 본초서당, 혈자리서당
새끼손가락의 비밀, 소충(少衝)혈이 찾아온다.(혈자리서당으로 고고씽)
이제 글을 막 쏟아내기 시작한 본초서당의 멤버들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궁금^^(약빨이 궁금하시다면!)
금요일: 편집자들의 소개코너
편집자 붕어가 음악소개 코너마저 내팽개치고 날라버린 이 상황에서 내가 대신 한자를 써야하는 상황. 그런데 나도 왜 이렇게 음악을 소개하고 싶어지는 걸까. 아무튼 어떤 소개코너가 등장할지 아직은 미지수^^(다음번에 붕어에게 한자소개를 맡기는 것도 흥미진진해 보인다.)
토요일 : 절기서당
대한이 소한집에 찾아갔다가 얼어죽었다는 이야기가 등장하는 소한(小寒)이야기가 찾아간다. 커밍 쑨~!(절기서당 글 보러 가기)
그럼 2013년도 북드라망 블로그와 함께 해 주실거라 믿고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다음 주에 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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