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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이야기 ▽/북드라망은 지금

1월 둘째주 소개코너 - 자유로운 영혼들의 노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1. 11.
편집자의 Weekend 소개코너

 

뮤직매니아 붕어's

"후리스타일특집"

 

 

안녕하세요, 붕어입니다. 2013년에 처음으로 돌아온 뮤직코너네요. 이번에 무슨 주제로 음악을 소개해드릴까 이래저래 고민이 많았습니다. 요새 다소 괴팍한 음악을 듣고 있는지라 한밤중 잠 못 이룰 때 들을 만한 음산한 리스트로 골라볼까 했지만, 아무래도 희망찬(?) 새해부터 그런 음악소리는 부적절하다 사료되었습니다(-_-;). 그래서 택한 것이 후리스타일입니다. (‘후리’라는 말은 ‘프리스타일’이라고 할 때의 Free를 재미있게 부르는 말이지요^0^)


저는 평소에도 그냥 마음 가는 대로 팍팍 일을 저지르지 못하고 늘 계산하는 타입인데요. 그래서인지 음악을 들을 때도 차분하게 꽉 짜인 멜로디가 아니면 쉽게 귀에 들어오지가 않습니다(ㅠ). 그런데 어떤 노래들은 이런 편협함이 마구 자극합니다. 잘 세공된 ‘상품’을 비웃기라도 하듯 제멋대로 튀는 노래들! 음악적 규칙들을 무시한다는 뜻에서가 아니라, 아름다운 멜로디도 심오한 음악성도 아닌 노래하는 자의 자유로운 영혼이 가장 1순위로 전달된다는 의미에서요. 이 ‘후리한’ 노래들을 듣고 있으면 그냥 저절로 흥이 나고 유쾌함에 전염됩니다. 2013년은 이 노래들처럼 즐겁게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늦게 찾아온 만큼 나름 빠방하게 준비해보았습니다만, 아무쪼록 음악이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네요(*^^*).

 

* <더보기>를 누르시면 음악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1. 기타를 멘 ‘멋대로’ 청춘- The Kooks의 <Inside/Outside>

 

The Kooks는 2006년 영국에서 떠오르는 샛별처럼 돌풍을 일으키며 데뷔에 성공한 밴드입니다. 제가 소개해드리려는 <Indside/Outside>도 이때의 데뷔앨범입니다. 그 이후의 행적이 성공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저는 다른 앨범과 비교해서도 이 첫 번째 것이 가장 강렬하다고 느낍니다. 신기한 게, 이 앨범을 들으면 참 ‘대충’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총 14개의 트랙이 실려 있지만 러닝타임이 40분이 채 안 됩니다. 2~3분 안에 곡들이 모두 끝나버리거든요(-_-;). 짧게짧게 할 말만 하고 건너뛰는 이 쿨한 청년들~

 


 

The Kooks를 처음 알았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보컬의 특이한 음색이었습니다. 이것이  삑사리인가 원래 창법인가?! 네, 구별 불가능합니다. 라이브 동영상을 봐도 알 수가 없습니다(;;). (공연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밴드!) 그만큼 The Kooks의 음악세계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것은 잘 다듬어진 보컬이나 아름다운 멜로디가 아닙니다. 하지만 기타를 다루는 솜씨만큼은 일색이지요. 독특한 리듬감과 독특한 리프, 누가 쫓아올까 싶어 서둘러 끝내버리는 속도감 등등, 그것들이 불러일으키는 감성은 뭐랄까...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고 싶어 하는 청춘의 모습입니다. 이 ‘대충대충’이야말로 이들의 진정한 매력인 셈이에요. 1분 30초밖에 되지 않는 이 앨범의 1번 트랙은 ‘Seaside’인데요. 초장부터 이미 자신들의 정체를 탄로하고 있습니다(^^;). “바닷가로 가고 싶니? 모두가 가길 원한다고 굳이 말하지 않을게. 난 바닷가에서 사랑에 빠졌어.(Do you want to go to the seaside? I'm not trying to say that everybody wants to go. I fell in love at the seaside.) 여실 없이 통기타 들춰 메고 여자 꼬시려고 해변으로 나선 청년들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 청년들이 아무 생각 없이 ‘바다의 왕자가 되고 싶어 오예’를 외치고 있는 게 아닙니다. 9번 트랙인 ‘Naive'에서, 순진한 모습으로 늘 상처 주는 그녀에게 그게 너의 True인지 False인지를 묻다가 마지막에 “날 놓지 말아줘. 너의 연을 붙잡아.(Just don't let me down. Hold on to your kite.)라고 덧붙이는 모습은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이들은 정말로 대충대충 살겠다는 게 아니라, 상처와 분노를 모두 자기들의 방식대로 껴안고 가려는 그런 '자유로운' 상태가 아닐까요?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습니다. 대신 Inside와 Outside 그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고 있는 긴장감이 있습니다. 매력적인 영국식 억양은 덤입니다. 저의 완소밴드이니 잘 감상해주세요().

 

 

 

 

2. 지리산 유기농 인생 - 사이의 <아방가르드>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워낙 유명한 분이지요! 홍대에서 활동하다가 경남 산청으로 직접 귀농해서 가난한 농사꾼과 자유로운 음악인의 삶을 동시에 꾸리고 있는 ‘사이’입니다. 스스로를 ‘지리산 유기농 밴드’로 소개하는데, 이것처럼 딱 들어맞는 타이틀도 오랜만에 본 것 같아요. 정말 유기농 채소밥상을 드시고 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음악은 정말 유기농입니다. 어떻게 아냐구요? 들으면 그냥 압니다(*-_-*).

 

앨범 제목이 아방가르드입니다. 사용하는 악기는 우크렐레와 리코더와 목소리가 전부인데요. 하지만 저는 이 앨범을 처음 접했을 때 정신이 번쩍했습니다. 헉! 이런 게 진짜 ‘자유’구나! 공부하다보면 낱말들을 관념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경향이 생깁니다. 자유나 대안, 진정성 같은 말들이 특히 그렇지요. 그런데 사이의 음악은 소수자들에 ‘대해’ 노래하는 게 아니라, 소수적 삶으로 스스로가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는 진짜 발자국 소리입니다. 자본주의를 비판하는데 비장한 관념은 필요 없다! 나 자신이 유머러스해지는 것만큼 효과적인 무기는 없다! 제가 사이의 노래를 듣다가 이 사람 정말 범상치 않는 사람이구나를 느꼈던 것은 '아방가르드 개론 제1장'이라는 노래에서였습니다. “우주와 깨달음을 찾아 해매는 이여, 자유와 고독을 노래하는 방랑자여, 그대는 석유 없이 하루라도 살 수 있나? 그대는 진정 쓸모 있는 남편인가?” 그리고 이어지는 주옥같은 말씀. 집에 가서 물어봐~ 우우우~” 공책에 베껴 적기라도 하고 싶은 명문입니다. 네,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저의 삶이 얼마나 자유로운지를 가늠해주는 것은 저와 함께 사는 사람들이라는 것을요(^^;).

 

 

여하튼, 이 앨범은 두고두고 들을 만합니다. 듣다보면 빵 터지기도 하고, 마음 찔리기도 하고, 괜히 눈물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절대로 무거워질 수 없는 우크렐레와 리코더 소리에 기분이 유쾌해집니다! 주옥같은 명곡이 너무 많아서 무슨 노래를 걸어야할지도 모르겠네요. 17개의 트랙이 빼곡이 차있는 앨범 전체를 듣기를 권해드립니다.

 

 

 

 

보너스트랙 - Of Monsters and Men의 ‘King And Lionheart’ (강심장이 되라!)

 

코너를 마감하기가 아쉬워서 음악 한 트랙만 더 걸고 갑니다. Of Monsters and Men은 작년에 데뷔한 아일랜드 밴드인데, 제가 격하게 아끼는 친구들이지만 (앨범을 들어보세요 정말 한 곡도 버릴 게 없어요ㅠㅠ) 프리스타일에 끼기에는 ‘미친 존재감’이 살짝 부족해서 빼놓았습니다. 하지만 이 곡의 가사만큼은 꼭 소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곡 제목에 나와 있는 Lionheart는 용맹스러운 사람을 뜻합니다. 그런데 이 앞에 붙는 설명이 재미있어요. 이 6인조 밴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여기를 아무 결핍 없이 채우는 것만큼 자유롭고 강할 수는 없다고 노래합니다. 자유롭게 살아라, 너를 위해 살아라, 행복해져라. 수많은 명령어가 우리를 부추기지만, 진짜 행복이라면 유예될 수 없습니다. 행복을 찾아 무조건 앞으로 달려가라는 세상에게 일갈하기, "WE ARE HERE TO STAY!" 화를 내든 싸우든 몸부림치든 지금 이곳이 우리에게는 가장 자유롭다는 거(*^^*).

 

 

 이 도시를 점령해버려, 그들은 분명 걱정해야겠지.

하지만 이 문제에 관해서라면 너에게 제대로 가르쳐줬다고 생각해.

우리는 뛰지 않을 거야, 뛰지 않을 거야, 뛰지 않을 거야.

우리는 뛰지 않을 거야, 뛰지 않을 거야, 뛰지 않을 거야.

 

Taking over this town, they should worry,
but these problem aside I think I taught you well.

That we won’t run, and we won’t run, and we won’t run.
That we won’t run, and we won’t run, and we won’t run.

 

한겨울 밤하늘 속에서 배를 타고

푸르게 빛나는 도시의 불빛들을 내려다 봐.

그들은 기다리지 않아, 기다리지 않아, 기다리지 않아.

우리는 여기 머물 거야, 여기 머물 거야, 여기 머물 거야.

 

And in the winter night sky ships are sailing,
looking down on these bright blue city lights.

And they won’t wait, and they won’t wait, and they won’t wait.
We’re here to stay, we’re here to stay, we’re here to stay.

 

울부짖는 유령인 그들이 다시 나타나

두려움이 쌓여 있는 산 속에서

하지만 너는 왕이야, 나는 용감한 사람이고.

 

용감한 사람.

 

Howling ghost they reappear
in mountains that are stacked with fear
but you’re a king and I’m a lionheart.

 

A lionheart.


 

 

 

괴물이 무섭다고? 우리가 바로 괴물이다! (Of monsters and men)

괴물이 무섭다고? 우리가 바로 용감한 괴물들이다! (Of monsters and men)

 

 

네, 저의 야심찬(?) 후리스타일 음악소개도 끝이 났습니다.

(헥헥, 세 개나 소개하려니 진이 빠지네요)

2013년도 음악과 함께 즐거운 나날들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도 활기찬 신년맞이 되세요★

 

다음 주는 북드라망 매니저의 '만화코너'가 돌아옵니다.

두근두근 기대만발!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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