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24 [한문이 예술] 어쩌면 곤란한 한자들 어쩌면 곤란한 한자들 1.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말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와 문자는 우리의 생활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유행어로 사회를 분석하거나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세대를 구분할 수도 있다. 그리고 시기마다 많이 사용되거나 더이상 쓰이지 않는 말이 생기기도 한다. 이를테면 나는 80년대에 과외 금지로 비밀과외를 의미하던 ‘몰래바이트’, 못생긴 사람을 말하는 ‘옥떨메(옥상에 떨어진 메주)’같은 말을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모두 개인 휴대폰을 쓰게 되면서 ‘집전화’가 뭔지도 모르는 아이들도 많아졌다. 이렇듯 한자도 긴 세월동안 만들어지고 사라진 것들이 있다. 한 가지 예시로 ‘옥’이 있다. 초기 중국의 문화 집결지인 화북지방은 넓은 평원이어서 귀금속이 아주 적었다고 한다. 그나마 보석에 가까.. 2024. 8. 8. [한문이 예술] 한자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 한자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 “왜 이렇게 달라요?” 수업을 마무리 할 때마다 오늘 배운 한자를 써보는 시간을 갖는다. 아이들 대부분 한자를 쓰는 일이 익숙하지 않아서 네모난 칸 안에 몇 번 써보는 것 조차 어려워 하는데, 더구나 배운 한자랑 모양이 다르다고 투정을 부리는 경우도 있다. 수업에서는 갑골문으로 잔뜩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눴는데, 정작 오늘날 사용하는 해서체는 수업에서 다룬 모습과 다르니 그럴만도 하다. 아이들이 느끼는 괴리감은 이 뿐만이 아닐 것이다. 수업에서 한자가 가지고 있는 고대 사유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결국 아이들이 사용하고 만나게 될 한자는 오랜 시간 속에서 의미가 바뀌어온 오늘날의 그것일테니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 언어나 문자의 모양과 의미는 자연스럽게 변한다. 최근.. 2024. 7. 8. [한문이 예술] 예술적(?) 동양고전 예술적(?) 동양고전 예술, 정체를 밝혀라! 아이들이 가끔 수업에 들어오며 질문을 한다. “선생님! 오늘은 뭐 만들어요?” 수업은 한문을 가르치지만 어떤 작품이나 발표 형식으로 결과물을 내기 때문에 아이들이 뭔가를 만드는 것이 익숙해진 것이다. 그래서인지 가끔 내가 미술 선생님으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수업을 하다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내 마음은 어딘가 콕콕 찔리는 느낌이다.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무리 한자와 예술수업의 경계에 있다고는 해도 예술은 나에게 너무나 고원하고 아득하고 ‘알 수 없는 것’이었다. 알수 없는 것….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의 예술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예술’의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기.. 2024. 4. 8. [한문이예술] 한자의 바다에서 작고小 약한 것弱을 길어올리기 한자의 바다에서 작고小 약한 것弱을 길어올리기 수많은 한자들 중에서 오늘날 일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한자는 2천자에서 5천자 정도 된다. 3천자 정도의 간극이 있긴 하지만 이미 30개 남짓 되는 한글이나 알파벳에 비하면 과하게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한자가 사용된 6000년이 넘는 시간동안 만들어졌다가 사라진 문자만 해도 5만자(!)가 넘고, 같은 뜻을 가졌지만 형태가 다른 한자들까지 더하면 8만자(!!)가 넘는다고 한다. 이쯤되면 한자를 만든 사람도 무슨 한자가 있는지 절대 모를 수준이다. 게다가 새로운 형태의 갑골문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고 하니 한자의 갯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말이지 한자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어떻게 지금까지 계속 사용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그런데 .. 2024. 2. 23. 이전 1 2 3 4 ···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