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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690

소설, 첫눈에 반(反)해 보라! 소설(小雪), ‘All in 음(陰)’의 시절 김동철(감이당 대중지성) 첫눈, 알 수 없는 설렘 사람마다 첫눈에 대한 느낌은 조금씩 다르나 ‘설렘’에 있어선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첫눈은 알 수 없는 두근거림을 촉발한다. 도대체 눈이 뭐길래? 눈을 맞으며 그저 황홀해하기만 했을 뿐, 왜 눈에 마음을 빼앗기는지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다. 보통 첫눈이라 하면 연인과의 만남이나 어떤 소원 혹은 기적을 떠올리곤 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첫눈 오는 날 우리 만나자”라는 멘트를 서슴없이 날린다. 이런 행태가 유치해 보일지 몰라도, 나름 의미가 있다. “올해 첫눈은 반드시 애인과 함께 할 거야! (불끈)”와 같이 첫눈은 우리로 하여금 무엇인가를 맞이하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맞이하려는 대.. 2012. 11. 22.
철학에 죽고, 철학에 산다! 질문의 질문을 하라! 철학의 엄밀함 컴퓨터에 악성프로그램이 많아지면, 뒤죽박죽된 프로그램들을 수습하느라 하루 종일 곤욕이다. 그러다 도저히 해결될 기미가 안보이면 세상이 원래부터 없기라도 했던 것처럼 덮어놓고 초기화하곤 한다. 그러면 밤새 푹 자고 일어난 강아지처럼 컴퓨터에 아연 생기가 돈다. 이런걸 보면 초기화한다는 말, 그러니까 모든 것을 처음으로 되돌린다는 것은 그만큼 뭔가를 생기롭게 만든다는 걸 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처음으로 가겠다는 열망은 컴퓨터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아주 가끔은 인생에도 이런 초기화가 있었으면 하는 때가 있다. 특히 병, 배신 혹은 다툼 같은 것들이 예기치 않게 찾아오면, 세상 모든 것이 그 사건에 비추어 보이는지라, 악성프로그램으로 가득한 컴퓨터마냥 인생이 한동안 뒤죽박죽이다. 사건에 대.. 2012. 11. 20.
제이, 당신은 역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밍크 양말 며칠 있으면 제이 어머니 생신이다. 제이가 남동생에게 “넌 선물 뭐 할 거야?” 묻는다. 동생은 엄마에게 뭐 갖고 싶냐고 묻는다. 엄마 왈, 밍크 코트! 힉… 동생은 안색이 창백해진다. 그리고 누나에게 반격을 한다. 누나는 뭐 살 건데? 글쎄… 제이가 머뭇거리는 사이, 엄마가 끼어들어 “밍크 양말!”이라고 소리친다. 이러니 동생이 맨날 투덜거린다. 왜 나만 힘들게 일해야 돼? 왜 다들 누나만 감싸고 도는 거야? 하지만 어쩌겠는가. 신체가 다른 것을. 동생은 일을 하는 신체이고, 제이는 사랑 받는 신체인 것을. 그렇다. 제이에게는 아주 특별한 능력이 있다. 제이와 함께 있으면 숨결이 평온해지고 표정이 온화해진다. 아무리 고집이 세고 뻣뻣한 사람도 제이 앞에서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유연하고 따뜻한 .. 2012. 11. 19.
위클리 만세력 - 정열적이어도 너~무 정열적인 몇 개의 웃지 못 할 단상들 춘추전국시대의 역사를 개괄하는 한 역사책에는 이런 단어들이 등장한다. “진력생산, 학문몰두풍조” 하나는 생산물의 비약적 증가를 표현하고자 했던 말이고 다른 하나는 제자백가시대의 풍경을 표현하고자 사용된 말이다. 항간에서는 감이당의 모토가 저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들려왔다. 원고를 “진력생산”해야 하고 그러자면 “학문몰두풍조”가 조성되어야 한다. 그렇다. 역사는 진정 돌고 돈다. 어떤 방식으로든 변주되어 우리들을 덮친다. “진력생산, 학문몰두풍조”의 역사. 오래도록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을 단어들이다. 덧붙이자면 오늘 청비탐 세미나 시간에 나와 함께 청비탐 조교로 복무하고 있는 편집자 붕어는 이런 멘트를 날렸다. “요즘 20대들은 똥만 만들어내는 기계들이라는 자조적인 말들도.. 2012.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