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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용의 서경리뷰] 선양이냐 세습이냐 선양이냐 세습이냐 토용(문탁네트워크) 세습되는 권력 전근대사회에서 권력은 세습되어 왔다.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벌어지는 치열한 다툼 속에 태자로 세우기 위한 모략과 살인은 다반사였다. 대부분은 장자 계승이 원칙이었으나 왕의 아들이면 누구나 태자가 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자식을 태자로 세우기 위한 후궁들의 암투는 때로 역사를 핏빛으로 물들이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런 일은 춘추전국시대 흔하게 일어났다. 진(晉) 문공이 왕위에 올라 춘추오패로 이름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태자였던 자신의 형 신생이 죽음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세습이 꼭 자식에게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상(商)나라의 경우는 형제 계승이었다. 탕왕 이후 형제로 계승되었는데, 왕이 죽으면 왕위는 동생에게로 간다. 동생이 죽으면 왕.. 2025. 7. 7.
『낭송 연산군일기』 풀어 읽은이 김석연 선생님 인터뷰 『낭송 연산군일기』 풀어 읽은이 김석연 선생님 인터뷰  1. 『연산군일기』를 『낭송 연산군일기』로 풀어 읽고 엮으셨는데요, 다른 실록과 다른 『연산군일기』만의 특징을 꼽으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실록은 선대 왕이 죽으면, 실록청이 설치되고 일정 기간 안에 사초와 시정기 등의 자료를 취합해서, 1차·2차·3차의 검증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연산군은 쫓겨난 왕이라 격을 낮춰 일기청이 설치됐고 『연산군일기』로 편찬됐습니다. 『연산군일기』만의 특징을 꼽자면 편찬자가 중종반정을 성공한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연산군일기』에는 반정의 명분과 정당성을 주장하는 내용이 많이 있습니다. 실록의 첫머리인 총서도 연산군이 어려서부터 얼마나 형편없는 인간이었는지, 임금으로서 얼마나 패악질을 일삼았는지로 시작합니다.. 2024. 4. 29.
『삼국사기』속의 천재지변, 그리고 왕과 나라의 운명 너무나 역사적인 사실들: 자연사와 인간사의 함수관계 #2 ❚ 천재지변과 왕의 죽음 자연은 인간생활에 직접 관계되기도 하지만, 왕의 죽음과 같은 인사(人事)를 천재지변으로 예시한다. 「신라본기」에는 왕의 죽음을 예고하는 이상한 기운들이 기술된다. 『삼국사기』 안에서 이런 것들은 역사적 사실이었다. “제왕이 장차 일어나려고 할 때 하늘은 반드시 상서로운 조짐을 백성들에게 보여주는”(「응동應同편」, 『여씨춘추』) 것처럼 왕이 죽기 직전에도 예사롭지 않은 조짐들이 몰아친다. 지금의 우리는 믿지 않는, 어렴풋한 비의로만 간직한 하늘의 예시와 조짐을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는 적어도 사실로서 인지했던 것이다. 우리가 역사의 영역에 넣지 않고 소설이나 야사의 영역에 넣는 사건이 역사적인 사실로 비중 있게 다뤄진다. * .. 2016. 9. 20.
『삼국사기』 속 고구려의 폭군들 - "이것은 백성의 원수라!" 통치자의 초상 : 정치란 무엇인가? ③ ❙ 잔인한 모본왕의 말로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는 왕의 됨됨이가 기록되어 있다. 인품과 지혜를 갖춘 왕과 포악스럽고 모자란 왕. 다스려지고 다스려지지 않는 것은 이들 왕의 됨됨이에 달려 있다. 특이한 것은 포악스럽고 잔인하면서 모자란 왕들은 예외 없이 신하들에 의해 제거된다는 사실이다. 고구려는 포악한 왕을 용납하지 않았다. 이런 자는 신하들과 백성의 적일 뿐, 천하가 섬기는 왕일 수 없다는 논리가 「고구려본기」를 관통한다. 맹자가 말하지 않았는가? “잔인무도했던 하나라의 걸왕과 은나라의 주왕과 같은 통치자는 일개 평범한, 사나운 남자에 불과하므로 이들을 죽여도 모반죄가 되지 않는다.” 맹자에게 이런 왕은 마땅히 교체되어야 하는 게 정의였다. 고구려 시대, 맹.. 2016.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