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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31

[이주의 문장] "우리는 그의 말뿐 아니라 그의 침묵도 알아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의 말뿐 아니라 그의 침묵도 알아들어야 합니다" 위 인용문 뒤로 일리치는 지옥의 침묵, 소극적인 침묵, 사랑의 침묵 등 침묵의 여러 종류를 말합니다. "언어를 배우는 일은 소리보다 침묵을 배우는 일"이라는 일리치의 이야기가, 소리들이 넘쳐나는 시절을 지나며 잊혀지기 쉬운 '침묵'을 듣는 일로 이끕니다. 2026. 6. 22.
[현민의 독국유학기] 말하며 사는 말하며 사는 혀가 기억하지 않는 언어를 배우는 기분 독일에 산지 네달이 되었다. 마냥 놀러 온 외국인이기엔 가본 데가 좀 많고, 로컬이라고 부르기엔 아직도 안 해본 게 많은 존재가 되었다. 그동안 지하철을 타면 간판에 있는 광고 문장 정도를 읽어낼 수 있게 되었고, 그 사실에 이따금씩 기뻐하며 지냈다. 인터네셔널 셰어하우스에 사느라 영어는 더 늘었다. 하지만 글을 쓰거나 한국 친구들과 영상통화를 할 때, 어려운 한국어 단어들은 종종 까먹는다. 어느 날에는 내가 발을 걸치는 언어들 중 아무것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아 슬퍼하다가, 번역가의 일이 얼마나 고단할지 생각해보며 지낸다. 모국어를 영어로 Mother tongue이라고 하듯이, 혀가 기억하지 않는 언어를 배우는 일은 고난하다. 바닥이 없는 땅에 집을 .. 2024. 9. 11.
[내인생의일리치] 아메바언어에서 삶을 살리는 언어로! 아메바언어에서 삶을 살리는 언어로! 김미영 아~ 스트레스! 친구가 얼마 전 뜬금없이 명상센터에 함께 가자는 제안을 했다. 이유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고’였다. 일에서 겪는 스트레스도 내려놓고 갱년기 스트레스도 좀 극복해보자는 것이다. 지금 여기, 스트레스공화국. 모두들 입만 열면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냐~’ 라고 말한다. 유치원에 다니는 옆집 아이도 쪼그만 입으로 ‘스트레스 짱 나!’라고 말하고, 삶의 모든 경험에 통달했을 법한 팔순의 노모도 ‘스트레스 받아 힘들다’고 말씀하신다. 스트레스는 실적 압박에 짓눌린 회사원이나 경쟁에 내몰린 n포세대 청년만이 독점하는 말이 아니다. 사실 조금이라도 머리가 지끈거리거나 몸이 무거우면 ‘스트레스 때문인가?’하고 의심할 정도로 ‘스트레스’라는 단어는 일상 깊숙이 .. 2024. 4. 19.
"말이 아니면 대화할 수 없는 걸까?" - 완전히 낯선 방법으로 소통하는 법을 배운 1년. 활동보조와 소통(疏通) 일 년 동안 했던 활동보조 일을 마무리 지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한 달 뒤면 이 일을 완전히 그만둔다. 조금 이르기는 하지만 활동 보조 일을 하면서 느꼈던 소회를 적어본다. 1년 동안 여러 명의 이용자들을 만났다. 정기적으로 만났던 이용자들도 있었고, 대타로 일을 하며 몇 명의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이용자를 옮기기 위해 힘을 써야 할 때도, 배뇨 문제를 도와드릴 때도 아니었다. 상대와 소통하지 못한다고 생각될 때 가장 큰 피로감을 느꼈다. 활동보조 일은 다른 어떤 일보다도 상대와의 교류가 중요하다. 물론 여타 서비스업도 상대방과의 관계가 중요하긴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러나 다른 서비스업은 손님을 응대하는 매뉴얼이 일정 부분 정해져 있다... 2016.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