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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배려의 책읽기』- 고전을 읽어간 사람에 관한 책 『자기배려의 책읽기』- 고전을 읽어간 사람에 관한 책 철학책이든, 아니든, 여하간 고전(古典)을 읽으려고 한다면,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까? 당연히 고전을 바로 읽는 것이 가장 좋다. 나는 나름대로 고전을 읽기 시작한 20대 초반부터 그렇게 교육 받았고, 나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며, 여전히 그렇다고 굳건하게 믿고 있다. 고전을 읽기 위해 다른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고전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고전으로 직접 뛰어들어 읽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전’에 관한 그 많은 책들은 모조리 무가치한 책들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인간이 원래 무가치한 일들을 기꺼이 반복해서 하는(해내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그 모든 고전에 관한 책들이 전부 무가치할리는 없다. 고전을 읽어내는 일는 결코 쉽지 않다. 시.. 2019. 1. 30.
[쿠바리포트] 엘람(ELAM)에 가는 여정 엘람(ELAM)에 가는 여정 ​꼬레아나 로까(Coreana Loca)​내가 새해에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스페인어는 다음과 같다. “세구라(Segura, 확실한 거야)?” “뽀르 께(Por qué, 왜)?” “빠라 께(Para qué, 무엇을 위해서)?” 친구 한 명은 염려스러운 목소리로 이렇게 물었다. “왜 이렇게 즉흥적이야? 그 전에는 의대에 갈 생각을 전혀 안 했다가 이렇게 갑자기 마음을 바꾸다니,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전에 이미 의대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처음부터 쿠바에 안 오지 않았을까? 그냥 처음부터 의대에 가지 않았을까? 게다가 나는 언제나 내가 하는 결정의 51%는 내 마음에 달렸고, 나머지 49%는 내 몸이 있는 시간과 장소에 달렸다고 믿는다. .. 2019. 1. 29.
봉사와 완벽의 별자리, 처녀자리 봉사와 완벽의 별자리, 처녀자리 지난여름 지독히도 맹렬했던 더위는, 더위를 물리친다는 ‘처서’(양력 8월 23일 무렵)에 태풍과 함께 모습을 바꿔갔습니다. 바람이 분다는 것은 무언가 새로운 것이 온다는 의미지요. 그런데 작년엔 극심한 더위와 거대한 바람이 만나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자연은 결코 어질지 않다(自然不仁)는 옛 말씀이 생각납니다. 사자자리를 통과하는 동안 우주만물은 마음껏 자신을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그 당당한 양기가 극에 달하자 이제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질문이 일어납니다. 내가 창조한 것들이 충분히 괜찮은 것일까? 내가 과연 그토록 대단한 존재일까? 겸허한 태도로 자신을 돌아보는 음기, 처녀자리가 시작됩니다. 질서와 완벽함 ‘처서’에서 시작하여 이슬이 내린다는 ‘백로’(양력 9월 8일 무렵).. 2019. 1. 28.
아내와 나 - 단축번호 1번, 나누는 사람 아내와 나 - 단축번호 1번, 나누는 사람 결혼한 지 10년 정도 지나고 나니 새삼 첫 만남이 어떠했는지부터 쓰는 건 조금 쑥스럽고 어색하다. 당시 연애의 기억이 가물가물하거니와 같은 고등학교 동갑내기에 같은 대학이라 첫눈에 반했어요, 와는 거리가 멀어 다시 끄집어내는 게 쑥스럽다. 만일 아내도 나와 같은 건축과였다면 우린 ‘건축학개론’과 같은 영화를 찍었을까? 음, 우리는 이제훈과 수지가 아니다. 게다가 아직 두런두런 추억을 곱씹을 만큼 일상이 느리게 흘러가진 않기에 그 시간을 더듬거리는 것도 어색하다. 그래서 굳이 다락에 있는 사진첩을 들춰보진 않았다. 아내와의 이야기는 나의 ‘간증’으로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인생에 큰 목표를 갖고 살아가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지금까지 아내는 나에게 여러 길을 ‘인도’.. 2019. 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