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649 가족, “사무쳐서 찢어지고 찢어진 데서 새고야 마는” 가족, “사무쳐서 찢어지고 찢어진 데서 새고야 마는” 빚 준 자와 빚진 자가이생에 전(全)생의 빚이 꺼질 때까지전생의 빛을 걸고 한집에 모여피와 땀과 눈물을밥과 돈과 시간을 같이 쓰면서 서로의 채무자가 되어 어딜 가든 알려야만 하는 사무쳐서 찢어지고찢어진 데서 새고야 마는 한평생을 써내려가는 빚 좋은 살구빛 탕감 서사 _정끝별, 「가족장편선」,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문학동네, 2019, 57쪽 아이가 생기고 한 가정을 꾸리게 되었지만, 아직 ‘가족’이라고 했을 때 내 머릿속에는 아이-나-애아빠의 구성보다는 나의 부모님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그 다음엔 남동생들(올케들과 조카들이 생기기 전의)이 떠오른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는 부모님이 안 계신 재난상황을 가정하며 동생들을 내가 돌보아야 한다는 이.. 2019. 7. 16. 사악한 책, 모비딕 는 감이당 대중지성에서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학인들께서, 각자가 쓰고 싶은 고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코너입니다. 왜 그 고전에 끌렸는지, 그 고전을 사랑하게 되었는지가 각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짧지만 강렬하게 펼쳐집니다. 고전평론가가 되기 위한 첫발을 내딛는 이 여정에 여러분의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사악한 책, 모비딕 우리가 인생이라고 부르는 이 기묘하고도 복잡한 사태에는 우주 전체가 어마어마한 규모의 장난이나 농담으로 여겨지는 야릇한 순간이 있다.허먼 멜빌, 『모비딕』, 작가정신, 291쪽 문득 우주 전체가 내게 장난을 치거나 농을 건네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내게는 이 글을 쓰는 지금이 그러하다. 어쩌다 을 만났지?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 이 책을 만나기 전에 2년.. 2019. 7. 15. [아기가 왔다] 만들기는 언제쯤? 만들기는 언제쯤? 요즘 우리 딸이 가장 즐겨... 한다기 보다는 할 때 가장 즐거워 하는 놀이는 아빠가 쌓아 놓은 컵을 발로 차며 부수는 놀이다. 아빠는 동심으로 돌아가, 컵 쌓기에 몰두를 하는데, 이렇게도 만들고, 저렇게도 만든다. 나는 컵을 쌓아 만드는 것 자체에 큰 즐거움을 느낀다. 어릴 때는 집에 있는 카세트 테이프를 이용해서 성도 만들고, 벽도 만들고 그랬다. 우리 딸은 언제쯤 부수는 것 말고 만드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을까. 그때가 되면 정말, 방 하나 가득 딸과 아빠가 만든 것들로 채우고 싶다...만, 기대하지 말아야겠지. 뭐 어쨌든, 아빠는 지금도 좋다. 와르륵 무너지는 컵들을 보며 꺄르륵 웃는 것으로도 충분히, 넘치도록 만족한다! 2019. 7. 12. '시각의 세계', 각자가 보는 것은 같으면서 '다른 세계'이다(2) '시각의 세계', 각자가 보는 것은 같으면서 '다른 세계'이다(2) ‘본다는 것’은 나를 어디로 데려가고 있을까? 지난 9월의 글에서 ‘시각의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다. 우리가 무언가를 보고 인식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꽤나 복잡한 과정임을 살펴보았다. 잠시 요약해보면, 우리 눈이 어떤 사물, 앞에서 예를 든 사과를 본다고 해보자. 사과를 본 순간 그 사물의 상은 눈의 망막에 맺힌다. 망막에 맺힌 사물은 전기신호로 바뀌어 망막에 위치해 있는 시각 신경선을 통과하여 우리 뇌의 뒷부분인 후두엽에 전달된다. 후두엽에 전달된 전기신호는 다시 측두엽과 두정엽으로 전달된다. 측두엽에서는 그 사물이 무엇인지, 그 사물의 형태와 모양은 어떤 것인지를 판단한다. 즉 사과의 모양과 형태를 판단하고 예전 경험했던 사과와.. 2019. 7. 11. 이전 1 ··· 402 403 404 405 406 407 408 ··· 9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