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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테로토피아] 에피스테메, 아이러니한 주체탐구의 출발 『말과 사물』 에피스테메, 아이러니한 주체탐구의 출발 세계는 취약하고 위태롭다 숨이 콱콱 막힐 듯한 오후의 햇살이다. 고등학교 시절, 고향 집은 바다와 가까웠다. 여름 방학에는 오후 두 시만 되면 해변에 나가 저녁때까지 바다를 바라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별로 하는 일 없이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며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겼다. 들고 간 라디오를 듣고, 꾸벅꾸벅 졸음이 오면 그대로 돗자리에 누워 잤다. 그러다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깨면 바다에 들어가 실컷 헤엄을 쳤다. 그리고 올라와 모래 속에서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뒹굴었다. 대부분을 그저 멍하니 보냈다. 살갗을 햇볕에 태우고 헤엄을 치고 라디오를 듣고 잠을 잤다. 나미의 ‘빙글빙글’이나 김완선의 ‘오늘밤’ 따위가 흘러나왔다. 그렇게 뒹굴다 마치 .. 2021. 8. 20.
[내인생의주역2] 길섶마다 숨어있는 행운을 만나려면 길섶마다 숨어있는 행운을 만나려면 天風 姤 ䷫ 姤, 女壯, 勿用取女 구괘는 여자가 힘이 센 것이니, 그 여자에게 장가들지 말아야 한다. 初六, 繫于金柅, 貞吉, 有攸往, 見凶, 羸豕孚蹢躅. 초육효, 쇠로 된 굄목에 매어 놓으면 바르게 되어 길하고, 나아갈 바를 두면 흉한 일을 당하리라. 힘없는 돼지는 날뛰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九二, 包有魚, 无咎, 不利賓. 구이효, 꾸러미에 물고기가 들어옴은 허물이 없으나 손님에게는 이롭지 않다. 九三, 臀无膚, 其行次且, 厲无大咎. 구삼효, 엉덩이에 살이 없으나 나아가기를 머뭇거리니, 위태롭게 여기면 큰 허물이 없다. 九四, 包无魚, 起凶. 구사효, 꾸러미에 물고기가 없음이니, 흉한 일이 일어날 것이다. 九五, 以杞包瓜, 含章, 有隕自天. 구오효, 구기자나무 잎으.. 2021. 8. 19.
[청년주역을만나다] ‘동몽(童蒙)’이 구해야 한다 ‘동몽(童蒙)’이 구해야 한다 관장님을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 나에게는 간디학교가 세상 전부였다. 친구들과는 함께 뛰어놀며, 학교 규칙을 어기면서 게임도 하고 학교 밖에 있는 마을 매점에 들락거렸다. 선생님들에게 걸릴까 봐 긴장 속에서 먹던 라면의 맛은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다.^^ 선생님들과도 잘 지냈다. 같이 축구도 하고 장난도 쳤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무례했던 장난들도 쳤다. 수업 시간에 수업 진행을 못 할 정도로 웃고 떠들기도 했고, 둘째가 생긴 남자 선생님에게 야한 농담도 했었다. 어휴…..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 부끄럽다. 이때는 세상 모든 어른이 간디학교 선생님들처럼 나를 이해해주고 혼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학교를 자퇴하고 택견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했을 때 그저 .. 2021. 8. 18.
군자는 어떻게 유배지와 만나는가 (2) - 외부성; 청년 양명의 다섯 가지 중독 왕양명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 슬기로운 유배생활 군자는 어떻게 유배지와 만나는가 (2) 외부성; 청년 양명의 다섯 가지 중독 슬기로운 유배생활 두 번째는 하루헌(何陋軒)입니다. 를 보면 당시 양명의 모습이 부분부분 그려집니다.(바로가기) 저는 양명 선생이 용장에서 어떻게 생활했을까 하는 구체적인 모습도 궁금하지만, 대체 어떤 마음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 이 글은 그런 지점에 관해 많은 것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제가 놀라는 것은 양명 선생의 그릇이랄까요, 그 넓다란 품 같은 것입니다. 결코 호락호락하거나 만만한 기운이 아닌데, 깐깐하고 딱딱한 게 아니라 굉장히 유연하고 포근한 느낌마저 든달까요. 아마도 이건 양명학의 외부성과 통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왕양명에.. 2021. 8.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