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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포토로그] 정읍 여행 정말 오-랜만에 KTX를 타고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것도 생소한 전라도 정읍으로 말이지요! 감이당 화요 대중지성에서 동학농민운동을 배우고 현장 답사를 간 것이었죠. 용산역에서 정읍역까지 1시간 35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역사책에서 머리를 위로 질끈 묶은 전봉준의 사진만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그는 “사리에 밝고 문장을 잘 다루”(『평등과 자주를 외친 동학농민운동』, 이이화 저, 사파리, 88쪽)었다고 합니다. 그저 한 명의 장수(?)인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글을 잘 짓는 사람이라는 사실에 약간은 놀랐답니다. 아무래도 힘만으로는 여러 사람들을 이끌 수 없었겠지요, 문과 무의 조합(!)이 많은 농민들이 전봉준을 따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정읍에는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이 .. 2025. 10. 20.
[청년 사기를 만나다] 〈공자세가(孔子世家)〉, 무너진 시대에서 펼쳐낸 인간의 길[道] 〈공자세가(孔子世家)〉, 무너진 시대에서 펼쳐낸 인간의 길[道]규창(고전비평공간 규문) 1.사마천을 통해 다시 본 공자 《논어(論語)》는 공자의 제자들이 기록한 공자의 가르침 모음집이다. 여기에다 그 가르침을 소화하고자 했던 제자들의 좌충우돌이 함께 담겨 있다. 따라서 《논어》를 읽는 재미는 공자의 위대한 가르침을 이해하는 데에만 있지 않다. 《논어》를 읽으면 읽을수록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나누는 공부하는 일상이 눈에 들어온다. 가르침의 내용도 그렇지만, 공자와 제자들 사이의 케미도 매우 인상적이다. 그들의 배움은 미리 정해진 것을 답습하는 활동이 아니다. 자신의 삶을 고민하고, 함께하는 이들과 나누는 과정이 곧 그들의 배움의 내용이자 배움이 펼쳐지는 장(場)이었다. 그러나 공부하는 삶과 별개로, 공자에.. 2025. 10. 17.
[내가 만난 융] 감응하고, 기도하고, 작업하라! 연금술과 전이 감응하고, 기도하고, 작업하라! 연금술과 전이 정기재 (사이재)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문젯거리가 되지 않는다면 어떤 해답도 있을 수 없다." (카를 구스타프 융, 『카를 융, 기억 꿈 사상』, 조성기 옮김, 김영사, p270)깊은 절망에 빠지거나 고독에 빠졌을 때, 민담 속 주인공들은 모험을 떠난다. 모험은 보통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고독한 주인공이 홀로 떨쳐 일어나는 영웅의 길이요, 다른 하나는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이 되는 왕자와 공주의 이야기다. 나는 어쩐 일인지 후자에 더 마음이 간다. 동화 속 공주나 왕자는 늘 어딘가에 갇혀 있다. 높은 탑, 야수가 되는 저주, 깊은 잠… 그들은 어두운 돌탑 안에 갇혀 스스로 문을 열 수 없다. 물론 지금 우리는 마법에 걸리거나 탑에 갇히지는 않는다.. 2025. 10. 16.
[스톡홀름 이야기] 오로라 관광 오로라 관광Yeonju(인문공간 세종) 스웨덴에도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오로라다.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의 댓글들을 보면 직접 보는 것에 비할 바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 대부분이다. 스웨덴으로 이사 오며, 당연히 나도 매년 이번 겨울에는 오로라를 보러 북부로 가봐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늘 겨울이다가오면 한국 귀국 일정에 마음이 들떠 정신이 없다. 한국에 다녀와선, 업무를 한참 하다 보면 어느새 부활절 휴가 기간(4월초)이 코앞이다. 그러면 ‘이번 겨울에는 꼭 가야지’ 하다가 매년 미루어진 것이 ‘오로라 관광’이었다. 막상 스웨덴에 살다보니 언제든 기차 타고 반나절만 가면 볼 수 있는 오로라보다는 가슴 뛰는 귀국 일정이 더 우선시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에서도 자기 동네 관광지는 거의.. 2025. 1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