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기 시작할 때 생각나는 곡
_ 스매싱 펌킨스(the smashing pumpkins)의 "tonight, tonight"
정승연(『세미나 책』 저자)
날씨가 따뜻해지면, 더워지면, 쌀쌀해지면 듣는 음악들이 있다. 딱히 의식적으로 생각해서 그러는 건 아니다. 그냥 오래도록 음악을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감각이 생기게 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듣고보니 마침 날씨가 어떻게 되어있는 식이다. 크게 나눠보면 봄에는 90-2000년대의 일본 노래들, 여름엔 각종 메탈과 전자음악들, 추울 땐 포스트록과 클래식들인데, 사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훨씬 복잡해진다. 추운데 비오는 날, 쌀쌀한데 쨍하게 맑은 날, 끈적하게 더운 날과 푹 젖어서 꼼짝도 못하는 더운 날 등등 각각의 날마다 생각나는 노래들이 대부분 있다. 그럴 듯한 이유가 있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정말이지 그냥 자연스럽게 생긴 습관에 가깝다.
딱 이 무렵이면 자주 듣는 곡이 있는데 오늘 소개할 스매싱 펌킨스의 ‘tonight, tonight’이다. 예전에 소개한 적 있는(링크) 전설적인 앨범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에 수록된 곡이다.
가사가 좀 의미심장한데,
Time is never time at all
You can never ever leave
Without leaving a piece of youth
And our lives are forever changed
We will never be the same
그렇다. 삶이란 결국 쉼없이 변하는 것이고, 지금 있는 것은 결국 사라질 것들이다. 추워지기 시작할 때 이 곡이 생각나는 건 아마 ‘1년’의 죽음에 해당하는 겨울이 곧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한 해가 저문다는 건 다시 무언가 변하리라는 의미니까. 마침 기타도, 베이스도, 드럼도 전부 소리끝이 둥글게 깎여있어서 듣기에 부담스럽지 않고, 어쩐지 따뜻한 느낌도 받는다. 일을 마치고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서 전철역을 향해 걸어가며 듣기에 딱 좋은 느낌이랄까? 그 걸음 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무언가가 죽고, 떠나고, 다시 태어나고, 도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면 더 좋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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