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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노래

[지금, 이 노래] 한여름에 붉게 빛나는 레드벨벳 : 레드벨벳 – 빨간 맛 / Surfin‘ Boy

by 북드라망 2026. 8. 21.

한여름에 붉게 빛나는 레드벨벳 
: 레드벨벳 – 빨간 맛 / Surfin‘ Boy

송우현(문탁네트워크)

 

 

 

 

 

 

 

 

 

‘레드벨벳’(RedVelvet)은 어느덧 데뷔 12년을 베테랑 걸 그룹이다. 센터인 아이린을 필두로 이름을 알린 그룹이며, 출중한 춤과 노래 실력뿐 아니라 내는 앨범 전반의 퀄리티가 매우 높기로 유명하다. 나 또한 앨범 단위의 작업물을 꾸준히 내오는 모습과 앨범 수록곡이 모두 퀄리티가 높다는 점에서 레드벨벳을 눈여겨봐왔다. 특히 레드벨벳은 ‘여름’ 하면 떠오르는 걸 그룹 중 하나인데, 아마 그는 2015년에 발매했던 싱글 ‘Ice Cream Cake’의 흥행과, 그보다 더 거대한 흥행을 기록한 2017년의 미니앨범 <The Red Summer>의 타이틀 ‘빨간 맛’의 덕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Ice Cream Cake’이 여름과 잘 어울리는지는 잘 모르겠다. 약간 호러스러운 샘플과 날카로운 사운드가 ‘납량특집’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긴 하지만, 여름과 ‘찰떡’이라고 하기엔 거리가 있게 들린다. 오히려 추운 겨울에 들으면 괜찮은 느낌도 든다. 굳이 겨울에 먹는 아이스크림의 매력이랄까. 반면 ‘빨간 맛’은 그야말로 여름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자고로 케이팝 팬이라면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여름에 반드시 이 곡을 들어줘야만 한다. 앨범커버부터 강렬한 빨간 색을 볼 수 있는 이 곡은 아주 깊게 울려 퍼지는 킥 드럼과 아주 시원한 공간감이 강조된다. 전반적으로 아주 묵직하고 강렬하지만, 그런 반주 위에 멤버들의 보컬이 얹어지면서 약간의 상큼함이 더해진다. 마치 시원하고 짜릿한 콜라 위에 약간의 레몬즙을 뿌려 산미를 더한 느낌이랄까. 밸런스가 딱 알맞게 잡힌다. 

오랜만에 음악을 집중해서 들었더니 주접을 떨게 된다. 아무튼 그런 레드벨벳이 이번 여름에 신곡으로 찾아왔다. 미니앨범 <Velvet Summer>의 타이틀, ‘Surfin’ Boy’다. 내가 인상 깊었던 건 다른 여름 곡들만큼 강렬한 사운드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루비한 베이스라인 위에서 쉐이커나 퍼커션 사운드가 얹어져 하와이같은 휴양지를 떠올리게 하는데, 후렴에 들어가면 폭발적으로 시원함이 터진다. 후렴과 벌스의 강세 차이, 완급 조절이 이 곡의 핵심인 셈이다. 그뿐이랴, 뮤직 비디오나 무대 영상을 보면 멤버들의 관록이 서린 표정 연기, 여유로운 안무와 노래를 확인할 수 있다. 아, 케이팝 시장에서 이렇게 담백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는 게 얼마 만이던가! 최근엔 여름 시즌의 특성 때문인지 사운드와 안무, 멤버들의 기백까지 아주 자극적으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Surfin’ boy’는 그야말로 여유롭고, 비교적 힘을 약간 뺀 인상을 준다. 그러면서도 후렴에 터지는 이 시원함! 그래, 어쩌면 나에게도 그런 약간의 여유 혹은 완급조절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여유가 생겨서 이런 곡의 디테일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던가. 아무튼 정말 더웠던 올 여름의 마지막은 이 곡과 함께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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