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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이야기 ▽/북드라망의 책들

사건과의 만남은 사유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 신간 『주디스 버틀러의 세계』가 출간되었습니다!

by 북드라망 2026. 10. 30.

사건과의 만남은 사유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 신간 『주디스 버틀러의 세계』가 출간되었습니다!



주디스 버틀러.
이 이름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젠더 트러블』? 젠더 수행성? 페미니즘? 동성애? 혹은…… ‘어렵다!’ ^^;;

봄날의박씨에서는 그동안 주디스 버틀러를 만나 보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던 분들, 버틀러의 사유의 궤적이 궁금한 분들은 물론이고, 하나의 사유는 어떻게 세계와 조우하며 변해 가는지 알고 싶으신 분, 타자와 연대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을 위한 최적의 안내서가 나왔습니다! 바로 이선현 선생님의 책 『주디스 버틀러의 세계』입니다!

그런데 이선현 선생님에게도 버틀러는 처음부터 반가운 철학자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모태신앙으로 자라 교회가 가장 익숙하고 안전한 세계였던 저자에게 버틀러는 자신이 살아온 세계와 너무나 멀리 떨어진 사람이었습니다. 박사논문을 준비하던 중 버틀러를 연구해 보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실제로 공부를 시작하기까지 상당한 기간을 망설였다고 해요.

왜 그렇게 두려웠을까요? 버틀러를 읽다 보면 지금까지 자신이 믿어 온 것이 흔들릴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질문이 생겼습니다. “정작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읽기 시작합니다. 찬성하기 위해서도, 반대하기 위해서도 아니고요. 일단 버틀러가 실제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요. 그렇게 『젠더 트러블』부터 하나씩 읽어 나가자 뜻밖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우리는 버틀러를 흔히 ‘젠더 수행성’을 말한 철학자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버틀러의 관심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젠더에서 인종과 타자의 문제로, 9·11 이후에는 전쟁과 폭력의 문제로, 다시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누가 더 불안정한 삶을 살게 되는가라는 문제로 질문이 계속 옮겨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박탈당한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 연대할 수 있는지,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지 않는 정치가 가능한지를 묻습니다.

이런 버틀러의 사유의 궤적을 가만히 따라가 보면 한 가지가 보입니다.
버틀러는 계속 세계를 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바꾸어 온 철학자였다는 것이죠.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이론만으로 그것을 설명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현실이 던지는 질문 앞에서 자신의 이론을 고치고, 넓히고, 때로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도 『주디스 버틀러의 철학』이나 『주디스 버틀러의 사상』이 아니라 『주디스 버틀러의 세계』입니다. 버틀러가 무엇을 주장했는지를 정리하는 것보다, 그가 어떤 세계를 보고 있었는지, 왜 그 순간 그런 질문을 던졌는지를 함께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질문은 버틀러에게서 우리에게로 돌아옵니다.

나는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너무 쉽게 판단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와 다른 사람의 말을 정말 들어본 적이 있는가.  
누구의 삶은 중요하고 누구의 삶은 덜 중요하다고 나도 모르게 여기고 있지는 않은가.

『주디스 버틀러의 세계』는 주디스 버틀러의 사유에 찬성하거나 반대하기 전에, 그 사람이 바라본 세계에 한번 들어가 보자고 권합니다. 낯선 세계에 들어갔다가 다시 돌아오면, 원래 살던 세계도 전과 똑같아 보이지는 않을 테니까요. 바로 이 책의 저자 이선현 선생님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젠더를 둘러싼 갈등과 혐오, 전쟁과 폭력, 불평등과 불안정한 삶이 계속되는 오늘, 우리가 사랑하거나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과도 어떻게 하나의 세계를 함께 살아갈 것인가를 질문하고 보여 주고 함께 사유해 가는 책, 『주디스 버틀러의 세계』는 지금, 서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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