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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노래

[지금, 이 노래] 행성적 소리의 향연 _ MONO의 Everlasting Light

by 북드라망 2026. 10. 2.

행성적 소리의 향연 _ MONO의 Everlasting Light

정군(『세미나 책』 저자)

 

 

“2020년대 들어서 K-뭐시기 열풍이 분다고 하지만, 적어도 음악 분야에서 우리는 일본의 깊이감을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말을 나 스스로도 가끔 하기는 하지만, 이건 정말 이상한 문장이다. 지난 세기, 급격한 산업화의 영향 때문인지 우리 ‘K’는 모든 걸 산업적으로 환원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래서 마치 ‘음악’ 같은 예술 분야도 따라가네 마네 하는 식으로 말하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일까? 우리는 정말로 ‘음악’을 완벽하게 ‘산업’으로 만들어버렸다. 이는 이른바 ‘대중음악’뿐이 아니다. 연주자 개개인의 마음가짐이나 태도 등으로 들어가면 전혀 다른 사정이 있겠지만, 클래식 음악마저도 콩쿨 스타들을 연속으로 배출하면서 ‘K-클래식’이라는 요상한 ‘산업’이 되고 말았다. 처음엔 그게 정말 낯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요즘은 딱히 그런 자의식조차도 없다. 그게 ‘예술’을 대하는 우리 (이른바) ‘민족’의 속성이라면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나. 그렇다고 내가 아이돌을 안 좋아하는 것도 안니다. 나 역시 보아부터 QWER까지, 시기별로 좋아하는 아이돌이 늘 있었으니까. 각설하고, 어쨌든 처음에 쓴 저 문장은 정말 이상한 문장이기는 하지만, 순전히 이상하기만 한 문장은 아니다. 그러니까 나름 진실을 담고 있는 발화라는 말이다. 오늘 소개하는 MONO 같은 밴드를 볼 때면 저런 ‘이상한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고 만다. 1999년 결성 이후 가사 하나 없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거의 매년 100회 이상의 월드투어를 도는 밴드를 우리는 가져본 적이 없다. 신해철이 활동할 때의 NEXT를 여기에 견줘볼 수는 있겠지만, 그조차도 언제나 이른바 ‘대중성’이라는 걸 고려하지 않고서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걸 너무 잘 알았다.

2010년대 초반이었던가? 친구의 추천으로 MONO의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 정말이지 엄청난 충격을 두 번에 걸쳐 받았던 기억이 난다. Sigur Rós와 같은 장르(포스트록)임에도 훨씬 강한 폭발력이 좋았다. Sigur Rós를 들을 때면 늘 느꼈던 ‘뭔가 부족한데’ 싶었던 부분이 꽉 채워지는 느낌이었달까? 그 대단한 음악에 충격을 받고 정보를 찾아보다가, 이 대단한 음악을 하는 밴드가 일본밴드라는 점에 또 한번 놀라고 말았다. 물론 그렇다고 이런 밴드가 한국엔 전혀 없었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주말 밤, 홍대 클럽들 곳곳에서 이와 비슷한 음악을 하는 밴드들이 한둘쯤은 있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오래, 지속적으로, 자신의 음악을 해갈 수 있는 환경이 우리에게는 없다. 지금보다 어릴 때는 그 점이 통탄스럽기도 하였지만, 이제는 딱히 그런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아마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이제는 정말로 ‘국가’와 ‘산업’을 척도로 생각하는 습속이 많이 옅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한국이 세상에서 ‘아이돌’을 독보적으로 잘 만드는 나라가 되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밴드’를 잘 하는 나라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건 마치 우리 부모가 ‘이러저러하면 좋겠다’고 바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감각이다. 그러니까 약간의 ‘불운’ 정도라고 생각하면 그만이랄까?

게다가 우리는 너나할 것 없이 점차 곤란해져가고 있는 이 행성의 유기체들이라는 점에서, 국가고 산업이고 문화고 구분해봐야 별 의미가 없다. ‘좋은 것’을 두고 남의 것, 내 것 따위 구분할 이유가 없다. 음악이든, 글이든, 그림이든, 정신문화든, 뭐든 ‘좋은 것’을 그러모아야 간신히 버틸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MONO를, 10월에 소개하는 건 이유가 있다. 전에 소개한 바 있는 Spitz(링크)가 겨울에서 봄으로 바뀔 때 듣기에 딱 좋은 음악이라면 MONO는 가을 전체를 커버하고 초겨울까지가 딱 좋다. 유튜브 공식계정에 들어가면 공연영상부터 뮤직비디오까지 다양한 음악들을 들을 수 있으니 한번씩 들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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