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이 되는 습관, 복습
2026년 3월 12일, 넷플릭스에 <버진 리버> 시즌 7이 공개되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잉?’ 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버진 리버>가 뭐여? 웅성웅성). <버진 리버>는, 사실은 저도 왜 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 근데 저에겐 어쨌든 봐야겠고, 봐야 하는 그런 미드입니다. 사실 이 드라마의 새로운 시즌을 기다리는 이유는 빨리 이 드라마가 완결이 나길 기다리고 있어서이기도 합니다. 얼른 끝을 보고 확실하게 헤어지고 싶은 그런 마음인 것이랄까요.
이런 가운데 저에게는 병통이 하나 있으니 새로운 시즌을 보기 전에 가능한 앞의 전 시즌을,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직전 시즌만이라도 복습을 한 번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버진 리버>의 새로운 시즌이 나왔음에도 아직 시작을 못하고 있는 와중에 갑작스런 현타가 왔으니, 그것은… ‘아이고, 이것아! 책을 좀 그렇게 읽었으면 오죽이나 좋으랴!’였습니다(흑).
해…해서 오늘은 독자님들과 함께, 곧 만나게 되실 오선민 선생님의 신간 『나의 한반도 석기시대 순례기』와 무관할 수 없는, 앞서 출간된 오선민 선생님의 책들을 한번 복습하는 시간을 가져 보려고 합니다. 복습이 ‘복(福)이 되는 습(習)’이 되길 바라며, 시작해 볼까요?

① 『슬픈 열대, 공생을 향한 야생의 모험』, 『신화의 식탁 위로』,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 이렇게 세 권을 준비해 주세요.
② 가로 열쇠, 세로 열쇠의 해답을 위 세 권의 해당 쪽수에서 찾아보세요. 문제는 해당 쪽수의 본문 일부를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③ 이 크로스퍼즐은 책들을 다시 한번 펼쳐 보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정답이 빤히 보이더라도(^^) 꼭 책에서 답을 찾아 주세요.
④ 정독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요런 과정에서도 독자님들께 새롭게 찾아가는 문장이 있을 거라 믿습니다(화이팅!).

[가로 열쇠]
1.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도 ○○○-남자가 나온다. 몸과 다리는 새인데, 윗부분이 머리가 벗겨지고 딸기코인 아저씨다.(『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 419쪽) 날기도 하지만, 인간의 말도 한다. 지하 세계에서나 현실 세계에서나 다 살 수 있고 도서관이 집이다.(414쪽)
2. 레비-스트로스는 호모 사피엔스가 타자와의 공생에서 택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라고 합니다. ○거나 삼키거나! ○○의 방식은 우리 사회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을 경계하고, 죄인이나 환자를 격리하며, 정상을 기준으로 비정상을 없애려는 노력 같은 것 말입니다. (…) 레비-스트로스는 인류학의 관점에서 홀로코스트를 특별한 일이라고 보지 않았습니다. 역사의 어떤 민족들에게서나 발견되는 ‘○○’의 한 종류라고 보았습니다.(『슬픈 열대, 공생을 향한 야생의 모험』, 100쪽)
3. 야생○○를 먹던 이들이 야생○○가 되었습니다. 신화는 먹는 자와 먹히는 자가 얼마든지 교체 가능하다고 봅니다. (…) 인간과 야생○○의 교환 변신은 그들이 먹는 것과 짝짓는 것을 혼동했을 뿐만 아니라, 거기에 정신없이 빠져들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신화의 식탁 위로』, 168쪽)
4. 므야바족은 카스트로 조직되어 있습니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첫째, 귀족들이 그들 가문(家紋)에 대등한 문신이나 형판을 몸에 채색하면서 그 서열을 표시한다는 점인데, 특히 ○○○○에 대단한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 그들에게 ○○○○은 자신들을 자연종 중의 으뜸으로 만들어 줄, 인류관과 문명관을 온몸으로 새기는 행위였습니다. ○○○○이란 “자연에서 문화로, 무정신의 동물로부터 문명화된 인간으로의 이행을 나타내는 경계선”이었어요.(『슬픈 열대…』, 157~158쪽)
5. 린은 가마할아범에게 ○○도 하지 않는 센을 야단칩니다. 유바바의 사무실에 들어가려 할 때에는 문고리도 노크를 안 한다며 야단칩니다. 이후에 미야자키는 센이 꾸준히 마주치는 존재에게 ○○를 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 ○○란 타인의 존재를 하나하나 느끼고 가는 일이고, 타인의 문제가 내 문제이기도 함을 이해하는 일입니다.(『미야자키…』, 299~300쪽)
6. ○○○○ 신이치는 『신화, 인류 최고의 철학』에서 레비-스트로스가 생각한 인류의 무의식을 정리했습니다. ○○○○ 신이치가 참고한 것은 『신화학』입니다.(『슬픈 열대…』, 125쪽)
7. 『슬픈 열대』를 읽은 뒤로 저는 ○○○에 대한 정의를 새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란 그날이 그날 같은 이 일상을 다르게 보려는 노력입니다. 노력이기 때문에 완료는 없고요. 그냥 마음먹기에 그쳐서도 안 됩니다. 무엇보다 타인의 관점을 배우려고 애써야 합니다. 그러니 ○○○ 공부는 반드시 누군가와 함께해야겠지요. 같은 책을 다르게 읽고 있는 그와 함께,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는 훈련을 열심히 해야 합니다. ○○○ 하기란 이런 노력의 장에 몸을 풍덩 빠트리는 일입니다.(『슬픈 열대…』, 8쪽)
8. 레비-스트로스는 신화의 기호들이 양서류적이라고도 했습니다. 물에서도 뭍에서도 사는 ○○○처럼 신화가 선호하는 이미지들은 특정한 분류 체계에 완전히 갇히지 않기 때문입니다.(『신화의 식탁…』, 118~119쪽)
9.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이 중요하다. 털 없는 원숭이인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끊임없이 양육자와 ○○을 마주하며 어떤 아들로, 어떤 학생으로, 어떤 직장인으로서 자기를 만들어 간다. 인간에게 ○○은 자기를 특정한 문화의 주체로 변용시키기 위한 도구다. 동시에 자기와 마주하는 이에게 특정한 모습이 되기를 요구하는 장치다.(『미야자키…』, 208쪽)
10. 오줌을 누는 마히토에게 화장실 창문 밖으로부터 찬란한 달빛이 쏟아진다. ○○은 더러운 일이 아니다. 온 생명의 순환에서 보면 들어간 것은 나와야 하고, 먹은 것은 뱉어져야 하며, 산 것은 죽어야 한다. (…) 새 삶은 새 똥을 필요로 한다.(『미야자키…』, 444쪽)
11. <붉은 돼지>는 어떠한가? 여기서는 ○○○○이기보다는 돼지가 되는 것이 낫다고 결단한 한 인간이 전투기로 사람을 웃긴다. 붉은 돼지는 전쟁이란 인간들이나 하는 것이라며, 돼지는 다른 목적 때문에 하늘을 난다고 자랑스러워한다.(『미야자키…』, 33쪽)
12. ○○○○○이란 말이 있습니다. 자기 종(種)을 먹는 행위를 포함해서, 폭식으로 자타의 경계가 무너지는 상황을 가리키는 말입니다.(『신화의 식탁…』, 24쪽)
13. ○○○란 중세의 ‘집’ 개념으로 “두 젠더가 만나는 장소와 거소, 즉 부엌이라든지 토지, 재산 등을 의미하며, 아이들은 물론이고 종과 손님까지 포함하는 전 가족”을 뜻합니다.(『슬픈 열대…』, 242쪽)
14. ○○○○○라는 것은 우발적 필요와 우연적 조건에 따라 주변에 놓인 것들을 갖고 즉흥적으로 물건 등을 만드는 기법을 뜻한다. 레비-스트로스는 인류의 이야기 만들기 기술이 기본적으로 ○○○○○라고 한다.(『미야자키…』, 65쪽)
15. 모노노케 ○○도 아시타카만큼 눈이 크다. 표정 ‘변화’로만 놓고 보면 신과 인간 중에서 최고로 으뜸이 바로 모노노케 ○○다. 그녀는 증오에 사로잡힌 눈으로 아시타카를 노려본다. 하지만 나중에는 싫은 인간들과 좋아하는 아시타카 모두를 인정하면서 기쁜 얼굴로 숲으로 돌아간다. 이 영화에서 가장 멋진 장면은 모노노케 ○○가 들개를 타고 아시타카를 내려보며 함께 살아갈 것을 약속할 때이다.(『미야자키…』, 256쪽)
16. 키키와 가장 닮은 캐릭터는 미야자키가 바로 다음에 작업하게 되는 <붉은 돼지>의 ○○○다. ○○○는 마법사는 아닌데 저주를 받아 반인반돈(半人半豚)이 된다.((『미야자키…』, 172쪽)
17. 카프카는 「가장의 근심」이라는 작품에서 대단히 독특하고 하이브리드 한 놈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과거가 없고 미래가 없는 이 녀석의 이름은 ○○○○○인데요. 시작도 끝도 없는 존재, 즉 영원히 사는 존재입니다. 녀석은 모든 장소에서 불쾌하다는 취급을 받지요.(『슬픈 열대…』, 247쪽)
18. 인간은 바로 그다음, 문득 홀연히 창발하고 만 자기로서 우주 만물의 조화를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 인간의 모든 사고는 이렇게 전체적 사유를 가동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요, (…) 높음이 있다면 낮음이 있어야 하고, 밝음이 있으면 어둠이 있어야 하고,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어야 한다는 식입니다. 이러한 전체적 조화가 ○○○입니다.(『신화의 식탁…』, 54~55쪽)
19. 미야자키 하야오 역시 지로 인생에서 아름다운 모습만 남겼다고 할 수 있다. 영화 내내 지로와 카프로니는 비행기의 꿈은 아름다운 것이며, 비행기도 아름답다고 말한다. 마지막 꿈에서 카프로니는 지로의 ○○○이 아름답다고 결론 내린다.(『미야자키…』, 401쪽)
[세로 열쇠]
1. 먹는 것 자체만 놓고 보면 ○○○○도 엄청 먹는다. ○○○○가 가짜 금으로 음식을 사서 문제가 되는 것일까? ○○○○는 대가를 바라고 금과 음식을 등가 교환하려 했기에 관계의 망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상대가 누구인지를 굳이 누구인지를 굳이 따지지 않는 절대적 호의로 먹을 것을 얻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는 폭식을 한다.(『미야자키…』, 278쪽)
2. ○○란 감각적인 것의 관념적 사용입니다. ○○-사과는 특정한 이야기와 함께 작동을 개시합니다. 이야기 안에 있는 다른 ○○들과의 관계성 속에서 의미가 산출됩니다. (…) ○○란 다른 ○○들과 구성해 내는 그 맥락 속에서만 의미를 발휘할 수 있기에, 해석은 구성의 우발성에 전적으로 기대게 됩니다.(『신화의 식탁…』, 43쪽)
3. ○○○이란 지층의 다채로운 무늬를 다루는 학문입니다. 이 무늬는 그 장소에 우연히 놓은 지질 구성 성분들이 우발적인 지구 내부의 압력에 의해 만들어지죠. 지구가 지층의 무늬 같은 것을 기획하거나 계산할까요? 자연 전체의 힘 관계에 목적이나 방향을 부여하는 존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풍경의 존재함, 사건의 출현함 자체에 어떤 선험적인 목적을 두지 않음을 뜻합니다.(『슬픈 열대…』, 59쪽)
4. 1932년까지 뉴기니 중앙 산악 지역은 지구에서 알려지지 않은 마지막 몇 지역 중의 하나였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지배를 받기 전 이 지역에서 살았던 부족들 사이에서는 ○○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가까운 친척의 시신을 먹는 것은 고인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표현하기 위해서였어요. 그들은 고인의 살과 내장 그리고 뇌를 익혀 먹었고, 빻은 뼈를 채소와 함께 조리해 먹었습니다.(『슬픈 열대…』, 101쪽)
5. 마히토 입장에서 가장 큰 일은 기리코가 대왕 물고기의 배를 가르라고 시킨 것이다. (…) 갑자기 튀어나온 장기들에 맞아 그만 피를 다 뒤집어쓰고 기절하고 만다. 깨어난 마히토는 이 물고기의 몸을 먹고 ○○○○가 자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히토는 자신이 잡은 물고기의 내장탕을 먹고 생기를 얻은 ○○○○들이 하나둘 하늘 위로 떠오르는 것을 보고, 작품에서 처음으로 큰 미소를 짓는다.(『미야자키…』, 439쪽)
6. 이 공장 사람들을 피콜로 씨의 ○○로 만들어 주는 것은 무엇인가? 미야자키는 이들이 함께 밥을 먹는 장면을 보여 준다. 공장에서 각자 자기 맡은 바 비행기 제작을 하기 전에, 이들은 먼저 각자 면도 삶고 소스도 만들고 식탁도 차리면서 함께 밥을 만들어 먹는다. 미야자키는 한 끼의 밥에 들어가는 많은 손들의 아름다운 협업을 신나게 그린다.(『미야자키…』, 185쪽)
7. 갑자기 괴물이 나타난다. 얼굴은 사람인데 짧은 팔에 하반신이 드레스 자락처럼 펄럭이는 ○○○ 포뇨다. 포뇨는 물고기도 사람도 아닐 뿐만 아니라 바닷속에서 태어났으면서도 육지를 꿈꾼다.(『미야자키…』, 340쪽)
8. 인류 최초로 먹음이 기록된 장소로 떠나 보겠습니다. 구석기 인류의 손길이 가득한 원시의 ○○입니다. 선호된 대상들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 벽화에는 많은 동물들이 거대하게 그려져 있습니다.(『신화의 식탁…』, 21쪽)
9. 미야자키, 하면 역시 ‘○○’다. 미야자키의 작품에는 실제로도 ○○ 피우는 인물이 많이 나온다. <천공의 성 라퓨타>의 도라 할머니라든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온천장 마녀 유바바처럼, ○○에 찌들어 있는 중년 아저씨보다 ○○를 즐기는 할머니들이 미야자키와 더 닮아 보인다.(『미야자키…』, 454쪽)
10. 인류는 유럽 최북단에서부터 남아메리카 최남단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발자국을 찍어 왔습니다. 그렇다면 레비-스트로스가 ○○로 다시 돌아간 것은 ‘남아메리카’를 연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원시의 발걸음대로 여전히 걷고 있는 인류의 현재가 궁금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왜 꼭 ○○여야 할까요? 인류 정신의 원풍경은 동일하다면 유럽에서 조사를 해도 될 텐데 말이지요.(『슬픈 열대…』, 209쪽)
11. 이 책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적 사고를 탐구한다. (…) ○○○○에서는 인간과 동식물, 심지어 광물이나 바람 등이 영혼의 일시적 처소라는 점에서 존재론적으로 동등하다. 곰이나 버섯이 창발하는 영들의 거대한 생태계 안에서 사람과 다투고 화해하며 때로 결혼을 한다. ○○○○은 살아가는 저마다가 자기 조건과 능력에 따라 일하고 서로의 필요에 따라 나누는 공생의 삶에 주목한다.(『미야자키…』, 8쪽)
12. 보너스 문제입니다(^^). 레비-○○○○.
13. 서구 문화에서 ○○는 마을 바깥의 존재이다. 어떤 규율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롭고 방탕한 자기 욕망의 주체다. (…) 키키는 자유롭지도 않고 제멋대로도 아니다. 누군가 자신을 필요로 해주기를 빵집에서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 미야자키는 ○○가 배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배달이야말로 누군가의 목적을 위한 수단적 노동인데, 그렇게 타인의 욕망 성취를 돕는 이야말로 주인공이라고 한 것이다. 자기 욕망을 보고 날지 않는 자야말로 ○○다.(『미야자키…』, 176쪽)
14. 우산도 ○○○도 그 자체로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라는 점에서 사소하다. 이렇게 사소한 것을, 그렇게 작은 아이들이, 어떤 이에게 준다. 그럼으로써 다투었던 간다와 사쓰키 사이에는 우정이 싹트고, 소녀와 나무의 신 사이에는 인연의 길이 닦인다. (…) <이웃집 토토로>의 우산과 ○○○는 작은 존재들에게 세상이 얼마나 크며, 그 안에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존재란 얼마나 다양한지를 가르친다.((『미야자키…』, 126쪽)
15. 2022년 칸국제영화제 초청작 <브로커>를 만드신 고레에다 ○○○○ 감독은 가족 이야기를 많이 다룹니다. 저는 <어느 가족>(2018)이라는 작품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버림받은 아이를 주워다 기르는 좀도둑 가족 이야기인데, (…) 할머니와 부부, 딸이나 아들 모두 서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을뿐더러 도둑질을 가르치거나 앵벌이를 시키면서 (…) 저마다 밝힐 수 없는 사연을 가지고 이용하기도 하고 돕기도 하면서 ‘우리’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나갑니다.(『신화의 식탁…』, 221쪽)
16. 몸을 갖고 태어난 이상, 한순간도 멈춤 없이 타자를 받아들이고 바깥으로 뭔가 내보내며 살아야 합니다. 이 여정에 중단은 없습니다. 먹기와 뱉기 자체가 쉼 없는 순환이고, 그 순환의 거대한 장 안에서 ‘자기’라는 것은 덧없이 ○○하는 일시적 상태로 나타납니다. 나와 남을 결정적으로 가를 수 있는 그런 선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신화의 식탁…』, 10~11쪽)
17. 레비-스트로스가 처음으로 발을 내딛은 남아메리카의 도시는 ○○○○○○○입니다. 이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레비-스트로스는 뜨거운 대륙이 아니라 자신의 상태 변화를 냉정하게 바라보았습니다. 자신이 변하고 있었던 거지요. (…) ○○○○○○○에서 길은 가게나 부엌의 연장이기도 하고, 가축과 이방인이 함께 말을 섞고 먹을 것을 주고받는 공동적 공간이었습니다.(『슬픈 열대…』, 93쪽)
18. 서아프리카 모시족의 북소리 언어를 연구한 인류학자 가와다 준조는 ○○○ 사회의 구술성을 적극 평가하면서 그들이 문자를 거절한 이유를 하나하나 밝혀냅니다. 첫째, 가와다 준조가 보기에 문자는 의사소통 매체일 수가 없습니다. 인간관계를 중개하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슬픈 열대…』, 227쪽)
19. 신화란 오직 노래되고 음미되는 그 순간의 각자에게만 의미가 있습니다. 신화는 이 각자들이 우주 자연의 부분으로서 공생적 관계에 있음을 주지시킵니다. ○○에 레시피가 있지만 음식을 만들기 전에는 아무 의미가 없듯, 또 어떤 레시피도 ○○하고 맛보는 사람 하나하나의 취향과 기호(嗜好)를 따른다는 점에서 신화는 기호-○○입니다.(『신화의 식탁…』, 48쪽)
20. ○○는 기본적으로 ○○를 거는 자, 받는 자, 푸는 자가 다 다른 3자 게임이다. (…) 이런 ○○의 동화학은 다음과 같은 이치를 가르친다. 우선, 내 운명은 내 것이 아니다. 그럼 누구의 것이냐? 나와 무관한 이의 것이다. ○○에 걸리고 그것을 푸는 과정에서 나는 그동안 무관했던 이들과 인연을 만든다. ○○에는 서로 관심 없어 보이는 이들을 어떤 운명으로 묶는 기능이 있는 셈이다.(『미야자키…』, 314쪽)
21. 오페에족 사람들은 농경으로의 ‘퇴보’를 거절하고 ○○으로 ‘도약’하라고 권합니다. 정확히 반 신석기적 태도이지요. (…) 오페에족은 ○○이 농경보다 훨씬 더 우월한 생활방식이라고 합니다. ○○에서 사람은 필요한 만큼 얻고, 부족한 만큼을 찾아 이동합니다. 발 딛고 있는 숲의 이 자리가 나에게 이롭다면 타인에게도 이로울 수 있음을 늘 주의하지요. 오페에족 인디언들에게 농경은 이런 지혜를 갖기 어렵게 하기에 거절해야 마땅했습니다.(『신화의 식탁…』, 134쪽)
22. 보통 고대 예술의 시점은 32,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동물의 뼈, 상아, 뿔을 이용한 여러 가지 조형물 그림 등이 동굴 안에서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갤러리와 전체 통로의 길이가 240미터나 되는 ○○○ 동굴에는 2,000여 이미지 중 900개의 동물 그림이 있구요.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추상 기호가 많이 발견됩니다.(『슬픈 열대…』, 103쪽)
23. 아시타카는 자신에게 저주를 입힌 ‘악한’을 찾으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악한을 찾아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멧돼지를 재앙신으로 만든 그 총알은, 이 ○○○ 환자들이 온갖 모욕을 견디며 병마의 고통과 싸우면서 만든 물건이기 때문이다. ○○○에 시달리는 노인은 저주받은 자신의 몸 때문에 원망스럽고 슬프다고 한다. 하지만 그 고통 속에서도 살고 싶다고 한다. 바로 그 살기 위한 방법이 총을 만드는 것이며 남을 죽이는 일인 것이다.(『미야자키…』, 227쪽)
24. 그 골짜기의 벽면에는 반인반조의 ○○○이 그려져 있는데요, 새 모양의 지팡이가 함께 그려져 있으니 샤먼입니다. 옆에는 소의 내장이 튀어나와 있으며 그는 발기된 모습으로 죽어 갑니다. 동굴 그림이 말해 주는 바는 분명합니다. 재가 잡을 때, 나도 잡힌다. 내가 먹을 때, 나도 먹힌다. ○○○은 먹거리와 자기가, 생과 사가 대립하지 않고 죽음을 통해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 줍니다.(『신화의 식탁…』, 24쪽)
25. 모로는 미야자키가 줄곧 그려 온 ○○의 계보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할 만하다. 겁나도록 무섭게 자식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털이 없는 인간도 숲에서 살 수 있도록 가르칠 수 있는 지혜와 기술의 전수자이기 때문이다. (…) 그러고 보니 미야자키 영화에서 엄마나 할머니들은 모두 겁나는 스승에 가깝고 자애의 화신은 전부 거신병이나 들개다. 미야자키는 ○○의 인간화를 거부한다.( 『미야자키…』, 247쪽)
26. 온천장의 직원들이 깨끗하게 닦고 쓸지 않으면, 훌륭한 약물이 공급되지 않으면, 신의 피로는 가중될 수밖에 없다. 임금을 받고 하는 일이라지만 치히로가 맡은 단순한 ○○는 신들이 관장하는 거대한 우주를 건강하게 돌리도록 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일이다. 미야자키는 우리가 밖에 나가서 의젓하게 제 몫을 해내도록 하는, 그림자 노동의 숭고한 힘을 목욕탕 ○○로 보여 준다.(『미야자키…』, 2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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