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개의 아무 이야기] 북드라망 블로그의 ‘옥에 티’가 되겠습니다!
안녕하셔요. (구) 편집자 k, (현) 아무개입니다. 어느새 돌아보니 이제는 제가 북드라망의 정직원이었던 기간보다 북드라망의 전 직원이 된 지가 더 오래되었더라구요. (제가 써 놓고도 놀라서 한참 멍을 좀 때렸습니다;;) 그래서 뭔가… 뭔가…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나타나면 좋았겠지만… 네… 그저 쩜쩜쩜입니다…(흠흠). 그래도 뭔가… 뭔가… 하나 정도는 새로운 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 닉넴을 바꿨습니다. 편집자 k에서 ‘아무개’로요. 제가 그동안 뭘 해왔나 싶었는데 ‘아무개’가 된 것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딱히 뭐라고 지칭할 만한 것이 없는, 그런 ‘아무개’요(아무 생각 없이 쓰기 시작했는데 쓰기 시작하니까 곳곳에서 ‘현타’가 오기 시작하네요 ㅎㅎ).
아무개가 된 저는 일이 있으면 일을 하고(외주교정 일을 합니다), 뜨개를 하고(좀처럼 늘지 않지만 여전히 놓지 못하는 마성의 취미!), 저희 집 토깽이를 귀찮게 하고, 아주 많은 시간 유튜브를 끼고 삽니다(일주일에 한번 스크린타임 리포트가 뜨는데 일일 평균 법정 노동시간 이상의 시간이 늘… 하하하하하). 유튜브로 온갖 것을 다 보지만 그중 좋아하는 것은 옛날 드라마 찾아 보기인데요. 얼마 전에는 양귀자의 소설 『희망』을 원작으로 했던 KBS의 동명의 드라마 <희망>을 정주행했습니다.
<희망>은 어디라고 딱 특정되지는 않은 서울의 어느 재개발 지역에 자리한 나성여관에 붙어 있는(주인집조차도 ‘살고’ 있다기보다는 이런 느낌입니다)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인데요. 그때는 몰랐지만 방영 당시에 MBC <여자의 방>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고 하는데, 저 역시도 보긴 봤지만 끝까지 보았는지는 아리까리하고, 그럼에도 뭔가 마음에는 남아서 중학교 때 소설을 찾아 보고, 그래서 드라마로도 꼭 다시 한번 보고 싶었었는데, 유튜브에 전 회차가 올라와 있던 것이지요(KBS 사랑합니다!).
무엇보다 배우들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이 드라마 방영(1993) 이후 한 5년 후에 돌아가신 이낙훈 할아버지, <크레용 신짱>의 흰둥이 눈썹을 한 나문희 여사님(아유, 어찌나 까랑까랑하신지! 사… 사랑합니다), 꽤 자주 아래/위 내복을 갖춰(?) 입은 상태로 등장하는 이제 갓 KBS 공채 탈렌트(오랜만에 들어 보시지요? ‘탈렌트’ ㅎㅎ)가 된 김호진, 재수생이지만 절대 재수생 같지 않은 비주얼로 등장한 신은경, 드라마가 방영된 그해 8월 헬기 추락 사고로 목숨을 잃은 변영훈, 그리고 최고의 신스틸러 ‘뽕짝네’ 신신애… 이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훌쩍 가니까 제 스크린타임이 그렇게… 흠흠.
좌우간, 드라마를 보던 중에 정말 뜻밖의 장면에서 웃음이 터지고 말았는데요. 바로 요 장면입니다.

눈치채셨나요? 북드 독자님이라면 저 기계(공중전화)를 모르실 분은 없으실 테고(ㅋㅋ)… 좌우간 앞뒤 연결된 장면은 없지만 딱 봐도 한창 통화 중인데, 전화기엔 돈이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동전 투입구 왼쪽 두 개의 창에 위쪽은 내가 넣은 동전의 액수가, 아래에는 통화 이후 잔액이 표시되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느 노래가사마냥 신은경 배우는 “빈 수화기를 들고” 나문희 여사님과 열심히 통화 중입니다.
이 ’옥에 티‘를 찾은 것도 물론 웃겼지만, 더 반가웠던 것은 사실 다른 데 있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북드라망 블로그에 글을 ’내놓기로‘ (제가 왜… 왜… 그랬을까요… 왜… 왜…) 해놓고, 정말 뭐든 엮어서 아무(編む(あむ): 뜨다/엮다/편찬하다) 이야기나 하겠다, 그래서 코너명은 [아무개의 아무 이야기]로 하겠다 정해 놓고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이 장면을 보고 나니 앞이 보이는 듯합니다. 저는 북드라망의 (웃기는) ‘옥에 티’가 되어 ‘아무’ 이야기나 해보려고 합니다. 한 달에 한 번 나타날 ‘티’이니 독자님들도 너른 마음으로 양해해 주시겠지요. 모쪼록 너무 큰 ‘티’는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달에 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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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희망>에서 찾은 ‘아무’ 이야기 하나
: 어머나 세상에! 드라마 끝나고 타이틀 올라갈 때 보니 조연출이 표민수 PD였습니다. 1998년의 드라마 <거짓말>로 표민수 PD의 작품을 처음 본 줄 알았는데 93년에 이렇게 엮여 있었다니! 그래서 제가 이 드라마를 그렇게 못 잊었나 싶기도 하고(응?), <거짓말>의 조연들이 <희망>의 출연진이었던 걸 보니 이때부터 연이 있었구나 싶어 괜히 반갑기도 하고 아무튼 그랬답니다. 저랑 아무 상관 없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는 않다고 괜히 호들갑을 떨어 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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