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마! 음마! 엄마?
15개월이 된 도겸이는 말귀를 꽤 잘 알아듣는다. 동시에 의사도 명확해지고, 주장(=고집)도 점점 세지고 있다. 처음 얘가 뭘 좀 알아가는구나, 하고 느낀 건 바나나 단어 카드를 들고 베란다로 뛰어가서 “(아주 거센 어조로) 음마! 엄마!”를 외쳤을 때였다.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물론 지나가다가 우연히 카드를 발견하고 곧 원하는 게 된 것 같긴 했지만...), 그걸 어떻게 얻어낼 수 있는지, 자신이 원하는 게 어디에 있는지까지 명확히 알고 있었다. 그 뒤로는 더 아이의 의사를 묻기 시작했던 것 같다.
“도겸아, 밖에 나갈래? (1~2초) 집에 있을래?”, “딸기 줄까? (1~2초) 바나나 줄까?” 두 가지 정도의 선택지로 물으면, 아이는 명확하게 대답한다. 밖에 나가고 싶을 때는 그 물음에 “응!”을 외치거나 문 앞의 안전문을 미친 듯이 흔든다. 원하는 것(딸기)을 물을 때, ‘허허’하며 웃음으로 답하기도 하고, “이거!”하고 가리키기도 한다. 여기까진 참 감동적이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는... 참담하다. 원하는 것을 얻어낼 때까지 계속하겠다는 근기로 소리를 질러댄다.
요즘 놀라운 건 우리가 몇 안 되는 단어로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용법으로 주로 쓰이는 단어는 “엄마”, “이거” 정도다. 무엇보다 이 몇 개의 말에 다양한 어조와 반복 회수를 조절해서 뜻을 전하는 이 친구가 놀라울 뿐이다. 이를테면 놀라울 때는 입 안에 공기가 가득한 느낌으로 “옴마, 옴마, 옴마”를 외치고, 무언가 요구할 때는 세게 외치고 원하는 것을 가리키며 “음마! 엄마!”를 외친다. 또 자동차, 새, 고양이 등 온갖 단어들을 지칭할 때는 “엄마”를 정확한 발음으로 한 번 쓴다. “이거”는 지칭하거나 원하는 게 있을 때, “엄마”와 비슷하게 사용한다. 요 며칠 사이엔 “우~와~~”를 하기 시작해서, 신기하거나 놀라울 때는 “우~~와~~”를 쓰기 시작했다^^ 앞으로는 또 어떤 말들을 하고 어떻게 소통하게 될지, 기대된다!
글_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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