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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왔다 2

“(둘째)아기가 왔다” 특집 인터뷰 (이소민 샘)

by 북드라망 2023. 5. 4.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힘든 일은 한번에 겪으라는 뜻은... 아니었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아이, 엄마, 아빠, 부부... 그런 날들이 모두 5월에 몰려 있네요. 그래서 5월은 명절이 있는 달 다음으로 분란이 많은 달인 것 같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공동체 네트워크의 입장에서 기쁜 소식을 함께 나누고자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아기가 왔다" 특집! 사실 저희 북드라망 블로그에서 절찬리에 연재되었던 코너가 있으니 바로 '아기가 왔다'였습니다. 늦깎이 부모과 된 엄마와 아빠가 번갈아 쓰는 코너였는데요, 이제 아기는 어린이가 되었고, 내년이면 학교에 갑니다. >_<

아무튼, 그런데! 작년부터 갑자기 공동체 주변에서 아기가 왔다는 소식(임신 소식)이 막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그 아기들이 하나둘 건강하게 태어나서 엄마아빠를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이 기쁘고 행복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요, 어떻게 나누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돌도 안 된 아기들을 육아 중인 엄마아빠들에게 서면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7개월에 접어든 도겸이 엄마 원자연샘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내일은 100일을 앞둔 단희의 아빠 강보순샘 인터뷰, 그리고 모레는 이제 2개월에 접어든 서윤이(무려 둘째아기!)의 엄마 소민샘의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아기를 키우는 게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아기는 그 자체로 매일매일 기적을 보여 줍니다.
아기의 존재 자체가 기적의 연속이거든요. 그리고 우리 자신들도 이렇게 매일을 기적으로 채우면 자랐다는 걸, 이번 인터뷰에서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럼, 보시죠!

 

* 도겸이 엄마 원자연 샘의 인터뷰는 "여기"(클릭해주셔요)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단희 아빠 강보순 샘의 인터뷰는 "여기"(클릭해주셔요)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둘째)아기가 왔다” 특집 인터뷰 (이소민샘)

 

1. 서윤이는 어떤 아기인가요? ^^(서윤이 소개)
서윤이는 이제 갓 50일을 넘긴 목(木) 기운 충만한 여자아이랍니다. 서윤이가 2023년인 토끼해 봄에 태어난다는 것은 예상할 수 있었는데요, 태어난 날마저도 목(木) 기운이 강렬한 그런 날에 세상에 나왔답니다. 

 

그래서인지(?) 서윤이는 잘 먹고 잘 잡니다. 지금은 거의 태어난 체중의 2배가 되었을 만큼 누구보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남편과 저는 서윤이가 너무나 잘하고 있어서 ‘에이스’라고 부르는데요, 배고프지 않으면 크게 우는 법이 없고 밤에 잠을 안 자더라도 눈을 말똥말똥하게 뜨고 쳐다보는 것이 전부입니다. 가끔씩 낮잠을 오래 자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아기가 집에 있는지 깜빡할 때도 있답니다. 

 

 


2. 서윤이를 임신한 기간 동안 가장 많이 생각한 건 무엇이었나요?
사실 서윤이가 둘째 아이이기도 하고 해오던 공부와 일이 있어서 바쁘게 지냈습니다. 첫째 때는 태아가 하루하루 커감에 따라서 아이 발달에 관해 알아보기도 하고, 좋다고 하는 것을 챙겨 먹고, 아기용품을 정리하고, 꾸준한 운동, 산후조리에 대해 공부하는 등등 많은 것을 했는데도 말이죠. 

 

그리고 서윤이를 임신하는 동안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중환자실에 입원하시고 또 그로부터 몇 달 뒤 돌아가셔서 그에 관련된 마음을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몇 년 만에 연락이 닿은 아버지가 중환자실에 쓰러져 계신다는 연락을 받고, 제가 ‘보호자’로 각종 의료적 처치에 관해 결정해야하는, 그러면서 병원비를 무시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답니다. 아버지가 몇 달 뒤 돌아가시며 가족끼리 조촐하게 장례를 치렀는데요,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아버지를 더 이상 원망하지 않는 연습과 감사한 마음을 일으키려 노력했습니다. 그 당시 불교 공부를 하고 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힘든 상황 속에서 아버지에 대해서 부정적인 마음을 내지 않으려 했던 것도 배속의 아이 덕분인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임신했었기에 더욱 평정을 유지하려고 했으니까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입원에서부터 또 장례까지 큰일을 함께 겪은 서윤이는 태아 때부터 생로병사를 모두 다 경험하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함께 공부하는 선생님들과 하곤 했답니다.

 


3. 겸제와 서윤이가 태어나면서 그간 가져온 생각(가치관 등)에서 가장 크게 바뀐 건 무엇인가요?
겸제를 임신하고 나서 꽤 걱정이 많았습니다. 남편과 저는 둘 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백수였고, 또 해가 잘 안 드는 단칸방(원룸^^)에 살고 있었거든요. 아기가 태어나면 제가 일을 못 하니 생계는 어떻게 해야 할지, 해오던 공부는 할 수 있을지, 어디로 이사를 가야할지 등등 실로 온갖 것이 걱정되었습니다. 제가 MBTI에서 파워 J, 계획하는 걸 좋아하고 그래야 안심되는 성향인데요, 정말 겸제는 느닷없이 생긴 아기이고 그전에도 육아를 해본 경험이 없다 보니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더라고요. 이제야 그 당시의 일들을 떠올려 보니(무려 6년 전이네요!) 정말 전생처럼 느껴집니다.

 

그 후로 나름의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두 번의 이사를 했고요 하던 일도 바뀌었습니다. 쭉 해오던 인문학 공부도 서윤이를 낳기 전까지 했어요. 신기하게도 어떻게든 일은 이어졌고 아이를 키우며 살만한 곳도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지금은 둘이 살 때보다 더 좋은 집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아, 모든 것을 하나하나 계획하면서 살 수는 없구나.”, “어떻게든 살게 되어 있구나.”, “정말 아이들이 자기 밥은 자기가 벌어오는 구나!” 등등. 이제껏 ‘내’가 의도하고 준비한대로 살게 된다는, 살아야 한다는 믿음 너머 어떤 다르게 흘러가는 세상의 원리에 대해 약간은 경험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살아가는 데 중요한 건 철저한 계획보다는 큰 방향성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지향점으로 가기 위해서는 소소한 계획들이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이 계획은 언제든 수정될 수 있고 또 거기에 집착할 필요 또한 없다는 것을 아이를 키우며 느끼게 되었습니다.

 

 

 

4. 아기를 직접 둘이나 키워 보니, 아기를 키우는 데 정말 필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단연코(!) ‘네트워크’라고 생각합니다. (주로) 엄마는 출산하고 적어도 몇 달 동안 집에서 아이와 단둘이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남편이 오더라도 저녁 시간 잠깐뿐이죠. 아기를 보고 있노라면 너무나 예쁘기도 하지만 갑작스러운 생활의 변화, 소통의 단절 등으로 우울한 감정에 사로잡히기 쉽습니다. 저도 남편이 오기 전까지 옹알이가 아닌 어른의 대화가 절실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첫째가 6개월 정도 되었을까요? 남편이 공부하고 있는 감이당의 스승님이신 고미숙 선생님께서 “아기랑 집에 둘이 있는 거 힘들지? 앞으로도 계속 아기 데리고 와서 공부해라~”라고 말씀해주셔서 매주 토요일이면 아기와 함께 공부하러 길을 나섰습니다. 아기를 데리고 외출하려면 챙겨야 할 것도 또 신경 쓰이는 것도 많았지만, 매주 선생님들을 만나는 것만 해도 숨통이 트였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잠깐씩 아이를 봐주시는 그 시간에 저는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한 후, 감이당으로 가는 통로가 막혔습니다. 게다가 마음 편히 어린이집에도 보낼 수가 없었고요, 모든 것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웠습니다. 혹시라도 바이러스에 걸릴까 봐, 그로인해 일상이 멈추고 하루하루 에너지 넘치는 아이와 집에서 갇혀 지내게 될 것을 상상하니 두려웠습니다. 다시 산후 우울증에 빠진 것만 같은 그런 갑갑함이 느껴졌습니다. 사람들과 밥 한 끼 먹으면서 같이 육아하는 그런 소소한 일상이 그리웠습니다. 그때 절실히 느꼈습니다. 네트워크의 힘을요!

 

어느덧 지금은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일상을 회복했고 이제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그 사이 저희는 친척분들이 주변에 계시는 곳으로 이사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밥 한 끼라도 함께할 관계를 찾아서 말입니다. 이제 이곳에서 가족 공동체를 기반으로 주변의 육아 동지들을 만들어 함께 공부하는 모임을 만드는 것이 제 작은 바람입니다. 더 이상 외롭게 홀로 육아하지 않으렵니다!(불끈)

 


5. 서윤이에게 어떤 엄마가 되고 싶으신가요?
‘자기 삶’이 있는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주변에서 아이 ‘때문에’ 경력이 단절되었다거나 무언가를 못 한다고 말하는 엄마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제쳐두고 오로지 아이에게만 매달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 대가를 바라듯 아이에게도 요구하게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육아하며 인문학 공부와 일을 병행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전에 비해 업그레이드 된 신체가 된 듯합니다. 많아진 집안일과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려면 무엇이든 ‘집중’해서 해야 했고 노는 시간을 줄여야 했습니다. 이제 아이가 한 명 더 생겼으니 또 한 번의 변화의 시기가 된 것일까요? 아이들과 함께 저 또한(!) 즐거운 하루하루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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