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님) 후기가 다 한 후기
— 5월의 공부로 불타는 화요일, 온라인 북토크 후기
[단독] 『예술을 묻다』 출간 한 달 만에 초판 완판! 2쇄
빰바바빠밤 빰바바빠밤 콩그레츄레이션~♬
아, 지나고 보니 너무 아쉽습니다. 이 기쁜 소식을 지난 공부로 불타는 화요일에서도 전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신간 출간도 좋은 일이지만 재쇄를 찍는 일은 더더더더더 좋구요, 그 주기가 짧으면 더더더더더더더더 좋습니다. 이런 트리플 경사를 완성시켜 주신, 『예술을 묻다』를 사랑해 주신 독자님들, 또 앞으로도 사랑해 주실 독자님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덕분에 『예술을 묻다』와 함께한 공부로 불타는 화요일에도 많은 분들이 찾아 주셔서 아주 뜨거웠답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채운 선생님의 강의는 그 자체로 한 권의 오디오북이랄까요. 마음 같아선 다 옮겨 드리고 싶지만, 딱 한 부분만 (하지만 끊기는 너무 어려워서 조금은 길게) 뽑아 보겠습니다.
“예술을 예술적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게 만드는 그게 뭐냐라고 말하면 저는 화가가, 혹은 예술가가 자기의 작업을 해나가는 그 전체적인 과정, 그리고 그 전체적인 과정이 결국은 예술품이라는 것으로 귀결될 뿐이에요. 예술품은 종착역이 아니라 그 전체 과정이 지나치는, 한 정거장 같은 것이죠. 저는 그걸 좀 깨고 싶었어요. 미술관에 가야 걸작을 볼 수 있고 걸작을 실견하고 나면 우리가 뭔가를 알게 된다고 하는 것 같은 근거 없는 환상, 그거를 좀 깨고, 걸작을 보지 않아도 된다, 미술관에 꼭 가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작품까지 작가가 이르게 됐는가라는 걸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공부를 하면, 책을 읽는 것, 미술품을 보는 것, 음악을 한 곡 듣는 것, 영화를 한 편 보는 것, 저는 거기에서 우리가 배우게 되는 건 동일한 무엇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말씀드리고 싶었던 이야기, 과정으로서의 예술. 그 과정이라는 게 결국 뭐냐, 저는 그게 그 사람의 삶이라고 생각해요. […] 제가 글을 쓰면서도 계속 질문하고 고민했던 게 뭐냐면, 어떻게 글을 잘 쓰지? 글을 잘 쓴다는 게 뭘까?… 제 결론은 그거예요.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잘 사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글을 잘 쓰기 위해 막 멋있는 문장을 아무리 외워도, 멋있는 문장을 갖다 쓴다고 그게 멋있는 글이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예술의 핵심이 그 작품을 해나가는 작가의 작업 과정에 있다면 그 과정이라는 건 뭘 드러내는 과정인 거냐, 이 작가가 저마다 자기 삶에 대한 태도, 자기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시대와 사람들에 대한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죠. […] 그런 일관된 삶의 태도를 견지한 예술, 그런 게 아마도 위대한지는 잘 모르겠는데, 우리한테 무언가를 생각하도록 하는 예술은 아마 그런 예술들일 거다. 그래서 배울 만한 예술가들은 걸작을 많이 남긴 반짝하고 사라진 예술가들이 아니라, […] 그냥 자신의 작업이 자신의 삶이고 어떤 일이 있든 간에 그걸 가지고 평생 자기의 삶의 태도를 자기가 하는 일, 작품 속에서 표출할 수밖에 없는 그런 작가는 뭐가 됐든 배울 만한 점이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요.”
‘과정으로서의 예술’이 이번 북토크의 화두였는데요, 더불어 ‘과정으로서의 『예술을 묻다』’를 발견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길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예술을 묻다』는 『재현이란 무엇인가』를 묻은(?) 자리에서 새로 자라난 책이라고 할 수도 있을 텐데요, 북토크를 진행하면서 이 책의 진짜 씨앗은 지난 2013년에 출간된 『글쓰기와 반시대성, 이옥을 읽는다』가 아닐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살다보면 중단해야 하는 너무나 많은 이유를 만나게 돼요. 뭔가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자기정당성을 만나게 되는데, 제가 감동을 받는 화가들은 어떤 것을 중단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 상황이 오면 중단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상황에서 새롭게 뭔가를 해내더라구요. 보르헤스도 그렇잖아요. 눈이 나중에 거의 안 보여 가지고 글을 읽을 수 없게 되니까 이제 사람들한테 글을 읽게 하죠. 그다음부터는 책을 소리로 만나게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완전히 다른 책의 세계가 열리게 되잖아요. 아, 그런 거구나! 거기에서 공통적으로 우러나는 어떤 아우라? 굳이 말하자면 그런 게 아우라겠죠. 저는 그게 예술의 핵심인 것 같다, 그 부분을 정말 예술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싶었어요.”
이 말씀을 하시는데, 딱 이옥(李鈺)이다 싶더라구요. 소품체를 구사한다는 이유로 정조에게 찍힐 대로 찍혀, 사회적으로는 (오래오래) 묻혔으나(埋) 채운샘에 의해 파헤쳐진(?), 불온하지 않으나 한없이 반역적이었던 외골수 아티스트 이옥 말이지요. 좌우간 『글쓰기와 반시대성, 이옥을 읽는다』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오며, 재쇄의 기쁨을 또 한번 맛볼 수 있도록 많이들 도와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이옥 말씀도 드린 것은 안 비밀... 흠흠.
강의 후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는데요. 주최 측으로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하지만 많은 분들이, 심지어 채운 샘마저도 궁금해하고 있던 의문이 이번 공부로 불타는 화요일에 풀렸다는 것이 또 하나의 수확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것은 바로,
Q: (『예술을 묻다』 본문) 글씨는 파란색인 이유가 있을까요?(김*정)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여기에는 북드라망의 대표님이 출동하셨는데요. 여기에도 답을 달아 드리겠습니다.^^
“조금 다르게 감각하고 생각하는 것과 관련해서, 이 안에 QR코드도 실은 것에 대해서 여러 이유는 저희가 일러두기에도 말씀을 드리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조금 이 책을 다르게 보실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 최소한의 비용으로? 왜냐하면 제작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면 독자님들께서 사시는 데 또 부담이 되기 때문에 그래서 최소한의 저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다르게 감각하실 수 있게 책에서 선보여 드릴 수 있는 게 뭘까 하다가 전체 별색 인쇄를 (결정하게 되었고), 너무 시야를 피곤하게 하면 안 되니까 다른 색은 아니고 좀 짙은 군청 계열로 (디자이너가 지정한 색으로)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셨다니, 정말 최소한의 비용으로 다양한 효과를 본 전략이었네요(ㅎㅎ). 앞으로도 어떤 방법들이 있을지 계속 고민해 보겠습니다.
사실 오늘 후기는 독자님들의 후기가 다 한 것인데 사설이 너무 길었나 봅니다. 자, 이젠 이번에도 성실히 정성스럽게 남겨 주신 후기들 공개합니다. 후기 남겨 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선정되신 한 분께는 따로 연락드리고, 책 보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조*희: 선생님의 예술론을 듣고 일상에서도 과정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박*희: 오늘 너무너무 즐거웠습니다. 이런 경험 처음이어요. 채운 선생님과 북드라망과의 첫 인연 감사드립니다!
규*: 애초에 예술을 숭배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던 삶이었지만, 과연 무언가를 숭배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았다고 얘기할 수 있었을까요. 채운 선생님은 예술을 묻으셨지만, 저는 이제 무엇을 묻어야 할지 고민해야겠네요. 흐음...
보*: 과정으로서의 예술이라는 말씀이 깊게 남습니다. 과정은 곧 삶이며, 삶은 그 사람이 세상과 맺는 관계 그 자체라는 말씀도요. 예술만이 아니라 인간이 하는 모든 활동을 이해해 보고 싶어졌어요. 그로부터 저도 관계 맺는 태도들을 배워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책, 좋은 강의 감사드려요^^
지*: 잘 쓰려면 잘 살아야 하고, 일상을 조직하는 방식을 예술적으로 할 수 있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풍부한 해석의 언어를 제공하는 『예술을 묻다』 읽을수록 느낌이 새롭습니다~다음 책도 기대가 됩니다. 오늘 북토크 정말 즐거웠습니다^^
오*영: 몇 년 전에 『철학을 담은 그림』이라는 책을 책모임에서 읽고 나서 채운 선생님을 처음 알았습니다. 어떤 분이실지 많이 궁금해서 선생님께서 저서하신 책을 찾아 읽었더랬는데… 오늘 실제로 뵙게 돼서 심쿵했습니다. 좋은 시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구요 "예술을 묻다" 한줄 한줄 아껴가며 잘 읽고 있습니다.
하*희: 예술은 늘 멀리 있는 걸로 생각했는데 일상의 과정이 예술이 될 수 있도록 어떻게 조직할지를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네요
김*정: ‘예술을 묻다’의 묻다가 좋았습니다. 덮고, 숨기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부장품처럼 된 미술이 다시 발굴되어 현재성을 띠어 주기를…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를 생성하기를 바라는 사람으로 예술책을 찾아 헤매다 인터넷서점 통해 선생님의 책을 발견하여 감사했고 잘 읽었습니다. 이 인연에 감사하며 북드라망의 다른 수업도 관심 갖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애써 주신 출판사 선생님들, 그리고 따뜻하게 대화하시는 선생님들 뵙게 되어 감사합니다. 북드라망 책은 몇 권이나 읽었는데 게을렀습니다. 이제라도 알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원*연: 9년 만에 나온 책을 이렇게 만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풍부한 언어로 해석할 수 있는 날까지 문법을 배우고 열심히 물어보겠습니다 ㅎㅎ 너무 재밌었어요~~~ 다음 달에도 쉑북할게요 ㅋㅋ
라봉: 채운 선생님 책을 좋아하는 독자인데, 불통의 덕후가 되지 않기 위해서 일단 접속했습니다ㅎㅎ 북토크 즐겁게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선: 혼자 책을 읽다 보면 어려운거 같아서 집중이 덜 되었는데 다른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해가 되는 점도 있고 재미도 있어서 책 읽는 데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이*금: 작품을 이해하고 해석할 때 작가의 삶과 경험을 먼저 공부하는 것, 중요하지요. 그런데 작가로부터 독립된 그 무엇도 작품에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요? 작품이 나온 후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해석이 그 작품을 멋지게 만들 수도 있는데 이때 작가의 환경을 먼저 알고 작품을 보면 제한된 해석만 나오고 작품에 담겨질 수 있는 작가를 넘어선 특성을 읽어 내므로 작품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ㅋㅋ 그냥 순수하게 작품을 볼 때 나올 수 있는 색다른 해석을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멋진 책과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다음 좋은 책 기대하겠습니다.
윤*영: “그런데 얘들아, 청소는 누가 하냐고!”
이 책에서 가장 와 닿은 문장 중 하나였어요. 작품 이면에 숨겨진 수많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노고와 공로에 대한 선생님의 시선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지요. 예술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어떻게 그런 숨은 곳에까지 시선을 닿게 하실 수 있었을까.
오늘 말씀하신 여러 내용 중에서도, 과정으로서의 예술, 일상을 조직하는 방식을 예술적으로 하라는 말씀이 깊이 와 닿습니다. 연주가들의 연주 순간들보다 연습하는 과정을 볼 때에 무언가 더 울컥, 가슴을 울려오는 것들이 있었거든요. 그때 왜 그렇게 눈물이 났었는지 비로소 이해가 되었습니다. 삶 위에 둥둥 떠다니는, 여기와는 다른, 특별하고 낯선 예술이 아니라, 삶 속으로 깊이 스며든 예술을 만나게 되어 반가웠어요. 더 많은 예술의 언어들을 더 많이 만나야겠다, 그래서 좀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어야겠다, 다짐하게 됩니다.
다음 공부로 불타는 화요일은 6월 28일 화요일입니다. 불타는 책, 어쩌면 여러분들을 불태울 책 『68혁명, 세계를 바꾸기 위한 세 가지 방법』과 함께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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