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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서당41

전쟁이 변(變)하면 평화가 온다 - 수지비 전쟁에서 평화로, 수지비(水地比) 64괘의 배열 순서를 해설한 『서괘전序卦傳』은 “師는 무리이다. 무리는 반드시 가까이하는 바가 있는 고로 比로써 받는다.”(師者 衆也 衆必有所比 故 受之以比)고 하여, 지수사(地水師)괘 다음에 수지비괘가 오는 이유를 설명하였다. 현대어에서 ‘비(比)’는 견주다, 비교하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수지비괘에서 ‘비’의 의미는 ‘가까이하다, 좋아하다, 돕다’로 푸는 것이 적절하다. 지수사와 수지비는 짝괘이다. 지수사는 전쟁의 괘라고 했다. 사괘의 마지막 효는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후 논공행상을 공명정대하게 시행하는 장면이었다. 그런 연후의 국면이 수지비괘이니, 전후의 혼란한 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왕으로부터 백성까지 온 힘을 결집하는 모습을 만나게 된다. ‘比’를 가까이 지내.. 2014. 2. 7.
삶은 전쟁이다 - 지수사괘 '전쟁의 달인'이 되는 법 서유기는 삼장법사와 세 명의 제자들이 서역에 가면서 겪는 구법의 여행기이다. 말이 여행기이지 요괴와 싸우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정과(正果)를 얻기 위해 81개의 어려움을 통과해야 하니 구도를 향한 여정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손오공은 재주가 뛰어나다. 하여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자는 무자비하게 죽이기 일쑤다. 이런 손오공에게 스승인 삼장법사는 출가자는 선을 행하고 자비를 으뜸으로 삼아야 한다고 귀가 따갑게 강조한다. 그에 반해 손오공은 악은 무조건 싸워야 한다고 불굴의 투지를 불태운다. 모름지기 악은 송두리째 없애야 하는 법! 이것이 손오공의 논리다. 사실 손오공의 말이 훨씬 현실적으로 들린다. 요괴는 사람을 해치는 괴물이니 감상에 젖었다간 한순간에 목숨이 날아간다. .. 2014. 1. 17.
도주도 전략이다! - 천수송 도주, 싸우지 않는 자의 싸움 『임꺽정』은 이장곤이 도망자가 되는 기구한 순간부터 시작한다. 무오사화와 함께 세상은 엄혹한 시절을 통과하고 있었다. 연산군은 자신의 어머니인 폐비 윤씨의 원수를 갚겠다고 신하들과 권력투쟁 중이다. 분을 못 참고 성종의 후궁인 엄귀인, 정귀인을 뜰 아래 세워 놓고 철퇴로 머리를 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연산군은 이장곤을 불러놓고 윤씨의 적삼을 꺼내 원수는 갚아야 하지 않느냐고 떠본다. 아뿔싸, 이장곤이 좀 삐딱하다. 이장곤의 말은 임금이 덕이 있어야지 원수는 무슨 소리냐는 식이다. 그러자 연산군이 눈썹을 치켜뜨며 다시 묻는다. “임금이 덕이 없으면 그 임금은 어찌하노?” “임금의 자리는 높은 까닭에 위태하옵네다. 덕이 아니면 누리기가....” 이제 난리가 났다. 연산군이 .. 2014. 1. 3.
단비를 품고 있는 구름! 때를 기다려라 - 수천수괘 때를 기다려라! - 허생의 괘 수천수 허생은 먹적골에 살았다...두어칸 초가집은 비바람도 가리지 못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허생은 글 읽기만 좋아했으므로, 그의 아내가 남의 바느질을 해서 겨우 입에 풀칠을 하였다. 하루는 그의 아내가 몹시 굶주린 끝에 울면서, “당신은 여태껏 과거를 보지 않으면서, 글을 읽어 무얼 하우?” 했더니, 허생이 웃으면서 말하였다. “나는 글 읽기에 아직 능숙하지 못하오.” “그럼 장인(匠人) 노릇은 못하우?” “장인 노릇은 평소에 배우지 못했으니 어찌하오?” 그러자 그의 아내가 성을 내며 꾸짖기를, “밤낮으로 글을 읽으면서 겨우 ‘어찌하오?’만 배웠구려! 장인 노릇도 못한다, 장사질도 못한다, 그럼 어찌 도적질이라도 하지 않수?” 하니, 허생은 책을 덮고 일어서면서, “아깝다!.. 2013. 1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