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슈690

크리스마스엔 그라믄 안 돼! 크리스마스엔 그라믄 안 돼! 크리스마스 한참 전부터 거리며 상가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등장하고 건물벽과 나무는 각종 전구로 동여매집니다. 아, 크리스마스!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리게 되지요. “뭐 하지?” 그리고 대개의 다른 때와는 다르게 사람들은 이날만은 꼭 무언가를 ‘하고야’ 맙니다. 돌이켜보면 뭘 안 하기로 주변에서 정평이 난 저란 사람도 (꼴에 크리스마스라고;;) 지난 십여 년 뭘 하지 않은 적이 거의 없는 듯합니다. 친구들과 모여 술을 마시기도 했고, 심야영화나 연극, 뮤지컬을 보러가기도 했고, 콘서트도 갔고, 밤길 새벽길을 달려 남이섬이나 속초에 가기도 했고……, 남들에 비해 뭘 뽀사지게 한 것도 아닌데 저 정도 했다는 사실만 떠올려도 참 벌써부터 피곤합니다. (좀 늦게 깨닫긴 했지만;.. 2013. 12. 24.
기대하는 삶은 모두 동냥이다! 밖에서 오는 구원은 없다 루쉰이라는 두번째 전쟁기계는 나를 더욱 격렬하게 몰아친다. 이 전쟁기계는 어딘가에 의존하고 싶어 하는 내 심약한 상태를 산산조각 냈다. 루쉰의 공포는 그가 어떤 구원도 바라지 않는 데에서 온다. 구원은커녕, 그는 네가 꿈꾸는 구원이야말로 남의 피를 빨아먹는 동냥에 다름 아니라고 호통 치며, 약자들에게 기꺼이 동냥해 주려는 강자들 역시 증오해 마지않는다. 신(神)조차도 루쉰의 비웃음을 피해 가지 못한다. …… 루쉰은 말한다. 밖에서 오는 구원은 없다. 세상 모든 게 다함께 ‘좋아’지거나 최소한 세상의 다른 것들이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나만 ‘더 나아진’ 삶을 산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꿈이다. 동냥이란 무엇인가. 타인이 나에게 혹은 내가 나 자신에게, 뭔가를 기대하거나 기대를 기대.. 2013. 12. 23.
운석이 떨어져 인류가 멸망해도, 자연의 리듬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랜만에 만화책을 추천하려고 합니다. ^^오늘 제가 소개하고 싶은 만화는 『7seeds』입니다. 현재 23권까지 출간되었고 앞으로도 이야기가 더 진행될 것 같습니다. 그럼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잠에서 깨어보니 바다 위의 보트 안에 있던 여고생 나츠! (그녀의 이름은 '여름'이라는 뜻입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멘탈붕괴가 오지만, 급박한 상황인지라 옆에서 시키는 대로 하다보니 얼떨결에 육지에 도착하게 됩니다. 도착한 후 전혀 낯선 사람들과 한 배를 탔다는 걸 알게 되지요. 한번도 만난 적도 없고, 자신이 배를 탄 기억도 없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혼란스러울 뿐이었죠. 이때 한 사람이 나서서 여기는 미래의 지구라고 설명해줍니다. 나츠가 살았던 시대의 지구인들은 곧 .. 2013. 12. 20.
꽉 막힌 몸과 마음에 길을 뚫어주는 혈자리 - 지구혈 지구, 몸의 길을 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길 내기 우리 집의 연례행사 중 최악의 행사는 단연 김장이다. 2박 3일 동안 200포기에 가까운 배추를 다듬어 절이고 씻고 양념하는 일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조카들 시험기간을 피하느라 12월 중순경에 김장을 했다. 날씨는 매섭게 추운데 시간을 못 맞춰서 절인 배추를 새벽에 씻어야 했다. 아니나 다를까? 모두들 집에 돌아가서 감기몸살을 앓았다.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추워지기 전에 김장을 하자고 단단히 별렀다. 11월 말, 여섯 가족이 막내 여동생 집에 모였다. 날씨는 따뜻했다. 하지만 우리는 털 달린 장화, 기모고무장갑, 워머, 비닐 앞치마까지 모두 챙겨 입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런데 웬걸? 배추와 무를 알아보러간 제부가 감감무소식이었다. 부.. 2013. 1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