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슈690

비트겐슈타인, 철학의 처방전, 정신의 용토제 #음식과 보고서-토(吐)-비트겐슈타인 철학의 처방전, 정신의 용토제 값나가는 한식집은 나오는 음식가지수가 수십 가지다. 잔칫상차림처럼 아줌마가 5~6차례 오가며 차리는 사이에 채 먹지도 못하고 배가 부른다. 음식에 들인 정성을 생각해서 먹어야지 하다가도 부른 배가 도저히 받아들이지 않으니 할 수 없다. 눈으로 먹는 수밖에. 음식들은 내게 문제를 던지고, 나는 그 앞에서 받아든 문제를 풀지 못하는 형국처럼 보인다. 음식들은 전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처럼 상 위에 앉아 있다. 온갖 양념에 젖어 있을 도미며 장어들이 갈길 막혀 밥상 위에 갇혀 버렸다. 생각 같아서는 바다로 도로 보내버리고 싶다. 회사의 기획보고서에서도 똑같은 걸 보게 된다. 보고시간이나 보고상대방을 고려하면 보고서 내용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 2014. 5. 28.
남인백수 1세대, 성호 이익이 사는 법 ① 남인백수 1세대!성호 이익, '절용'과 '실용'을 사유하는 산림학자! 남인 백수, ‘성호’ 선비가 사는 법 ① 자! 이제 남인계의 백수 선비, 성호 이익(李瀷, 1681~1763)을 만날 차례다. 성호는 경세치용(經世致用)의 실학자, 중농학파(重農學派)라는 분류 아래, 현실 개혁에 힘쓴 학자로 유명하다. 근대가 시작된 이래, 조선의 학자들 중 반계 유형원(柳馨遠, 1622~1673), 성호 이익, 다산 정약용(丁若鏞, 1762~1832)만큼 각광받은 인물은 없었을 것이다. 적어도 이 세 학자는 봉건적인, 철저히 반근대적인, 실질은 없고 공리공론의 형이상학만 난무하는 조선에 실학이라는 하나의 광명을 비춘 존재들로 근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조선에 내재한, 근대로의 행로[발전]는 바로 이 세 학자들 때문.. 2014. 5. 27.
애니메이션 <아리테 공주>와 자기배려 애니메이션 와 자기배려 탑에 갇혀 자신을 구해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공주. 위험을 무릅쓰고 그녀를 구하는 기사와 해피엔딩… 그런데 전혀 다른 스타일의 탑 위의 공주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아리테. 보물을 찾아오는 용감한 기사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힘겹게 보물을 찾아왔지만 결혼하기로 결정나지 않아 애가 탔던 기사가 공주가 있는 탑으로 몰래 그녀를 만나러 간다. 공주의 아름다움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는 기사, 그런데 창 쪽으로 다가온 공주는 그가 상상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그래도 꿋꿋이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노력한다. 장미를 선물하면서 의기양양하게 아프리카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아리테는 이 꽃은 동쪽화단에서 가꾸는 꽃이라며, 창문을 닫아버린다. 아리테가 관심있는 건 결혼도, 보물도 아니었다. .. 2014. 5. 26.
뉴욕과 고정관념 뉴욕과 고정관념 이번에는 뉴욕 생활의 불편함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불편함은 내가 아직 이곳에 이방인이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이 불편한 뉴욕을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초기 몇 달은 내 머릿속 뉴욕을 넘어서 ‘리얼 뉴욕’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뉴욕과 고정관념 뉴욕, 하면 다들 최첨단 유행의 도시를 떠올린다. 그러나 맨해튼은 지어진 지 100년도 더 넘은 낡은 도시이기도 하다. 여기에 비하면 서울은 아직 청년기다(^^). 가령, 이곳 맨해튼에서는 열쇠가 왕이다. 건물들 거의 대부분이 100년 전에 지어진 구식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비밀번호를 누르고 이용했던 전자 현관문은 이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열쇠를 사.. 2014. 5.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