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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자! 나를 녹슬게 하는 공부, 타인을 위한 공부로부터 자기배려와 공부 중간고사 시즌이 되면 집안은 항상 정적이 감돈다. 아이는 인강(인터넷강의)을 듣고 있고, 엄마는 그 뒤 소파에서 그걸 지켜보고 있다. 아이가 자꾸 딴 짓을 했던 모양이다. 내가 아내 옆에 바싹 다가가서 “당신 꼭 여간수 같아”라고 속살대며 킬킬 거렸더니, 집사람도 쓴웃음과 함께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다. 나도 갈수록 예민해진다. 몇 주 전 아침 식탁에서 큰 사단이 나고 말았다. 오랜만에 학업을 묻자 아이가 너무 예의 없이 대하는 것이다. 그만 나도 격해져서 순간 언성을 높였다. 급기야 생애 처음으로 아이 뺨에 손이 나가고 말았다. 놀란 아내가 아이 손을 끌고 슬피 운다. 이제 우리 사이도 살부드러운 시절을 뒤로 하고 사나워 가기만 할 것이다. 식탁 위 천장에서 내리쬐는 형광등불빛이 면구.. 2014. 4. 30.
처음 만나는 동양별자리 이야기 -저자 강연회 후기 안녕하세요. 마케터 M입니다.지난 주에는 『별자리 서당』의 저자 강연회가 열렸습니다. 봄의 시작하는 기운의 영향이 있었던 걸까요? 많은 분들이 함께 자리해주셨습니다. 강연회 초반, 저자 손영달 선생님도 얘기를 꺼내신 것처럼 와 운석 등으로 많은 분들이 별에 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지요. 공부를 해도 끝이 없다는 천문학, 그렇기에 꾸준히 계속 공부할 수 있는 천문학, 여러분도 함께 그날의 강연회 현장을 맛보러 가시죠! 강연은 어떻게 동양별자리를 공부하게 되었는지, 선생님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집안 행사로 굿하는 자리에 불려갔다가 무당이 "각항저방심미기 두우여허위실벽…"이라고 28수를 주문처럼 외우던 소리가 귀에 번쩍 들어왔다는 것. 어린 시절 살았던 동네 이름이 자미원이라는.. 2014. 3. 31.
응답하라 뉴욕! 길바닥 뉴요커의 첫번째 이야기 응답하라 뉴욕 여기는 뉴욕, 응답하라 오바! 붕어 해완이 몇 달 만에 북드라망 블로그에 인사드린다(^^). ‘이 사람은 어디서 갑자기 툭 튀어나왔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실 독자들을 위해 잠깐 북드라망과 맺어온 인연을 소개하겠다. 2012년에는 1년 동안 ‘붕어’라는 닉네임으로 북드라망 블로그 편집자를 맡았으며, 지난해에는 북드라망 출판사에서 『리좀, 나의 삶 나의 글』이라는 책을 썼다. 지금은 뉴욕에 머무르면서 새 공부를 시작하고 있는 참이다.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북드라망에 뉴욕 소식으로 찾아뵐 예정이다. 뉴욕에 오기까지 나는 어떻게, 왜, 무엇을 하러 뉴욕에 오게 되었는가. 현재 나는 뉴욕시립대학교 산하의 Hunter College에서 영어를 공부하는 ESL 학생으로 이곳 뉴욕에 와 있다. 영어.. 2014. 3. 28.
바람처럼 다가온 2편의 소설- 무라카미 하루키를 만나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風の歌を聽け)』 | 무라카미 하루키 |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내가 세 번째로 잤던 여자는 내 페니스를 “당신의 레종 데트르(존재 이유)”라고 불렀다. …… 타인에게 전할 뭔가가 있는 한, 나는 확실히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당연한 일이지만, 내가 피운 담배 개비의 수나 올라간 계단의 수나 내 페니스의 크기에 대해서 누구 한 사람 관심을 갖지 않았다. 나는 자신의 레종 데트르를 상실하고 외톨이가 되었다. (91쪽) 이 소설을 쓰기 시작한 계기는 실로 간단하다. 갑자기 무언가가 쓰고 싶어졌다. 그뿐이다. 정말 불현듯 쓰고 싶어졌다.....“완벽한 문장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완벽한 절망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내가 대학생 때 우연히 알게 된 어떤 작가는 내게 이렇.. 2014.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