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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문장82

사랑, 냉소와 소유욕 사이에서 냉소와 소유욕 사이에서 개그콘서트 프로그램 중에 라는 코너가 있다. 남자를 소개시켜 달라는 동생에게, 언니가 자신이 예전에 겪었던 상황을 '보여'주는 설정이다. 잘생긴 남자, 나만 바라보는 남자, 평범한 남자가 등장한다. 크리스마스 특집에서 잘생긴 남자는 집에 일이 있다며 2시간만 함께 하자고 말한다. 그런데 알고보니 가게를 2시간씩 총 4건을 예약해놓은 것! 잘생긴 남자에게 그녀는 어장관리 대상일 뿐이었다는 불편한 진실. 두 번째로 등장하는 나만 바라보는 남자는 여자친구와 처음 보내는 크리스마스가 특별하다. 그래서인지 여자친구의 말과 행동에서 과거의 흔적을 찾아낸다. 러브샷을 권하는 여자친구에게 왜 이렇게 끼를 부리냐며, 예전 남자친구와도 이랬냐는 둥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세 번째로는 평범한 남자... 2013. 12. 30.
데카르트의 유골이 걸어온 길, 근대의 풍경 데카르트의 사라진 유골을 찾아서 처음 책 제목을 봤을 때에는 '데카르트의 유골이 사라졌다고? 그게 뭐라고~' 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책을 펼쳐봤더니 눈에 띈 이 문장. 이 책은 뼈를 쫓는다. 데카르트의 뼈를 뒤쫓다 보면 우리가 무미건조하고 추상적인 학문이라 여기는 철학이 결코 그렇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철학은 인간의 역사와 얽혀 있다. 인간의 정신뿐 아니라 육체와도 얽혀 있다. 물론 추상적 사고 자체는 훌륭하고 필수적인 도구이긴 하지만 가장 고귀한 생각조차 육체적 존재에 뿌리를 둔다. 그리고 결국 우리는 죽는다. 철학은 이처럼 육체적 존재로서의 삶에서 시작한다. 이 책은 전기가 아니지만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역사에서 육체와는 거리가 먼, 정신의 화신으로 그려지곤 하는 남자. 그러나 실제로는 놀랍.. 2013. 10. 23.
피카소가 사랑했던 여인, 마리 테레즈를 만나다 무언가를 구경하는 눈은 오로지 결과만을 본다. 기린이 어떤 기후를 좋아하고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경로를 통해 지금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를 보지 않고, 그냥 거기 존재하는 기린만을 본다. 마찬가지로 미술관을 찾은 사람들은 그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그 과정에서 작가가 무슨 생각을 했고, 그걸 본 사람들은 또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떤 경로로 작품이 그곳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등등의 과정은 생략한 채, 결과물로서의 작품만을 바라본다. ─채운, 『예술의 달인, 호모 아르텍스』, 164쪽 예전에 퐁피두 미술전에 다녀온 적이 있다. 미술책에서 본 마티스, 샤갈, 피카소처럼 유명한 화가들도 있었고 처음 듣는 화가들의 작품도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인상적이었던 몇몇 그림은 "미술책에서 봤던 것보다.. 2013. 9. 3.
어떤 선을 그릴 것인가, 만날 것인가 나는 파울 클레를 좋아한다. 그의 그림은 저작권에서 자유로운 편이기 때문에 블로그 편집을 하면서 자주 ‘써먹기 위해’ 검색한다. (북드라망 블로그 곳곳에서 클레의 그림을 보셨으리라^^) 그래서 ‘클레의 그림이 왜 좋은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침묵하기 일쑤다. 차마 ‘써먹기 좋아서…’라고는 말 못하겠더라. 그러다 마주친 이 문장. 클레는 각각의 선에다 삶을 부여한다. 수직선, 수평선, 사선, 곡선이라는 규정 대신 산책하는 선, 머뭇거리는 선, 생각하는 선, 능동적인 선, 수동적인 선, 화난 선 등등. 그가 보기에는 세상에 같은 선이란 없다. 어떤 직선은 곡선을 만나 사랑에 빠진 선이 되고, 어떤 곡선은 다른 곡선을 만나 혼돈에 빠진 선이 된다. 똑같은 직선처럼 보여도 주변에 있는 선들에 따라 그 선은 다른.. 2013. 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