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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의 달인34

"눈이란 그 밝음을 자랑할 것이 못 됩니다" 코끼리는 다리가 다섯개? - 눈이란 그 밝음을 자랑할 것이 못 됩니다 어떤 사람은 코를 부리라고 착각하고 다시 코끼리의 코를 찾았는데, 코가 이렇게 생겼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코끼리의 다리가 다섯 개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코끼리의 눈이 쥐와 같다고 하지만, 이는 대개 코와 어금니 사이에만 관심을 집중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몸뚱이를 통틀어 가장 작은 놈을 가지고 보기 때문에 엉뚱한 오해가 생기는 것이다.― 박지원 지음, 길진숙 풀어 읽음, 『낭송 열하일기』, 181쪽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말이 있지요. 좁은 소견과 주관으로 그릇된 판단을 전부인 양 떠드는 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참 기가 막히는 일은 눈 뜨고 당하는 일입니다. 위에 옮겨 놓은 저 문장을 보면 그.. 2014. 12. 8.
'마음이 원숭이처럼 들쭉날쭉' 들뜨는 연말, 생각을 멈추기 위해서는? 공부하려고 마음 먹었으면 '낭송'을 하는 거예요! 사람들에게 학문하는 것을 가르칠 때는 어느 한쪽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배움이 처음 시작될 때는 마음이 원숭이처럼 들쭉날쭉하고 뜻이 말처럼 치달리기 때문에 차분하게 붙들어 맬 수 없다. 또 생각하는 내용도 대부분 사사로운 욕심에 치우쳐 있기 쉽다. 이럴 때엔 우선 정좌(靜坐)를 가르쳐 생각을 멈추게 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 그들의 마음과 뜻이 어느 정도 안정될 때까지 기다린다. 하지만 그저 고요함만을 지키는 방식으로는 마른나무나 꺼진 재와 같아서 역시 쓸모가 없다. 이럴 땐 반드시 반성하고 살펴서 사욕을 제거하는 공부를 가르쳐야 한다. ― 왕양명 지음, 문성환 풀어읽음, 『낭송 전습록』, 76쪽 ‘낭송’의 묘미는 ‘생각을 멈추는 것’에 있는 게 아닌가 생.. 2014. 12. 5.
공부의 목적을 찾다, 호모 쿵푸스의 '실전지침서' 모든 고전은 낭송을 염원한다 책을 그저 내용과 의미로 간주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책에는 말들이 흘러가고 흘러오면서 만들어진 수많은 소리와 파동의 결들이 있다. 그것은 때에 따라, 또 주체의 신체적 상태에 따라 끊임없이 변이한다. 그 속에서 전혀 예기치 못한 의미의 생성이 일어난다. 그것이 곧 삶의 창조다! 하여, 책은 소리내어 읽어야 한다. 그러므로 ‘북book-소리’는 원초적으로 찰떡궁합이다.- 고미숙,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 90쪽 ‘모든 고전은 낭송을 염원한다’, ‘고전에는 소리가 내장되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고미숙 선생님이 인터뷰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 출판사에 다니다보니 저도 책 좀 읽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낭송’을 한 적은 거의, 아니 한 번도 없습니.. 2014. 11. 19.
낭송, 호흡을 가라앉히는 새로운 휴식법! 낭송, 호흡을 가라앉히고 쉽시다 에이 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해? 그리고 그게 무슨 휴식이야? 일단 스트레스가 확 풀려야지. 보통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니까 현대인들에게 휴식은 노동할 때 보다 더 에너제틱한 행동을 의미한다. 고래고래 질러 대는 노래나 격렬한 댄스 아니면 폭탄주, 혹은 화려한 해외 유람 아니면 럭셔리한 쇼핑 등등. 하지만 그건 결단코 휴식이 아니다. 도덕적 차원이 아니라 양생적 차원에서 하는 소리다. 노동할 때 보다 더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데 어떻게 휴식일 수 있는가. 거듭 말하지만, 휴식은 무엇보다 호흡이 평온해져야 한다.- 고미숙,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 135쪽 하늘과 바람과 땅은 제 자신의 리듬에 맞춰 곡식과 열매를 내고, 사람은 그 옆에 달라붙어 더 내놓으라고 .. 2014. 1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