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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당 대중지성149

알맹이만큼 유용한 껍데기! 열뜬 머리를 식혀주는 진피(陳皮) 껍데기는 가라? 묵을수록 좋은 귤 껍데기 진피(陳皮) 내가 버린 껍데기, 아니 약재 4월, 시인은 외쳤었다. “껍데기는 가라 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라고. 한데 4월을 여는 오늘의 본초는 껍데기다. 그것도 말라비틀어진 묵은 껍데기. 대체 무슨 껍데기기에, 초목에 흠씬 물오르는 이 화사한 봄날에 감히 껍데기 따위를 들이미느냐고? 후후. 알면 후회할 텐데... 그래도 궁금하다면 따라와 보시라. 지난 겨우내 감이당 학인들의 갈증과 허기(밥과 그닥 상관없는)를 달래주었던 귤. 수업이 끝나고 나면 귤이 가득 들었던 박스 안에는 귤 껍데기만 수북이 남겨져 있었다. “진피감온순기공~ 화비유백담취홍(陳皮甘溫順氣功 和脾留白痰取紅)~ 진피는 미감성온하다. 순기하는 데 효.. 2013. 3. 28.
봄을 닮은 앙증맞은 지지(地支), 묘월(卯月)의 이야기 꽃피는 춘삼월의 재간둥이 토끼 한 달 동안 잘 지내셨나요? 어느덧 3월의 마지막 주가 되었습니다. 3월은 지지로 치면 묘월(卯月)에 해당하는데요. 묘월은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천둥소리에 놀라 뛰어나온다는 경칩과 대지에 봄기운이 완연해지는 춘분이 자리잡고 있는 달입니다. 아직 일교차가 심하고 꽃샘추위도 기승을 부리지만 호랑이처럼 맹렬하던 인월의 추위에 비하면 토끼처럼 유순하고 따뜻한 날씨를 느낄 수 있죠. 이번 묘월은 꽃피는 춘삼월과 딱 어울리는 동물인 토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꾀돌이 토끼야 토껴! 우리가 어릴 적 읽었던 동화책들은 동심에 자양분이 됨과 동시에 많은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어린 아이들에게는 심의가 불가한 상당히 잔혹한 내용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죠... 2013. 3. 26.
요절복통((腰折腹痛)시대! 위중한 허리를 위한 위중혈(委中穴)! 오금아, 날 살려라! - 위중혈(委中穴) 에피소드 1 1636년 12월, 병자호란(丙子胡亂). 조선의 왕 인조(仁祖). 궁을 버리고 피난길에 오른다. 세상의 중심인 궁을 떠나는 왕. 평생을 살아온 집을 떠나는 한 인간. 그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감히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막막하고 아프고 쓰린 것. 몰아치는 12월의 칼바람과 시시각각 전해져오는 패전의 소식들. 그리고 막혀버린 피난길. 이 앞에서 누군들 눈물이 나지 않겠는가. 첫 목표였던 강화도 길은 이미 봉쇄된 상황이었다. 할 수 없이 인조는 남대문을 열고 남한산성으로 길을 잡는다. 허나, 얼마쯤 갔을까. 인조는 백탑고개를 넘어가다 한숨을 몰아쉬며 주저앉고 만다. “아이고, 오금이 아프다.” 그렇다. 피난길도 삶이다. 쉬어가야 하고 사람들과 말을 쉬게 .. 2013. 3. 21.
새로운 삶과 정치를 꿈꾸는 자, 전위가 되라! 레닌의 『무엇을 할 것인가?』 전위는 새로운 삶과 정치를 꿈꾼다 독일 극작가 브레히트(Bertolt Brecht)는 의심할 줄 알아야 행동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의심을 찬양한 바 있다. 아마도 실천하려면 따질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 의미에서 레닌의 『무엇을 할 것인가?』(Chto delat’?, 1902)는 제대로 의심하고, 앞서서 실천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생하게 보여 준 드문 텍스트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언어가 혈혈단신 적진으로 들어간 장수의 호흡처럼 거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레닌도 통념에 자리 잡아 인기를 얻는 데 급급한 사람들과 레닌 자신이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고 있다는 점(「서문」)을 분명히 했다. 스스로의 표현대로 레닌은 이들과 전쟁 중이었다. 레닌이 이 책을 쓴 것.. 2013.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