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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모자랄 땐? 은백혈 흡혈귀(吸血歸), 은백(隱白) 류시성(감이당 연구원) 피 없인 못 살아! 오늘은 피 이야기로 시작해보자. 많이들 보셨을 거다. 죽은 듯이 누운 사람에게 손가락을 째서 피를 먹이는 장면. 드라큘라가 미녀의 목을 물어서 피를 쪽쪽 빨아먹는 장면. 그때마다 참 궁금했다. 저들은 왜 피를 먹이고 피를 먹는지. 피가 뭐 맛있는 거라고! 그런데 피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갑자기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사슴의 목에서 빼낸 피 한 사발을 원샷으로 들이키던 아버지. 기르던 개를 잡던 날 생간을 참기름에 찍어 맛있게 먹던 나. 옆에서 눈에 좋다면 연신 생간을 입에 넣어주던 엄마. (참고로 간(肝)은 핏덩어리다.) 그렇다. 사람만 안 잡아먹었지 우리 가족, 드라큘라들이었음이 분명하다.^^ 헌데 우리 가족만 그랬던 건 아닌 모양.. 2012. 8. 17.
서양 별자리와 동양 별자리, 그 기원은 어떻게 다를까? 동양 별자리 28수 이야기 동양 별자리는 왜 복잡하고 지루한가 2주라는 시간은 대체 어떻게 흐르는 건지, 어느덧 마감이다! 원고는 아무리 해도 제자리걸음이고, 나의 전담 편집자인 류도사는 원고를 팽개치고 휴가를 떠나버렸다. 이 총체적인 난국의 상황에, 왜 나의 손은 키보드 자판이 아니라 마우스로 향하는 것인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면 나는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웹툰이나 스포츠 뉴스 따위를 클릭하고 있다. 방금 전에는 네이버의 별자리 점을 클릭하고 있는 날 발견하고 소스라쳤다. 이게 될 말인가! 동양 별자리 연재를 맡은 작자가 원고는 안 쓰고, 서양 별점 타령이라니. 그런데 그 잠깐의 순간에 탄복할만한 일이 벌어졌다. 황소자리, 8월 15일 운세, 거기 이렇게 나와 있었던 것. “요즘의 당신은 도무지 해결.. 2012. 8. 16.
사주명리는 미신인가? 과학인가? 사주명리는 사주명리다! “북드라망에 느낌으로 글 하나 써 주실 수 있을까요. 보통 미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식전환용 글이 필요한데” 얼마 전 받은 문자다. 어차피 2주에 한 번 북드라망에 글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별 고민 없이 그렇게 하겠다고 답문을 보냈다. 아마도 이런 부탁이 들어온 이유는, 내가 과학 공부를 하고 있는데다가 몇 차례 의역학 공부를 했었기 때문인 듯했다. 그러니까 내가 추측한 청탁자의 요구는 ‘사주는 미신이 아닙니다. 과학입니다’였다. 나는 이런 요구를 마음에 두고,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과학이 가진 미신적 측면을 얘기하고, 과학과 미신의 불분명한 경계를 말할까.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을 사주명리적 차원에서 얘기해 볼까. 아님 서양 물리학의 상호작용으로.. 2012. 8. 15.
나만 할 수 있는 일은? 제이의 즐거운 아르바이트 아르바이트 올 여름 제이의 수입은 쏠쏠했다. 복지 일자리 외에 아르바이트를 조금 했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란, 박물관, 공연장, 은행, 체육관 등을 둘러보면서 그곳에 장애인 시설이 잘 되어 있나 잘 안 되어 있나를 조사하는 일이다. 원래 봄에 했던 아르바이트인데, 여름에 추가로 4건을 더 하게 되었다. 같이 일을 했던 사람들이 다 못 한 것을 제이가 받아서 더 하게 된 것이다. 이때 같이 일을 했던 사람들 중에 제이가 가장 일을 빨리, 그리고 많이 했다. 제이는 이 일을 너무나 즐겁게 신나하면서 했다. 무엇보다 돈이 되는 일이고, 서울 시내 여러 시설들을 둘러보는 게 제이에게는 ‘일’이라기보다 ‘소풍’이었기 때문이다. 일부러라도 놀러가고 싶은 미술관 박물관 같은 곳에 가서, 장애인이라면 당연히 느끼는 문.. 2012. 8.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