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3682

서로의 다름을 알아가는 '진정한' 활보가 되는 과정 변화의 과정 장애인 활동보조(이하 활보)를 시작 한 지 어느 덧 4개월 차. 그새 계절 하나가 지나간 걸 보면 짧은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다. 허나 막상 지난날들을 글로 풀어내려고 하니 어찌 적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너무 거창한 걸 쓰려고 하는 내 욕심 때문인가? 그래서 난 욕망을 떨쳐내고 여태껏 활보를 하며 경험했던 과정, 바뀌어 갔던 생각들을 담담하게 적어보기로 했다. 더위가 스멀스멀 다가오던 5월. 난 필동의 한 돈가스 집에서 주방보조로 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무렵 연구실에는 활보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다. 한여름의 주방은 지옥이라는 걸 직감했던 것일까? 괜스레 나도 그 부드러운 바람에 휩쓸리고 싶었다. 얼마 뒤 시절인연이 맞았던지 연구실 G형은 나에게 이용자 G형을 소개시켜줬다. 그렇게 .. 2015. 11. 6.
누이가 시집가는 괘 - 뇌택귀매 누이가 시집가는 괘, 뇌택귀매 풍산점 다음 괘는 뇌택귀매(雷澤歸妹)다. 뇌는 우레고 택은 (연)못이니 연못 위에 우레가 치는 모습이다. 맑은 날 갑자기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릴 때가 있다. ‘여우비’라고 부른다. 옛이야기에 따르면 여우가 시집가는 게 슬퍼 구름이 눈물을 뿌린 것이라고… 이런 현상은 대기 높은 곳에서 강한 돌풍이 불어오기 때문에 생긴다. 비구름은 먼 곳에 있지만 바람으로 인해 빗방울이 맑은 곳까지 날아오게 된 것이다. 뇌택귀매는 이처럼 하늘에서 바람이 불고, 연못이 바람에 의해 움직이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서괘전』에서는 점차적으로 나아가는 것은 반드시 돌아오는 바가 있기 때문에 점괘(풍산점) 다음에 귀매괘가 온다고 하였다. 歸(귀)는 시집간다는 뜻이고, 妹(매)는 손아래 누이라는 뜻이다... 2015. 11. 5.
[새연재] 나의 고전분투기─스스로 사유하기 위해 『대학』을 읽다 『대학장구(大學章句)』의 새로움 철학이 종교와 다른 것은 일체의 초월성이 배제된 내재성의 구도를 가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철학은 끊임없이 개념을 창조해 올 수 있었다. 그러나 철학이 생산한 개념은 그토록 쉽게 양식(bon sens)으로 영토화 되어 버리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이 끊임없이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것은, 철학이 창조한 개념은 언제나 배치에 따라 다른 의미작용을 하는 다양체였기 때문이다. 들뢰즈는 『철학이란 무엇인가』에서 “이 개념 옆에는 어떤 개념을 놓을 것인가? 각각에는 어떤 구성요소들이 있는가? 이는 개념들의 창조에 관한 질문들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개념의 창조는 무에서 무언가를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배치를 바꾸는 문제다. 그것은 익숙한 사유를 절단하여 새로 이어붙이.. 2015. 11. 4.
필경사 바틀비, 자기 규율과 간기울결에 낸 균열의 기운 - 소요산 장치와 생명체, 그 균열과 연결의 이중주 (2) 『필경사 바틀비』의 시점은 변호사인 ‘나’이며, 변호사가 관찰자적 입장에서 주인공인 바틀비를 서술하고 있다. 일인칭 시점은 화자인 ‘나’를 등장시켜 고백적인 친근감을 유발한다. 특히 일인칭 관찰자 시점은 관찰자인 ‘내’가 부차적인 인물로 등장하고, 주인공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서술한다는 점에서 관찰자와 독자의 심리적인 거리가 좁혀진다. 또한 대체로 일인칭 관찰자 시점의 소설에서는 관찰자가 주인공을 객관적으로 서술할 수 있도록 평범하고 조금 지적인 인물로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점도 독자를 객석에 앉아 있는 관찰자의 옆자리로 이끈다. 독자는 자기가 평범하지 않다하더라도 평범한 관찰자가 되어주길 원하는 작가의 의도를 따르려 하기 때문이다. 『필경사 바틀비』.. 2015.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