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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없는 사유 : 만물은 모두 똑 같다[萬物齊同] ⓶​ 경계 없는 사유 : 만물은 모두 똑 같다[萬物齊同] ⓶​- 만물, 우연이 만든 기적! 1. 만물을 누가 만들었을까? 『장자』에서 가장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랩소디. 「제물편」에서 스승 남곽자기가 제자 안성자유에게 낭랑하게 읊조리듯, 노래하듯 들려주는 창조의 이야기. 우리가 예상하는 바와 전혀 다르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통해 우주 만물의 생성에 대해 새삼 곱씹어보게 된다. 우주를 빚어낸 주재자, 창조주는 있는가? 없는가? 없다면 누가 우주를 생성했는가? 남곽자기는 자기 안의 모든 지식을 비우고 느닷없이 하늘과 대지의 파동을 주시하며 제자 안성자유에게 묻는다. 하늘의 피리 소리[천뢰], 땅의 피리 소리[지뢰], 사람의 피리 소리[인뢰]를 들어보았느냐고. 형체는 없지만 분명히 귀로 감지되는 파동, 즉 소리로 우주.. 2017. 6. 15.
[SF소설읽기] 화재감시원 : 기둥 뒤에 사람 있어요 화재감시원 : 기둥 뒤에 사람 있어요 “전쟁나면 어쩌지? 너무 무섭다. ㅠㅠ” 엄마가 카톡을 보내오셨다. 그 짧은 한줄이 오고 잠시후, 어느 대화창으론가 전달받으신 게 틀림없는 길고 장황한 줄글이 따라붙었다. 엄마의 첫문장에 ‘ㅠ’ 모음 두 개가 붙어있지 않았으면 사실 그냥 안 읽고 넘겼을 것이다. 잘 안 쓰시는 모음 이모티콘이라니, 이건 정말로 겁이 나셨다는 뜻이다. ㅠ 스크롤을 위로 올려 처음부터 읽어내리기 시작했다. 현재 정부와 언론이 숨기고 있는 한반도의 일촉즉발 상황, 국제 정세에 대한 자세한 해석, 향후의 전망과 시사점이 사뭇 비장한 어조로 설파되어 있다. 우리 우방의 군사전력, 향후의 전쟁 수순, 현재 트럼프의 속내까지, 이 글을 쓴 사람은 각종 숫자를 비롯해 모든 걸 전지적으로 다 알고 있.. 2017. 6. 14.
중국이 부르주아 경제를 다루다 원톄쥔 『백년의 급진』 중국이 부르주아 경제를 다루다원톄쥔 『백년의 급진』 무슨 일을 할 때면 언제나 시작부터 모순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언가 새로운 공부를 하려면, 새로운 공부보다 더 많은 기초공부가 먼저 필요하다. 이를테면 미적분학을 공부하려면 방정식, 기하학 등 일반 수학에 능통해야 한다. 그것을 공부하다 미적분학은 구경도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려면, 돈을 들여 집을 구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기초공부도, 집을 구할 자본도 없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그래서 시간은 지연되고, 다시 고민에 빠진다. 경제개발이라는 사태에 직면한 개발도상국들도 마찬가지였다. 보통 개발도상국들은 서구국가들의 강력한 군사력과 만나고, 여지없이 그들의 힘에 매혹된다. 그리고 그 힘의 배후에 언제나 틀림.. 2017. 6. 13.
『루쉰, 길 없는 대지』 - 집착 없이 오늘을 산다 『루쉰, 길 없는 대지』 - 집착 없이 오늘을 산다 “루쉰에게 ‘무덤’은 길을 걷는 자가 도달하게 될 필연적 종착점이다. 그러나 그 종착점은 백합과 장미가 피어나는 또 다른 출발점이기도 하다. 무덤은 언젠가 평지가 되고, 평지 위로 또다시 무덤이 솟아날 것이며, 그 무덤 위로 꽃이 피어나리라. 이것이 시간이 우리에게 선사한 운명이다. 슬퍼할 것도 그렇다고 딱히 기뻐할 것도 없는 운명.” - 채운, 「계몽에 반(反)하는 계몽 : 루쉰의 『무덤』」, 고미숙 외, 『루쉰, 길 없는 대지』, 북드라망, 2017, 222~223쪽 시간이 주는 가장 큰 축복은 망각과 무의미다. 세상에 일어난 모든 일들이, 그것이 기쁜 일이건 슬픈 일이건 간에 그대로 남아 있다면, 지옥이 어디 따로 있을까. 거기가 바로 지옥이다. .. 2017. 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