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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씨나지중해] 첫 번째 마무리 첫 번째 마무리 끝이 안 날 것 같던 학기도 끝이 났다. 내심 마음을 졸였던 재시험도 걸리지 않았다. 이제 나는 공식적으로 UAB의 ‘재학생’이 되었다. 마지막 시험을 치르고 집에 돌아오자 제프리가 말했다. 세수도 안 한 것 같은데 보이는 얼굴인데 어째 빛이 난다고. (세수 안 한 건 사실이었다.) 학기 동안 종종 툭 튀어나와 불거졌던 이마의 정맥도 (해리포터의 이마 흉터를 연상시켰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져 있었다. 그날 점심을 먹고 늘어지게 낮잠을 잤는데 어찌나 달았는지 모른다. 끝을 내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났는데, 아침의 흥분은 벌써 사라져 있었다. 시험공부처럼 재미없는 고행(?)을 할 때는 그 끝에 찾아올 자유를 상상하게 된다. 모든 할 일을 마치고 시간을 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을 때 그 .. 2022. 12. 7.
[불교가 좋다] 어떤 선택이든 그저 좋아하는 연습 어떤 선택이든 그저 좋아하는 연습 질문자1 : 직장에서 적응이 잘 안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그 2년차 직장인인데요. 직장을 너무 그만두고 싶고 때려치우고 싶어서… 조직이 원하는 어떤 상이 있어요. 저는 자기주장도 강하고, 순간순간 제 마음에 들어오는 대로 일을 하는 스타일인데 조직에서 그런 게 좀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그런 게 힘들어서 스님께 한 번 물어보려고 왔습니다. 정화스님 : 일단 3년차에서 직장을 나오는 사람이 1/3이예요. 저기가 이상한 게 아니고 젊은 사람들이 좋은 직장이든 나쁜 직장이든 상관없이 평균적으로 3년 안에 1/3이 다 나온다. 직장이 문제가 있을 경우가 많은 거예요. 왜냐면 저런 세대들, 요즘 밀레니엄이니 Z세대니 등등 해가지고 사건과 사물을 보는 눈이 우리시대 부.. 2022. 12. 6.
[레비스트로스와함께하는신화탐구] 식구되기의 어려움 식구되기의 어려움 ⟪고독한 미식가⟫ (☞링크) 2012년부터 시작된 시리즈는 2022년 10월, 시즌 10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질리지도 않고, 다시 한번 가을’이라는 광고문구가 보입니다. 평범한 도시 샐러리맨이 도시 여기저기 혹은 이 도시 저 도시로 외근하다가 중간에 딱 시간 맞춰 먹는 한 끼의 식사! 오지상(미식가 아저씨)은 도심 뒷골목의 오래된 튀김집을 예배하듯 들어가, 음식의 정갈한 태와 맛의 다채로운 조화를 천천히 음미하지요. ⟪고독한 미식가⟫는 나날의 이 일상을 지탱하는 ‘질릴 수 없는’ 힘이 어디서 오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그것은 바로 밥입니다. 저는 이 고독한 아저씨의 혼밥을 좋아했습니다. 먹는 이야기가 주는 근원적 쾌락(요리의 색, 향기, 맛, 소리!)에 흠뻑 .. 2022. 12. 5.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아름다웠습니다(그런 걸로 합시다!)— ‘전국 내 팔자 자랑 대회’ 후기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아름다웠습니다(그런 걸로 합시다!) — ‘전국 내 팔자 자랑 대회’ 후기 먼저 지난 11월 29일, 올해의 마지막 공부로 불타는 화요일이었던 ‘전국 내 팔자 자랑 대회’에 와 주셨던 독자님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심심한 사과드립니다. 도대체 무슨 조화인지, 줌 회의실을 예약한 제 손가락이 문제였는지, 고지해 드린 줌 비번으로 접속이 안 되는 사태가 벌어져 버렸습니다. 사회자였던 저 혼자만 회의실에 들어와서는 ‘왜들 안 오시지?’ 하고 있다가 시작 10분 전에야 문제를 인지하고 부랴부랴 새로운 회의실을 만들고 새로운 주소를 돌리고 하느라 원래 시간보다 늦어지고 말았는데요, 그래도 다들 들어와 주시고, 오셔서 잘 들어 주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끝까지 접속 못하셨던 독자님께는 .. 2022.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