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578 『녹색 자본론』 리뷰 _ ‘대칭성 사회’의 일원이 될 결심 『녹색 자본론』 리뷰 _ ‘대칭성 사회’의 일원이 될 결심 성민호(고전비평 공간 규문)“포르도는 끝장났다.” 지난 달,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한 후 트럼프는 선언했다. 하메네이는 은둔했고 사실상 항복했다는 뉴스가 퍼졌다. 중동 최강국이자 이슬람 세계의 기둥인 이란이 무력하게 무너졌다. 서구적 ‘국제질서’가 다시 승리를 거뒀다. 전면전으로 번지지 않아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드는 한편, 일종의 망연함이 가슴에 남았다. 이 슬픔의 정체는 무엇일까? 고조된 전운이 해소되고, ‘무법적’ 핵개발이 억제되고, 어쨌든 다시 ‘평화’가 도래했는데 왜 나는 이리도 울적한 걸까?우선적인 이유는 이란이라는 나라에 대한 개인적 친밀감 때문일 것이다. 7년 전 나는 규문의 친구들과 한 달 간 이란을 여행했다. ‘소-생 .. 2025. 8. 5. “타자에 대한 감수성과 이해의 상실이 비대칭 상황을 낳았다” “타자에 대한 감수성과 이해의 상실이 비대칭 상황을 낳았다” 이 신화에는 일본도(日本刀) 같은 새로운 기술력이 곰과 인간 사이의 대칭성을 파괴하는 시대가 나타나 있다. 활과 화살로 사냥을 할 때, 곰과 인간은 대개 호각으로 싸워 왔다. 그 상태가 압도적인 기술력을 손에 넣은 인간에 의해 파괴되고 만 것이다. 인간은 동물의 존엄 같은 것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생각도 하지 않게 되었다. 곰은 이러한 인간에게 정정당당하게 결투를 신청한다. 인간과 곰은 싸우고, 결국 둘 다 죽는다. 이런 신화의 내용은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태를 매우 잘 암시하고 있다. 손에 쥔 압도적인 힘을 믿고 ‘빈곤한 세계’의 주민들을 무신경하게 대한다면, 인간들은 결국 한 마리의 동물과도 만나지 못할 것이다. 타.. 2025. 8. 4. 『녹색 자본론』 옮긴이 인터뷰 『녹색 자본론』 옮긴이 인터뷰 1. ‘녹색 자본론’은 어떤 의미인가요? 자본주의와 다른 이슬람의 특징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 책에는 네 편의 글이 실려 있는데요, 글마다 다른 시각에서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세계를 조망합니다. 그중 ‘녹색 자본론’이 표제작이 된 이유는 이 글들을 쓴 계기가 된 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2001년 9/11 테러 사건입니다. 자본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졌을 때 저자는 자본주의의 ‘거울’을 목격했다고 합니다. 서구 자본주의와 그 ‘타자’의 마주침을 본 게 아닐까 싶어요. 그것은 바로 당시 ‘악의 축’ 취급을 받았던 이슬람 문명이었죠. 같은 일신교를 베이스로 하면서도 전혀 다른 문명을 구축한 이슬람을 통해 자본주의의 원리를 탐색하려 했던 것이죠.. 2025. 8. 1. 자본주의의 거울 앞에서 다시 생각하는 성장과 타자―나카자와 신이치의 『녹색 자본론』이 출간되었습니다! 자본주의의 거울 앞에서 다시 생각하는 성장과 타자―나카자와 신이치의 『녹색 자본론』이 출간되었습니다!안녕하세요! 북드라망 독자님들! 연일 계속되는 찜통 더위 속에서 ‘기후위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요즘입니다. 이 위기는 어디에서 왔는지, 우리는 이 위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한번쯤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때인데요, 이 고민에 하나의 길을 보여 주는 책 『녹색 자본론』이 출간되었습니다!이 책 『녹색 자본론』의 저자 나카자와 신이치는 우리에게 『대칭성 인류학』으로 유명한 일본의 인류학자입니다. 『녹색 자본론』에는 총 4편의 글이 실려 있는데요, 이 글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오늘날 자본주의가 무엇을 억압하고 배제해 왔는지를 드러냅니다. 신이치는 21세기의 벽두에 일어나 전 세.. 2025. 7. 31. 이전 1 ··· 5 6 7 8 9 10 11 ··· 895 다음